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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체육회담이 열렸다.
 18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체육회담이 열렸다.
ⓒ 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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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지난 18일 판문점에서 남북체육회담을 열고 7월 4일 남북통일농구경기를 평양에서 여는 한편,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공동 참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농구 마니아로 잘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다. 1990년대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 위원장은 NBA 경기를 시청하며 농구팬이 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경평(서울·평양) 축구를 제안하자 "축구보다 농구부터 하자"며 '통일농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와 같은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북한이 농구가 강했는데, 이명훈 은퇴 후 약해졌다"며 "이젠 남한엔 상대가 안 될 것 같다. 남한엔 2미터가 넘는 선수들이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문 대통령이 소개했다.

이명훈 선수는 2미터 43센티미터의 장신으로, 북한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있다가 은퇴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샛별 장군'으로 불리던 후계자 시절에도 이명훈 선수와 자주 함께 비공식 농구시합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특히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악동' 데니스 로드먼의 열혈팬이다. 그는 집권 이후 데니스 로드먼을 5차례 평양에 초청했다. 지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로드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감격에 복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남북통일농구는 2003년 10월 평양시 정주영체육관 개관 기념 친선전 이후 15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역대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 11번째 공동 입장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3년 2월 28일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미국의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와 조선체육대학 홰불(횃불)농구팀의 혼합경기장에 참석, 방북 중인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과 환담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013년 2월 28일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미국의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와 조선체육대학 홰불(횃불)농구팀의 혼합경기장에 참석, 방북 중인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맨과 환담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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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요리사인 후지모토 겐지는 회고록 <북한의 후계자 왜 김정은인가>에서 김 위원장과 그의 형 김정철의 남다른 농구 사랑을 언급하기도 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형제가 농구를 시작한 것은 정은 대장이 유학하기 얼마 전인 1996년 1월부터였다"며 "초대소 직원, 초대소 소속의 기쁨조(김정은과 간부들 앞에서 춤이나 예능을 선보이는 남녀들) 멤버, 경비 담당 군인들이 팀을 나눠 초대소 체육관에서 시합을 하게 됐다"고 한다.

후지모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형제를 위해 미국 프로농구인 NBA 시설과 똑같은 농구 전용 코트를 만들어줬다고 한다. 등번호는 정철이 24번, 정은이 30번이었다. 24번은 코비 브라이언트, 30번은 델과 스티븐 커리 부자의 등번호다. 경기 심판도 국가대표팀 심판을 불러왔으며, 1년에 두 차례 스위스의 농구팀을 초청해 국제시합을 벌이면서 수준을 향상시켰다. 김정일 위원장은 생전에 초대소에서 거의 매일 형제의 농구경기를 지켜보곤 했다.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친구들은 복수의 해외 언론에 "김정은과 함께 자주 농구시합을 즐겼다"며 "시합을 할 때 그의 수행원들이 촬영하기도 했다. 정은은 항상 나이키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녔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체육강국 건설을 강조해왔다. 김정일 시기부터 강조됐던 '강성국가' 건설이 김정은 시대인 2013년 이후부터 '사회주의 문명강국' 건설로 계승됐다. 이것은 ▲ 문학예술 ▲ 교육 ▲ 보건 ▲ 체육 분야 등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여 인민생활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비전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4월 6일 조선노동당 중앙책임일군들과 한 담화인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로 높이 모시고 주체혁명위업을 빛나게 완성해 나가자>에서 "체육을 대중화하고 온 나라에 체육 열풍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고위급, #경평전, #축구, #농구,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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