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고등래퍼2>의 한 장면.

Mnet <고등래퍼2>의 한 장면. ⓒ Mnet


<고등래퍼2>가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여타 Mnet의 서바이벌, 배틀 방송들이 그러하듯 사전에 많은 비판과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두 차례 전파를 탄 지금, 상황은 크게 반전되었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 뿐 아니라 방송 내용 자체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시즌 때와는 전혀 다른 이유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 시즌은 부정적인 평가가 가득했다. 가장 주된 이유는 출연진의 문제였다. 과거 SNS상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던 것이 폭로된 한 참가자는, 이후 그의 부친이 유명 정치인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연일 가십에 오르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게다가 유력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다른 참가자는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는 폭로에 직면하였다. 그런데 앞의 참가자가 사과하고 자진 하차한 데에 반해, 이 참가자는 끝까지 프로그램과 함께하였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항의나 하차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그저 상황을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여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 때문에 10대들이 주인공이 된 힙합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독특한 포맷에도 불구하고, 소수 팬들을 제외한 대중들에게 <고등래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남기고 말았다. 이런 문제점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두 번째 시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 중이다. 바로 프로그램 본연의 주제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전 세대 아우를 수 있는 힙합

기성세대에게 힙합음악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는 다른 종류의 음악에 비해 힙합이 대중화 된 지 오래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사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힙합 음악 속 가사 나 태도에 대한 거부감에 있다.

흔히 스웩(Swag)으로 표현되는 돈과 애인 자랑, 혹은 욕설로 점철된 가사들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대중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방영된 <고등래퍼 2> 속 참가자들의 가사들에는 이런 편견을 깰 만한 것들이 많았다.

첫 방송 이후 바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화제에 오른 참가자 김하온이 대표적이다. 그는 기존에 방송에서 보이던 여타의 랩들과 다르게 자기 자신에 대한 참신한 소개 위에 삶에 대한 철학적 탐구의지를 녹여낸 가사를 뱉어내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젊은 층을 넘어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도 호평을 이끌어 내었다.

김하온 Mnet <고등래퍼2> 참가자 김하온은 자신만의 정신세계를 랩으로써 세련되게 표현했다.

▲ 김하온 Mnet <고등래퍼2> 참가자 김하온은 자신만의 정신세계를 랩으로써 세련되게 표현했다. ⓒ Mnet


지난 2일 방송분에서는 참가자 이병재의 랩이 주목받았다. 그는 랩에서 자퇴생인 자신의 상황을 담담하게 읊조리며 그것을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 그리고 그러한 시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대해 노래했다. 앞선 김하온의 랩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무거운 분위기의 가사, 랩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남들과 다르다는 점으로 인해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10대들에게 공감을 주는 가사였기에 다른 의미에서 찬사를 받았다.

이처럼 첫 시즌 당시의 <고등래퍼>가 당시 비슷한 콘셉트의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와 차별성을 제대로 주지 못 한 반면, 이번 시즌에선 10대들만이 할 수 있는 노래에 집중하면서 포형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힙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데에는 특이하게도 케이블 채널 Mnet의 역할이 컸다. 그 전까지는 다이나믹 듀오나 에픽하이 등 소수의 힙합 아티스트들을 제외하면 여타 아티스트들이 지상파에서 대부분 외면당했다. 그러나 이제 래퍼들은 스타덤에 올랐다.

문제는 시청률을 위해 힙합 문화의 자극적인 측면에만 주목한 나머지 힙합의 다른 측면들은 여전히 소외받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돈 되는' 콘셉트에 사람들이 몰리며 힙합이 획일화되는 양상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힙합음악이 말할 수 있는 새로운 주제의 가능성을 열어준 <고등래퍼 2>의 흐름은 긍정적이다.

과연 이 프로그램이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이를 계기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힙합 문화가 만들어져 나갈 수 있을지 기대를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고등래퍼 힙합 음악 MNET 방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