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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윤 비온 뒤 무지개 재단 상임이사가 6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강연했다.
 한채윤 비온 뒤 무지개 재단 상임이사가 6일 홍동 밝맑도서관에서 강연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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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능력 중에는 직관이란 것이 있다. 과연 중학생이나 중고생들에게는 직관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능력이 없을까. 지난 6일 <인사이트>는 동성애자를 '색출'하려는 학교 측에 일침을 날린 학생의 사연을 소개했다.

학생은 학교 측의 설문에 대해 "동성애는 학교가 간여할 수 없는 개인적인 성향"이라며 "지금 당장 쓰레기통에 쳐 박아도 될 것 같은 이 설문지는 구시대적 발상이며 심하게 차별적"이라고 일갈했다.

동성애에 대해 학교가 취할 입장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한 중학생은 이렇게 답한 것이다. 이 학생의 답변은 웬만한 성인의 논리를 능가하고 있다. 같은 날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서는 '비 온 뒤 무지개 재단' 한채윤 상임이사의 강연이 돌연 취소되어 장소을 옮겨 진행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 이사는 동성애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 이사의 강연은 당초 홍동중학교 해누리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보수단체의 반대로 장소를 밝맑도서관으로 옮겨 진행했다. 홍동중학교에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이다. 항의 전화를 건 측에선 자신들을 "홍동중학교 학부모"라고 밝힌 뒤 "학교에서 동성애를 조장하는 내용의 강의를 하는 것에 반대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몇 학년 몇 반의 누구의 학부모'인지를 묻는 학교 측의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결국 이들의 주장을 받아 들여 강연을 취소했다. 홍동중학교 측은 이날 예정되었던 한채윤 이사의 강연을 다른 강사의 강의로 대체해 진행했다. 때문에 한채윤 이사의 강연은 장소를 옮겨 진행 되었다. 한 이사는 '혐오의 시대 성평등을 말하다'란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홍동중학교의 한 교사는 "항의전화를 한 분들은 학생한테 피해를 줄까봐 누구의 학부모인지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며 "학교에서 알아 본 바로는 몇 몇을 제외하고는 우리 학교 학생의 학부모가 아닌 것으로 확인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홍동중학교 학부모도 아닌데 학교 측에 전화를 하고 항의를 한 이들은 대체 누구일까. 이에 대해 홍동중학교 학부모 A씨는 "한채윤씨에 대한 안티 그룹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 조직적으로 강연을 방해한 것으로 의심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당진에서 열린 한채윤씨의 강연에는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대거 찾아와 항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비록 장소를 변경해 진행하긴 했지만 지난 6일, 홍동중학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채윤씨의 강연도 돌연 취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채윤씨는 밝맑도서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홍동중학교에서 강연이 취소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눈물이 났다"며 "예상은 했지만 참 서러웠다. 세상이 빨리 변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픈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태그:#한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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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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