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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살면서 연제구를 지나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듯하다. 연제구는 부산의 지리적 중심 지역이자 여러 행정기관이 모여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와는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왠지 익숙한 동네다.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보였기에 이 지역에선 무엇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문제들이 연제구에도 있었다.   연제구 곳곳에서는 재개발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환경 파괴, 주거권과 관련해 재개발 지대에 거주하고, 거주하게 될 연제구 주민들의 삶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또한 지난 연제구의 거주민은 6년 사이 21만2326명에서 현재 20만6953명으로 6000명 정도가 빠져나갔다. 그중 청년의 유출이 가장 크다. 지난해 연제구의 한 청년이 고독으로 인해 죽음을 맞는 등 청년 세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마침 지역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청년의 문제해결을 위해선 청년이 필요하다는 2030 연제구·시의원 후보들을 만나 볼 기회가 생겼다. 인터뷰 대상은 이의찬(25) 더불어민주당 부산연제구의원 후보(연제구 나선거구), 김형철(37) 자유한국당 부산연제구의원 후보(연제구 라선거구), 김문노(26) 민중당 부산광역시의원 후보(연제구 제2선거구), 김태훈(32)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의원 후보(연제구 제1선거구)다. 해당 선거구의  2030후보인 그들은 연제구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청년의 사회적 고립] "청년기본법 도입, 필요하다"

김문노 후보
 김문노 후보
ⓒ 김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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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논의는 활발하지만, 정작 그 논의에 청년은 '대상'으로서만 존재한다는 지적이 많다. 고용·주거·소득의 불안정에 시달려 사회적 관계를 끊게 되는 청년들의 수는 늘어가는 가운데 2030 후보들은 청년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 들어봤다.

김문노 부산시의원 후보는 '청년기본법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청년에게는 일자리가 주된 문제라 여겨지지만, 주거·소득·생활양식·결혼 등도 청년문제에 속한다,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그는 결혼 후 경력단절로 편의점에 취직했다는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육아휴직이나 경력단절을 막는 법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청년주택, 월세 10만 원 조례의 도입이나 대안적 셰어하우스, 청년들이 부담없이 모일 만한 청년공간도 필수적이라 말한다.

김형철 연제구의원 후보는 "취·창업 지원, 봉사(공무원, 선출직 공무원) 그리고 지역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역특화형 민간형 창업 카페의 도입'을 이야기한다. 지역소상공인에 의해 운영되는 카페를 창업 카페로 지정해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청년들은 언제든지 카페 방문을 통해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지역의 취·창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란다. "청년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중앙집권적인 형태보다 지역에 남는 순환경제구조의 마련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의찬 연제구의원 후보는 "노동하는 청년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로 나눠 해결해야 한다"라면서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노동자들을 보호하고, 동시에 그들에게 사회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주거·생존의 권리를 명시한 '청년 기본조례'를 임기 3개월 내에 청년단체들과 연대해 발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태훈 부산시의원 후보는 '시의회 안에 고독특위를 설치해 시 차원의 보다 세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단절과 고립, 사회통합에 제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라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공동체 회복이 함께돼야 한다"라고 짚었다.

[연제구 '도시재생'의 방향] "지역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하는 상향식 구조 필요"

김형철 후보
 김형철 후보
ⓒ 김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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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연제구의원 후보는 "도시 재생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구 차원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면서 "'구' 단위의 지역 특화형 다복동사업을 통해 지역문제는 지역에서 해결하는 상향식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통해 도심에 자연을 되찾아주며 먹거리 해결의 문제보다는 현재 도심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소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도시민간의 연대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태훈 부산시의원 후보는 "주민의 적극적 참여를 기반으로 한 지역사회에서 순환하는 지역순환경제와 지역협동생활경제의 활성화가 연제 지역의 살 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과 청년정책 연계 시범사업 및 도시재생사업과 주택정책 연계 시범사업 추진과 같은 아이디어와 함께 도시재생사업과 사회적경제 연계 시범사업 추진, 주민이 주도하고 지역행정이 지원하고 마을이 공동운영하는 마을기업도 구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의찬 연제구의원 후보는 "도시재생 사업은 재개발이 아니라 융합으로 가야 한다"라며 특히 연제구 연산2동의 물만골 지역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을 이야기했다. 이 후보는 이를 '물만골 르네상스'라고 칭하는데, 문화예술 중심의 물만골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해 지역의 관광명소로 발전시키고, 다수가 고령층인 물만골 주민들에게 바리스타 교육를 비롯한 실버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주인으로 남는 도시 재생 사업,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김문노 부산시의원 후보는 "도시재생은 주민 의사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정치를 할 수 있도록 몇 명이상 모이면 발제할 수 있는 주민발안제나 주민들의 의사를 상시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사회적 약자 정책] "혼자 힘으로는 그들 대변할 수 없지만..."

