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부터 짓궂은 운명이다. 러시아 월드컵 B조 1차전은 서로가 서로를 넘어야만 살 수 있는 대결로 1라운드부터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2강 2약 체제가 돋보이는 B조에서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강세가 돋보인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구사하는 모로코와 이란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와 월드컵 개막을 하루 남기고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전격 경질한 스페인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모로코 vs. 이란

두 팀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보여준 팀 컬러는 거의 똑같았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구사해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두 팀은 이러한 전술을 바탕으로 지역예선을 통과했다.

이번 월드컵의 다크호스로 평가되는 모로코는 2강 2약 체제가 굳건한 B조에 혼선을 야기시킬 유력한 팀이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2차례 우승을 이끌었던(2012년 잠비아, 2015년 코트디부아르) 에르빌 르나르 감독은 아프리카의 변방으로 전락했던 모로코를 탈바꿈 시키면서 수비와 공격에서 상당히 짜임새 있는 팀으로 탈바꿈 시키면서 러시아월드컵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이란 역시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7년간 지휘봉을 잡으며 팀이 자리를 잡혀가면서 아시아 축구 최강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대회에서도 아르헨티나를 끝까지 괴롭히는 모습을 보인 이란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선 수비 후 역습'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정착하면서 3차예선과 최종예선 합계 5실점 및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는 등 탄탄한 수비를 과시했다. 득점력과 속도를 갖춘 아즈문을 비롯해 구차네자드, 자한바크쉬 등을 위시로 한 날카로운 역습이 빛을 발했는데 이는 살얼음판을 걷는 최종예선에서 더욱 돋보였다.

팀 컬러측면에선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최근 흐름은 모로코가 좋은 편이다. A매치 18경기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는 모로코는 팀에 위닝 멘털리티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은 최근 터키와의 평가전 패배에 최근에는 평가전 취소 해프닝까지 생기는 등 대회를 앞두고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소 차질이 빚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으로선 실전 감각이 얼마나 살아있느냐가 이 경기에 중요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르투갈 vs. 스페인

우승후보간의 대결이 너무 일찍 시작되는 모양새다. 러시아 월드컵 강력한 우승후보 스페인과 잠재적인 우승후보 포르투갈과의 대결은 조 1위를 위한 두 팀의 치열한 승부를 예고한다.

고비 때마다 월드컵과 유럽 선수권대회(유로)에서 마주한 두 팀이었지만 유로2004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이 승리하며 8강에 진출한 것 외엔 모두가 스페인이 웃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선 다비드 비야의 결승골로 스페인이 8강에 진출했고, 유로 2012 준결승전에선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물먹였다'.

두 팀의 전력은 탄탄하다. 포르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원맨팀'이라는 오명이 있었지만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 부임 이후 탄탄한 수비와 짜임새 있는 조직적인 축구가 자리잡히면서 유로 2016 우승을 이룩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비롯해 페페, 호세 폰테와 브루노 알베스와 같은 베테랑을 중심으로 베르나르두 실바, 안드레 실바, 하파엘 게레이루, 주앙 마리우와 같은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며 신구조화를 이뤄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전격 경질된 훌렌 로페테기 감독 월드컵 종료 후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할 훌렌 로페테기 스페인 대표팀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전격 경질됐다.

▲ 전격 경질된 훌렌 로페테기 감독 월드컵 종료 후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부임할 훌렌 로페테기 스페인 대표팀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전격 경질됐다. ⓒ 피파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스페인은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유로2016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잠시 주춤했지만 훌렌 로페테기 감독 부임 이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스페인 특유의 패스축구에 압박과 수비균형을 더했다. 여기에 이스코, 티아고 알칸타라와 같은 젊은 선수들이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팀이 더 탄탄해져 8년 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두 팀의 키워드는 기동력과 해결사 부재다. 포르투갈은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 하지만 수비의 페페와 호세 폰테, 브루노 알베스와 같은 선수들이 경험적인 측면에선 무시할 수 없는 선수들이면서도 30대 중반이라는 나이 탓에 상대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상황과 기동력 싸움에서 스페인 선수들에게 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약점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조직적인 수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하는 포르투갈이다.

스페인은 공격수의 활약이 아쉽다. 알바로 모라타가 올시즌 첼시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디에고 코스타와 호드리고, 이아고 아스파스 등이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 스페인의 공격진이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져 보이는 건 사실이다.

올시즌 후반기부터 활약한 디에고 코스타는 15경기 3골에 그쳤고, 아스피스가 올시즌 셀타비고에서 리그 22골을 터뜨리며 득점랭킹 4위, 호드리고가 16골을 터뜨리긴 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라 월드컵에서 리그에서 보여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디에고 코스타와 호드리고, 아스파스의 A매치 득점을 합해도 미드필더인 다비드 실바의 A매치 득점수에 못 미치는 것이 스페인 공격수들의 현 상황이다(실바 35골, 세 선수 합계 14골).

이런 가운데 훌렌 로페테기 감독의 레알 마드리드 감독 부임 확정보도와 함께 이에 분노한 스페인 축구협회에서 로페테기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후임으로는 스페인 축구 레전드 출신인 페르난도 이에로 스페인 축구협회 이사가 감독으로 월드컵을 이끌게 되었다. 이미 팀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상황에서 이에로가 얼마나 빠르게 팀을 수습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일전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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