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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송면·원진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송면군의 30주기 추모와 삼성의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상기씨가 발언하고 있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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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 당시 만 15세였던 문송면은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고향 태안을 떠나 압력계기와 온도계를 제조하는 협성계공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니게 해준다는 협성계공 측의 말에 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1월 말부터 문송면은 아프기 시작했다. 몸이 저리고 아프다가, 경기까지 일으켰다. 아픈지 3개월이 지나서야 서울대병원에서 '수은중독'이라는 진단이 내려진다. 산재임이 분명했으나 회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노동부는 산재 신청 접수 자체를 거부하기까지 했다.

이어지는 언론 보도와 노동계의 문제 제기로 6월 20일, 마침내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지만 이미 문송면의 병세가 악화된 뒤였다. 30년 전 오늘인 1988년 7월 2일, 그는 '수은중독'이라는 직업병을 세상에 알리고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문송면의 이야기가 보도되면서, 원진레이온 노동자들도 자신들의 '전신 마비', '언어 장애' 등이 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직업병임을 알게 됐다. 원진레이온에서 직업병을 얻은 915명 중 2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송면과 원진레이온의 문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이유도 모른 채 각종 암과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야 했고, 2015년경 삼성·LG핸드폰 부품 하청공장에서 불법파견되어 일하던 7명의 노동자들은 메탄올 중독으로 실명했다. 노동자들이 산재 문제 해결을 위해 '계란으로 바위치기'하듯 싸우는 현실도 여전하다.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 직업병 피해 해결을 위해 1000일째 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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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참가자가 문송면군과 관련된 자료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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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면·원진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살아오는 문송면, 원진노동자, 함께 걷는 황유미'라는 주제로 문송면군의 30주기 추모와 삼성의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유미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지난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직업병 피해자다. 그의 죽음을 통해 삼성 직업병 문제가 공론화됐다.

참가자들은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하고 싶다" "살인재벌이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산업재해로 인해 죽어갔던 노동자들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진 뒤 한 명씩 발언을 이어갔다.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삼성에서만 118명이 죽었다(반올림 추산). 유미와 같이 2인1조로 일하던 분도 똑같이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반도체를 화학약품에 담갔다가 빼는 작업을 하다가 병에 걸린 것이다"라며 삼성이 사과를 하지 않고, 정부도 삼성에게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처벌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씨는 "지금도 잠재적인 '암 환자'를 만드는 게 한국의 노동 현실"이라며, "노동자도 좀 살아갑시다"라고 외쳤다.

"사람이 총으로 사람을 쏴 죽이면 소리가 나고, 총 쏜 사람은 살인죄로다가 처벌합니다. 그런데 기업은 화학약품과 전리 방사선으로 자기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죽게 하고 있습니다. 소리가 안날 뿐.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또 지금 당장 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길게 두고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문송면·원진 추모위 대표인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원진 노동자들은 30년 전 문송면의 죽음을 목도하고, 또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난 동료들을 두고 볼 수 없어 수년에 걸친 투쟁으로 '산업재해'라는 이름을 우리 사회에 알렸다.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와 국회는 산업재해 유발하는 기업에 대해 분명한 처벌법 만들라"고 주장하며 "노동자 죽음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사지로 내모는 삼성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이 힘 합쳐서 대응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 안전권 보장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 화학물질 알권리 완전 보장 ▲ 소수자 건강권 보장 등을 주장했다. 성명을 통해서는 '산재사망'이 계속되는 주범을 재벌 대기업으로 지목했다. "산업재해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대기업이 실시하는 '위험의 외주화'가 중단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재벌 개혁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문송면·원진 추모위와 반올림 등은 4일 오후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 포위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삼성 직업병 문제를 비롯한 노동안전보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전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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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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