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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다. 2018년 절반이 마무리 되니 '상반기 베스트셀러'가 여러 곳에서 발표된다. 미투 열풍을 타고 <82년생 김지영>이 상위권에 올랐으며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신경끄기의 기술>,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와 같이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힘을 준다는 책이 여럿 순위에 올랐다. 따스함을 건네주는 이기주 작가의 책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책의 목록을 살펴보면 독자들의 선호도를 짐작할 수 있다. 시간을 들여 집중해 읽어야 하는 책보다는 바쁜 생활 속에서 짬 내어 읽을 수 있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들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책들은 무수히 출간되니 관건은 얼마나 예리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와 간단명료한 문장력이다. 이 조건을 모두 갖춘 김수현 작가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현대사회를 사는 직장인들이라면 곱씹어 읽고 상처받은 마음의 치유제로 삼길 권해본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마음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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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세상살이에서 고단한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그동안 청춘이라 그럴 수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급기야 자기계발을 통해 극복하라 외쳐댔다. 김수현 작가는 사회가 문제임을 직시한다. 그 냉담한 현실에 휘둘리지 말고 단단한 마음을 가지라 외친다. 불안에 휩쓸리지 말고 나의 삶을 존중하며 나답게 살아가라고. 그런 연후에 함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나아가자고.

우리 역시 약간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구경하고, 그 대가로 비참함을 지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충족된 호기심으론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그 에너지와 호기심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삶을 돌보는 데 사용해야 한다(p.19)


작가는 sns에서 타인의 삶을 지켜보는 것이 고달픈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는 그 앞에서 어떠해야 하는지 우리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짚어낸다.

요즘처럼 개인이 계층을 이동할 기회를 찾기 어렵고, '기회의 평등'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 '노력=능력=성공'이라는 등식을 강조하는 것은 '게으름=무능=가난'이라는 등식으로 자동 연산되어 가난의 이유를 노력이 부족한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차별과 계급을 정당화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한다. 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알바생은 손님으로 온 분이 딸에게 자신을 가리키며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라고 하는 말을 듣는다. 명문대 출신 알바생은 때마침 들어온 중국인 손님에게 유창한 중국어로 주문을 받아 자신을 과시했다는 이야기다. 아주머니가 말한 '저렇게'와 자신은 그런 취급을 당할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명문대생의 생각은 차이가 있을까? 모두 단순 노동자에 대한 무례함과 차별을 뜻할 뿐이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상황을 제시하며 나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말고 그들에게 나를 평가할 자격을 줄 필요도, 그들에게 주눅 들 만큼 겸손하지도 말라 한다. 우리는 보통의 존재로도 충분히 행복하므로. 세상이 이상한 것이지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다니엘 튜더는 한국이 교육, 명예, 외모, 직업적 성취에서 스스로를 불가능한 기준에 획일적으로 맞추도록 너무 큰 압박을 가하는 나라라 이야기하며,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국을 불가능한 나라라 평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는 과연 가능한 존재인가.(p.99).


삶이란 모호하다. 모호한 삶을 우리는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문제를 없앨 수는 없다. 그저 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울 뿐이다. 작가는 그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한다. 자신만의 문제라 착각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엉터리 각본을 써 미리 걱정하지 말고 진짜 해결책을 찾으라고. 슬프면 충분히 슬퍼하고 힘이 들 땐 힘이 든다고 말하라고. 누군가는 뻔한 이야기라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가 얼마나 현실적이며 설득력 있는지 읽어 본 사람만 알 수 있으리라.

작가는 자신을 지키라 말한다. 누구의 기대를 위해서도 살지 않고, 나 외엔 무엇도 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세상살이의 안목을 길러 개인의 취향을 갖추고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자리에서 살아가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 역시 세상과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

자신들의 방식과 다르다는 이유로 나를 잘못된 사람으로 만드는 시선과 판단,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면서 타인에 대해선 심리학자이자, 프로파일러이자, 가장 중립적 비평가로 둔갑하여 너무나 쉽게 판단한다(p.157).


나에 대한 타인의 판단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 역시 누군가를 그렇게 판단하고 있을지도. 그러한 무례함을, 모욕을 주어서는 안 된다. 모두 서로의 경계를 지켜야 한다.

지금 우리에겐 두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하나는 타인의 삶을 지나치게 관심 두고 참견하지 않는 것인데 이건 일종의 감수성을 키우는 문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반응에 지나치게 예민해지지 않는 것이다. 각자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p.165).


쉽게 상처받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독자라면 그 내면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안내한다. 이러한 지침서를 쓰는 작가는 어떠한 사람일까. 물론 작가가 꼭 이러한 삶을 산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없는 고민과 고찰 끝에 작가가 내린 결론은 몹시 정확하고 위로가 되며 의지하고 싶어진다.

같은 패턴의 글이 나열되어 있는 형식이라 연속적으로 읽는다면 후반부에서는 다소 지루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으며 작가의 생각을 자신의 삶 속에 반영한다면 그 효과는 단지 책 한 권을 읽는 것 이상일 것이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2018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며 더운 여름 당신에게 주는 선물로 충분하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In the Jungle 에디션)

김수현 지음, 마음의숲(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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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을 배우고 싶은 두 아이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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