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 감독의 선택은 사임이었다.

지단 감독은 지난 5월 31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히며 레알 감독직에서 사임했다. 선수 시절인 2000년 레알에 입단해 은퇴 후에는 지도자로 인연을 맺어온 지단 감독은 18년 만에 레알과 작별했다.

그는 선수 시절에도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탓에 노쇠화가 시작되던 2005~2006시즌을 마치며 최고의 시점에서 박수받으며 선수 생활을 은퇴했다. 지단 감독은 감독이 되어서도 레알에 UEFA 챔피언스리그(UCL) 3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아름다운 이별'을 선택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의 사임으로 인한 후폭풍

사임을 선언한 지단 감독 지네딘 지단 감독은 5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 사임을 선언했다. 사진은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사임을 선언한 지단 감독 지네딘 지단 감독은 5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 사임을 선언했다. 사진은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2016년 1월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해 2년 4개월동안 레알의 감독직을 맡아온 지단 감독은 이 기간동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LFP) 우승 1회, FIFA 클럽월드컵 우승 2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1회, UEFA 슈퍼컵 우승 2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3회 등 총 9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역대 레알 감독 중 단기간에 상당히 큰 임팩트를 남겼다.

처음 레알의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해도 1군 감독 경험이 전무했던 그는 뛰어난 리더쉽을 발휘하며 선수단을 장악했고, 초보 감독이란 우려 속에 결과로써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며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4-3-3포메이션을 비롯해 플랫 4-4-2,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구사하며 전술의 다양성을 선보이면서 선수시절의 창의성을 감독이 되어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2년 4개월 만에 지단 감독은 우승 청부사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올시즌 리그에선 10년 만에 최소승점을 기록해 3위에 그치는 등 다른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했지만 UCL 우승을 기록했다. 지단 감독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다음 시즌도 레알의 감독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랬기에 그의 사임은 충격이 크다.

이 뿐만이 아니다. 팀의 에이스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리버풀과의 UCL 결승전을 마친 후 "레알에서 보낸 시간은 아름다웠다, 곧 입장을 밝힐 것"이라 발언하며 이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탈세 혐의로 스페인 생활에 불만을 느꼈던 호날두였기에 이 발언은 큰 파장을 불러왔으며 최근에는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설이 구체적으로 제기되는 등 이적설이 큰 힘을 받았다.

여기에 UCL 결승전에서 환상적인 오버헤드 킥을 비롯해 2골을 터뜨리며 UCL 3연패에 일조한 가레스 베일 역시 출전시간 문제로 불만을 표출하며 이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베일은 UCL 결승전에서 전술적인 이유로 이스코에게 선발출전 자리를 내줬다. 리그에서는 기회를 얻으며 막판에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레알이 리그보다 UCL에 더욱 중점을 뒀기에 그의 기록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엔 어려웠다.

이적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긴 호날두와 베일은 사태를 수습하며 잔류 가능성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는 데다 지단 감독의 사임까지 발생하면서 레알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리빌딩이 필수가 되었다.

팀의 중심 이동, 이제 리빌딩 시작해야 할 상황

레알의 스쿼드에서 팀의 중심이라 불리는 선수는 호날두를 비롯해 세르히오 라모스, 루카 모드리치, 마르셀로, 토니 크로스 등이 꼽힌다. 이중 토니 크로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30대 초중반의 선수들로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기엔 무리가 뒤따르는 건 사실이다. 여기에 카림 벤제마와 골키퍼인 케일러 나바스 역시 30대 선수들로 맥락을 같이한다. 짧게는 4년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레알에서 활약하며 산전수전 다 겪으며 영광의 순간과 암흑기의 순간을 모두 함께 겪었던 선수들이다. 이들이 스타성이나 기량, 여러 면에서 팀의 상징적인 선수들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길게는 2~3년까지는 함께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그럴 수는 없는 현실이다. 팀의 중심이 되어주는 선수들이 서서히 전성기에서 내려오는 3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란 점에서 기동력이나 기량 등이 서서히 절정에서 내려올 시점이다. 그렇기에 한 시즌에 많게는 60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하는 레알의 현 상황에선 어려운 부분이 많다.

결국 팀의 중심이 옮겨지면서 리빌딩이 서서히 시작되야 하는 게 레알의 현 상황이다. 현재 주전인 토니 크로스를 비롯해 다니엘 카르바할과 카세미루는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나초 페르난데스 역시 수비 전 지역을 소화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상황. 이제 마르코 아센시오를 비롯해 이스코, 마테오 코바시치 등 선발과 교체를 오가면서 뭔가 아쉬움이 남았던 선수들의 활약이 앞으로 더욱 중요한 레알의 시점이다. 또한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이름값 있는 선수는 물론임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어 갈 선수 영입을 할 가능성도 높다.

지단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감독들

지단 감독의 사임과 함께 차기 감독후보 리스트도 이와 같은 현상을 띄는 추세다. 현재 거론되는 차기 감독후보는 팀의 레전드이자 레알 마드리드 산하 후베닐 A팀 감독을 맡고 있는 호세 마리아 구티를 비롯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등이다.

구티는 2016시즌 후베닐 A팀 감독을 맡아 16~17시즌 리가, 코파 데 캄페오네스, 코파 델 레이에서 우승하며 3관왕을 차지한 데 이어 UEFA 유스 리그에서 4강에 오르는 등 성과를 냈다. 팀의 어린 선수들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지단 감독처럼 1군 감독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지단 감독과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선수 시절 지단 감독만큼의 스타성을 가진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선수단을 장악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이런 점에서 레알이 두 번 연속 모험을 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 핫스퍼 감독을 맡으며 델레 알리를 비롯해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젊은 선수 중심으로 팀을 만들면서 토트넘이 EPL 강자로 올라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다만 포체티노 감독은 얼마 전 재계약을 채결해 당장 팀을 떠나기엔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 고민이다. 또한 팀에 우승을 안겨주는 감독이냐에 있어서도 아직은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다.

위의 두 감독의 장 단점이 뚜렷한 상황이기에 스타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레알의 선수층을 고려했을때 좀 더 명망 있고 실적을 낸 감독들이 후보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두 감독의 공통점이라면 젊은 선수를 활용하는 데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지단 감독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밝힌 인터뷰 내용처럼 변화가 필요한 레알의 시기가 찾아왔다. 이번 여름 레알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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