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뒤처지기 시작하는 노선영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한국의 노선영이 뒤처진 가운데 김보름(앞)과 박지우가 레이스를 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한국의 노선영이 뒤처진 가운데 김보름(앞)과 박지우가 레이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경기에서 김보름(23)과 박지우(20)가 홀로 뒤처진 노선영(29)을 무시하고 레이스를 진행하면서 한국은 7위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국민들의 분노의 원인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었다. 결과를 떠나 마지막 주자였던 노선영이 앞선 선수들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 채 결승선을 통과해 팀워크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또한 경기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김보름이 부진의 책임을 노선영에게 전가하는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보름·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글이 올라온 후 만 하루도 안 돼 서명자가 30만 명을 넘어섰다. 김보름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며 사과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치러진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순위 결정전(7·8위)에서 팀워크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서로를 밀어주며 직전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이미 '왕따 논란' 이 불거진 상태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역대 최단 시간(3일)으로 50만 명을 돌파했다.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팀 전인데도 불구하고 개인 영달에 눈이 멀어 같은 동료인 노선영 선수를 버리고 본인들만 앞서 나갔다" (청와대 청원 내용 중)

사람들이 지적하는 건 두 선수의 국가대표로서의 인성 및 자격이다. 체육계의 '엘리트주의'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이 시급해졌다.

태릉선수촌은 우리나라 체육의 '국가 주도적 성격'과 '엘리트주의'를 여실히 보여준다. 태릉선수촌은 유소년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내에서 정상의 자리에 다가선 소수의 선수만이 들어갈 수 있다.

'엘리트 체육'은 소수의 선수가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전문 지도자로부터 집중적인 훈련을 받는 전문적인 체육 시스템을 일컫는다.  지난 1972년에는  체육특기자 제도가 신설된다('교육법 시행령' 대통령령 제6377호). 중·고등학교의 우수한 선수들이 학업을 신경 쓰지 않고도 상급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체육은 엘리트 체육과 함께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바로 학업 문제다. 대부분의 엘리트 선수들은 합숙 훈련, 대회 출전 등을 이유로 정규 학업 과정에서 제외된다. 엄연히 학생인 엘리트 선수들에게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합숙 훈련 역시 아침 운동부터 시작해 저녁 운동, 이후 개인 운동으로 이어지는 집중 시스템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엘리트 체육 시스템에서는 소수의 선수만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에만 더욱 집중하게 된다. 운동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그것으로 성공하기 위해 짧아도 5~6년씩을 투자해온 사람들이다. 그렇다 보니 '내 길은 운동뿐' 이라는 생각에 학업을 비롯한 다른 일들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인성교육 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눈에 띈다. 위 법안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인성"으로 규정하며, "핵심 가치"로서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것으로 인간 존엄성을 바탕으로 개인, 대인관계, 공동체 차원에서 요구되는 예(禮), 정직, 책임, 존중과 배려, 소통과 협동, 정의와 참여 등 사람됨과 시민됨의 가치로 개정하였다.

더불어, "학교의 장은 학생들이 인성의 핵심 가치를 내면화하고 핵심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인성교육에 적합한 교육 환경 및 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병폐를 직면한 지금, 체육계의 '숫자·매달 만능주의' 는 개선되어야 함이 틀림없어 보인다. 최소한, 어린 학생들에게 학습권을 보장해주며 학업부진의 문제 및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돼야 할 시기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