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느덧 4년이란 시간이 흘러 또다시 월드컵이 개막한다.

제21회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6월 15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32일간의 일전에 돌입한다.

지난 대회 우승국인 독일이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또 다른 우승후보인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의 거센 도전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월드컵은 늘 그랬듯이 최고의 명승부를 펼칠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러시아 vs.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가 홈팀 자존심 살릴까

개최국인 러시아는 울상이다. 지난 7일 발표된 6월 FIFA 랭킹에서 70위를 기록하며 본선에 진출한 32팀 중 가장 낮은 FIFA 랭킹으로 이번 대회를 맞이하게 됐다.

러시아의 전력 역시 강하다고 볼 수 없다. 공수의 핵심이었던 알렉산더 코코린과 빅토르 바신, 기오르기 지키아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감독의 플랜 A가 꼬여버렸다. 러시아는 최근 평가전에서 부침을 거듭하는 등 본선을 앞두고 어두운 그림자가 드러워진 상황이다. 마지막 승리가 지난해 10월 한국과의 평가전 4-2 승리로 8개월 넘게 A매치 승리가 없다.

러시아에겐 무시할 수 없는 홈그라운드 이점이 존재하지만 전력이 완전하지 못하다면 홈 그라운드 이점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사우디와의 개막전에서 패한다면 2010년 남아공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A조의 최약체로 평가받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베른트 판 마르바이크 감독 지휘하에 12년 만에 본선에 오른 사우디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과 결별이후 에드가르도 바우사 감독이 2달 만에 팀을 떠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다가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팀을 정비하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부족한 현실이다.

경기력 면에서도 기복이 있는 모습이다. 사우디는 최근 이탈리아와 독일을 상대로 1골 차로 패하고 지난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0-4로 패하거나 페루와의 경기에서도 0-3으로 패하는 등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두 팀의 고민은 수비다. 러시아는 체르체소프 감독 부임 이후 수비진 세대 교체의 중심이었던 빅토르 바신과 게오르기 지키아가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 낙마했다. 그러면서 베테랑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가 발탁됐다. 이런 상황에서 급조된 수비라인이 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며 잔실수가 많은 이고르 아킨폐프 골키퍼 역시 불안요소다. 사우디는 지역예선부터 수비가 고민이었는데 사우디가 평가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들쭉날쭉한 데는 수비라인이 불안한 것이 한몫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러시아 축구대표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하는 가운데 개최국 러시아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 러시아 축구대표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하는 가운데 개최국 러시아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 피파 공식 홈페이지


페도르 스몰로프와 모하메드 알-살라위가 펼칠 공격수 경쟁도 관전포인트다. 알렉산더 코코린이 빠진 러시아 공격진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스몰로프와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14경기 16골을 터뜨리며 본선진출에 공헌한 알-살라위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자고예프, 지르코프, 사메도프(러시아), 알 도사리, 알 무왈라드(사우디)와 같은 각 팀의 2선 자원들의 활약이 더더욱 중요하다.

'살라 없는 이집트' vs. '수아레스-카바니 조합' 우루과이

28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이집트는 울상이다. 팀의 에이스인 모하메드 살라가 지난 5월 27일 레알 마드리드와 리버풀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어깨 부상을 입으며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집트 헥토르 쿠페르 감독의 전술에서의 핵심인 살라의 공백은 이집트에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살라가 빠지자 팀의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선 0-0 무승부를 거뒀지만 전력이 떨어지는 쿠웨이트와 1-1 무승부를 비롯해 벨기에에 0-3으로 패했다. 특히 전력 차이가 있다지만 본선진출국인 벨기에를 상대로 0-3 패배는 월드컵에 대한 우려를 만들기엔 충분했다.

팀의 주 득점원이자 플레이메이커인 살라가 빠졌다. 득점과 경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책임졌던 선수가빠지면서 빈약한 공격력에 수비라인까지 무너지며 탄탄한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살라가 빠진 상황에서 살라와 호흡을 맞춘 마흐무드 트레제게와 압달라 사이드가 살라의 공백을 메워줘야 하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최근 살라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에서 출전할 수 있을거란 보도가 나오곤 하지만 출전하더라도 제 컨디션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베테랑들이 다수 포진한 수비진과 타렉 하메드, 모하메드 엘네니가 포진하는 중앙에서 이어지는 수비 블럭이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다만 이집트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0-3으로 완패한 벨기에전에서 개인기량이 뛰어난 공격수들에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이 개인기술이 뛰어나고 기동력을 갖춘 우루과이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에 반해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가 공격진에 포진한 우루과이는 기세 등등하다. 전력에서 A조 3팀보다 앞서는 우루과이는 1위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두 선수를 위시로 한 날카로운 창을 겨누고 있다. 두 선수의 A매치 득점수는 99골(수아레즈 55골, 카바니 44골)로 살라의 A매치 득점수보다 3배나 많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살라 33골).

고딘과 히메네스라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센터백 조합이 버티고 있는 수비진 역시 살라가 빠진 이집트가 뚫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공격과 수비에선 베테랑들 중심으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중원에는 마티아스 베시노와 로드리코 벤탄쿠르 등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며 세대교체에 성공해 그야말로 팀이 신구조화를 이루며 지난 대회보다 오히려 더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력면에선 우루과이가 이집트에 앞선다고 볼 수 있지만 2000년대 들어 우루과이가 출전한 월드컵에서 첫 경기 성적이 1무 2패에 그쳤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지난 대회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에서 역습에 무너지며 1-3으로 패했기에 우루과이로선 첫 경기에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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