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을 선언한 지단 감독 지네딘 지단 감독은 5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 사임을 선언했다. 사진은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사임을 선언한 지단 감독 지네딘 지단 감독은 5월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 사임을 선언했다. 사진은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화가가 있어야 그림을 그리는 법. 이적시장 밑그림을 그리기 전 화가를 찾는데 레알 마드리드가 애를 먹고 있다.

지난달 31일 지네딘 지단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재임 기간은 약 2년 5개월(2016.01~2018.05). 2천 년대 들어서 부임한 감독 중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그간 '명장'들이 쫓기듯 도망치던 곳에서 지단은 빅이어 3개와 박수받으며 떠났다. 시간과 업적 모두 성공이다. 드문 성공을 거둔 지단 감독을 뒤이을 감독 후보를 보자. 

가장 언급이 많이 되고 있는 후보,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다. 지단 감독 사임 소식과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그가 챔스와는 관계가 애매했던 토트넘을 챔스 단골손님으로 만들어냈다는 게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이유를 찾자면, 후보들 중 유일한 스페인 감독 출신이라는 점이다.

포체티노와 토트넘의 재계약 당시 레알의 제안이 오면 놓아주는 릴리즈 계약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포체티노 레알행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다른 언론 보도를 통해 그런 조항은 없었다는 게 밝혀졌다.

포체티노를 1순위로 뒀던 레알과 팬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지난 1일 스페인 매체 '마르카'가 현지에서 레알 차기 감독 후보를 놓고 팬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는 차기 감독은 리버풀 위르겐 클롭이었다. 클롭 감독은 총 4만 4,970표를 얻으며 지지율 1위에 올랐다. 포체티노는 23%로 뒤를 따랐다.

지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이 보여줬던 초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선제 실점 이후 추격을 가했으니 말이다. 적극적인 움직임과 공격축구를 선보인 클롭 전술에 레알 팬들은 매료된 듯하다. 그러나 현재 클롭의 철학과 전술대로 리버풀이 선수와 짜임새를 맞춰가고 있고 그 역시 현재 팀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현실과 이상은 맞지 않아 보인다.

현실과 가장 밀접한 감독은 호세 마리아 구티다. 현재 구티는 레알 마드리드 후베닐 A 감독이다. 앞서 거론된 감독 중 누구보다도 레알을 잘 알고 레알도 그를 잘 알고 있다. 또한, 지난해 구티가 이끄는 레알 유스팀은 트레블을 만들어냈다. 지도력 면에서도 부족함 없다. 감독으로서 프로 경험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앞선 지단 감독과 라이벌 바르셀로나 과르디올라 감독 사례를 보면 큰 걸림돌로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구티 개인의 선택이다. 지난 4월, 스페인 매체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구티는 레알을 떠난다고 밝혔다. 감독 역량을 더 키우고 오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여지는 남겨뒀다. 그는 레알이 자신을 부르며 언제든 가겠다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가장 쉬운 차선책이 구티다.

이밖에도 독일 대표팀 뢰브 감독. 유벤투스에서 세리에 7연패를 완성시킨 알레그리 감독이 레알의 차기 감독으로 언급되는 중이다.

시즌을 마치고 생긴 공백이니 레알 마드리드는 시간을 갖고 새 감독을 물색할 수 있겠다. 그러나 레알이 떠안은 숙제가 감독만이 아니다. 현재 호날두, 베일 등이 거취가 불확실하다.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감독이 있어야 이적시장 밑그림을 그려 볼 수 있다. 또한 '감독'은 선수들의 이적 선택요소 중 하나다. 선임이 있어야 이적이 있고 영입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 선임이 하루빨리 '신속'하고도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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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마드리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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