 이의찬 후보
 이의찬 후보
ⓒ 이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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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그 동안 더 크고 시급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명분으로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논의를 미뤄왔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는 전혀 사소하지 않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시점에서 제도권의 역할 또한 중요하기에 후보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의찬 연제구의원 후보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모든 사회적 약자들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대신 약자와 소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과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그는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돼 이뤄지는 활동만으로 성평등의 실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구의회 차원에서 여성 당사자들과 함께 거버넌스를 구성하거나, 여성 단체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깊게 듣고 의정활동에 반영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하고, 그 속에서 시급한 사안들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형철 연제구의원 후보에게 '아이 키우기 좋은 연제를 만드는 것'이 제1공약이다. '연제구 행복 키즈 맘 공공형 키즈카페'를 통해 엄마들에겐 휴식공간, 아이들에겐 놀이공간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임산부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유축기 등과 같은 여러 육아·산후용품들을 비치해두고 저렴한 가격에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언제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겠다고 한다. 또한 그는 "지역 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보조금지원 등을 통해 지역경제를 위한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김문노 "부산시의원 후보는 여성건강기본법과 여성건강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리공결과 생리유급휴가를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게 법적으로 보장해야 하며, 여성의 건강을 국가가 책임지는 '생리대 공공기관 의무배치'도 구상 중이다. 또한 그는 육아는 여성들만의 문제라고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를 지적하면서 "여성이 아이 낳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며, 육아는 모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이도 즐겁게 뛰어놀고 서로 수다도 떨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마더센터'를 구상 중이다.

김태훈 부산시의원 후보는 이 사안과 관련해 아직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인구절벽 문제] "양질의 일자리 문제가 가장 핵심"

김태훈 후보
 김태훈 후보
ⓒ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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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의 인구 유출, 특히 청년의 유출 문제가 매년 지적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도 중이긴 하지만, 청년들을 수용할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고 있지 못하는 듯핟.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시외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들도 청년세대인 만큼, 부산에서 정치를 시작하기까지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김태훈 부산시의원 후보는 "청년 사무직, 생산직 일자리 감소 그리고 민간 부문 일자리 수요 위축, 특히 주력산업 고용둔화, 신산업 고용창출 지체로 인한 민간부문 일자리 수요 위축 등으로 일자리 창출 제약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양질의 일자리의 부재가 가장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철 연제구의원 후보는 "부산은 살기 좋은 도시라지만, 청년들이 살기 좋은 도시는 아니다"라면서 "지역 청년들이 유출되는 상황에 대한 진단으로 일자리 유치를 위해 기존의 기업과 공장을 유치하는 것은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는 만큼 '공장 없는 제조업 활성화와 문화콘텐츠, 서비스업을 육성과 해양관광 문화특구마련' 등을 통해 관광문화사업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김문노 부산시의원 후보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어떻게 만들지?'로 사고를 전환해야할 때"라고 봤다. 그동안은 저출산 문제를 마치 게임처럼 가임기 여성 지도를 만들어 여성을 임신기계로 보는 등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구 유출과 저출산 모두 '청년'의 삶이 충족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라면서 청년기본법, 청년지원조례제정을 다시 역설했다.

이의찬 연제구의원 후보는 "인구 절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20~40대 젊은층의 유입이 가장 필요하다"라면서 "일회성 혜택을 통한 유도가 아닌 환경적 변화를 통해 청년이 살고 싶은 도시로 연제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합적으로 심층적인 논의와 조사를 선행해 연제구 청년 당사자들의 필요와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청년이 살고 싶은 연제구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인터뷰 후기] 연제구지역 2030 청년 후보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기존에 가지고 있던 '청년 정치인'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그들에겐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가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있었고, 연제구 그리고 부산의 회복을 위한 노력들이 눈에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태파악은 했으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은 없거나, 현실적으로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인지 의문이 드는 정책이거나, 양육자를 여성으로 한정짓는 정책을 제시하는 등 의 아쉬운 점 역시 존재했다. 이러한 지점들은 우리가 우리 지역의 문제에 대해 귀를 귀울이고 목소리를 낸다면, 함께 개선해가며 지역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바람직한 지역내 정치풍토의 정착을 위해, 부산 2030 청년후보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동네 청정지대'입니다. 우리 동네 청년들이 금정구/연제구/동구/남구 지역의 2030 청년후보들을 집중 조명하는 릴레이 기사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태그:#지방선거, #부산, #청년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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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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