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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의 사례를 '노조 와해 성과'로 보고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2013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출범하자 '노조 와해' 공작을 총괄하는 TF(종합상황실)를 꾸리고 매주 각 센터로부터 노조 가입·탈퇴 현황을 담은 '이슈 보고'를 받았다. 여기엔 노조 탄압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양산센터 염호석씨 사례 또한 '탈퇴 성과'로 올랐다.

염호석씨 목숨 끊자 '성과'로 집계... 장례 중에도 "4명 탈퇴" 보고

노동조합 와해 시도 등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전자서비스 윤모 상무 등 3명이 2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2018.5.2
 노동조합 와해 시도 등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삼성전자서비스 윤모 상무 등 3명이 2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2018.5.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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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보고는 염씨가 속한 양산센터의 대표 도아무개씨가 실행했다. 도씨는 지난 2014년 5월 17일 염씨가 목숨을 끊자 '그린화 실적표'에 "노조원 1명 탈퇴"라고 적어 총괄 TF에 올렸다. 그는 또 염씨의 장례 기간에도 자신이 노조원 4명을 탈퇴시켰다는 내용의 서류를 해당 TF에 보고하기도 했다. 도씨는 염씨 부친에게 6억 원을 건네고 장례를 노조장에서 가족장으로 바꾸도록 회유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의 출처가 삼성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가 생기자 지난 2014년 폐업한 부산 광명해운대센터에서는 영업을 중단한 뒤 노조 탈퇴자들에게만 인근 센터로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추천서를 써주는 '화이트리스트'도 존재했다. 당시 센터는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폐업한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문건을 근거로 노조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위장폐업이라고 결론냈다. 또 이 과정에서 삼성이 위장폐업을 잘 이행한 대가로 해당 센터 대표 유아무개씨에게 억대 금품을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한편 박범석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를 받는 양산센터 도 대표와 광명해운대센터 유 전 대표, 삼성전자서비스 윤아무개 상무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윤 상무는 본사에서 총괄 TF 실무를 책임진 인물이다. 법정에 출석하기 전 이들은 "누구 지시를 받고 (노조 와해 공장)을 이행했나" "(염호석씨)유가족에게 금품을 건넸나" 등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태그:#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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