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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지회와 인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기아차의 여성 배제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지회와 인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기아차의 여성 배제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 기아차비정규직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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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15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런데 성비를 보니 남성이 1500여 명이고, 여성은 0명이었다. 심지어 정규직 노조는 "회사가 여성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준비가 안 됐다"라고 말한다. 2018년, 기아자동차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26일 오전,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와 인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기아자동차의 성차별 행위를 규탄하고, 이에 대한 시정 조치를 하지 않는 고용노동부에 항의했다.

기아차는 2010년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이라며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이후,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500여 명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노동자를 우대채용과 특별채용 형식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난 2017년 2월에는 고등법원 판결 내용에 따라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지위까지 인정받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비정규직 중 약 20%에 달하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한 명도 정규직이 되지 못했다.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지회가 기아차의 남녀고용평등법 7조 위반 등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인권위에 진정했으나, 이러한 성차별 문제에 대해 기아차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아차 비정규직지회는 "올해도 기아차는 정규직 전환 계획이 있지만, 여성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 공식적으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자동차 정규직 노조가 여성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는 지난 11일과 25일 두 차례 노조 소식지를 통해 "여성 정규직화가 시행된다면 현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준비없는 여성 채용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정규직 노조는 지난 13일 서울지방노동청을 찾아서 "여성 정규직화는 혼란만 불러일으킨다"는 내용의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가 23일 낸 노조 소식지, '준비 없는 여성 채용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가 23일 낸 노조 소식지, '준비 없는 여성 채용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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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들은 정규직 노조의 행태를 비판했다. 기아차 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부장은 "정규직 노조는 (여성) 비정규직 채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시기상조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렇다면 오히려 지금 당장 불법으로 저지르고 있는 기아차를 상대로 비정규직 노조와 함께 투쟁해야 한다. 그것이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우리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활동가도 "정규직 노조 소식지를 보고 기겁했다. '여자라 시기상조'라며 재벌의 편을 드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화장실이나 휴게시설 등이 없는 게 문제라고 하는데, 여태껏 일하던 자리에서 그대로 일하게 해주면서 정규직 전환한다면 무슨 문제가 발생하냐"고 말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공동대표는 정규직 노조를 비판하는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을 지키도록 규율하지 않는 고용노동부를 비판했다. 배 대표는 "대한민국에는 남녀고용평등법이 있어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에서 차별하지 말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이 법을 지탱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지금 뭐하나, 왜 놀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가 빨리 움직여야 약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인 여성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된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일하는 김명순씨는 "불법파견 판결 이후 정규직이 되기는커녕 우리가 일하던 공정에 정규직이 들어오면서, 강제로 다른 공정으로 재배치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불법파견과 여성차별에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기아차에게 "여성 배제 없는 정규직 전환 실시" "여성 비정규직에 대한 강제 전적 중단"과 같이,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존에 일하던 곳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돼 일하게 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기아차 여성비정규직 차별에 대한 질의서'를 고용노동부 장관 앞으로 전달했다. 이 질의서에서는 '고용노동부가 기아차 성차별 채용에 대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기아차의 성차별이 남녀고용평등법과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이념에 반하는데도 불구하고 진정을 하기 전까지 파악이 왜 안 됐는지' 등의 질문이 담겨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7월 10일까지 답변해주시기 바란다"며 고용노동부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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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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