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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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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0대 총선에서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현 바른미래당 대표)을 밀어내기 위해 경쟁 후보로 나온 친박계 인사의 연설문까지 직접 챙겼다는 증언이 나왔다.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박 전 대통령의 새누리당 공천개입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번에도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했다.

증인으로는 신동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법정에 나왔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20대 총선 선거 전략 문건' 등에 개입한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해 박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관해 증언했다.

신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4월 13일에 있던 20대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 의원을 '대구 동구을'에서 밀어내도록 "대항마를 내세우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신 전 비서관에 따르면 당시 유 의원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등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갈등이 고조됐다. 박 전 대통령은 유 의원에 맞설 '대항마'를 찾도록 지시했고, 정무수석실은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내세웠다. 정무수석실은 여론조사를 통해 두 사람의 지지율을 반복해 확인했다. 

'친박계 대항마'인 이재만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박 전 대통령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채근했고, 그래도 소용이 없자 2016년 2월~3월 사이엔 친전 형태로 이 후보가 읽을 연설문을 보냈다.

현기환 "할매가 직접 연설문 보내"

신 전 비서관은 "그럼에도 경선 과정에서 유 의원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박 전 대통령은 현 수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 후보가 연설을 잘 못 한다고 지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신 전 비서관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보낸 연설문을 흔들며 "읽어보라. 할매(박 전 대통령)가 직접 연설문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모해 새누리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에 친박 인물을 당선시키도록 친박 리스트를 작성해 선거운동을 기획하고 여론조사에 관여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신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가 20대 총선 여론조사를 위해 국정원으로부터 5억 원을 받아 사용한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검사가 "정책 여론조사비만으로 선거 관련 여론조사비가 충당되지 않자 2016년 3월 현 수석의 지시에 따라 국정원으로부터 5억 원을 받은 뒤 계속 여론조사를 실시했나"라는 질문에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

이날 법정 진술에 따르면 신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부터 여론조사 담당 행정관으로 근무한 이상일씨에게 "이전 정부에서도 국정원 돈으로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신 전 비서관은 정무비서관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횟수가 100회~150회 사이이며 들어간 비용이 약 15억 원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 또한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추가 기소할 전망이다. 검찰은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으로부터 10억 원을 받아 '친이계'와 '친박계'의 지지도를 알아보는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태그:#박근혜, #여론조사, #새누리당, #공천,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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