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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 내포신도시 주민들 외국인 가정돕기 .
ⓒ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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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어도 갈수 없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먼 타국에서의 생활고로 인해 점점 지쳐가는 시리아 난민 가족이 있다. 바로 홍성에 거주하고 있는 무스타파(41)씨 가족이다.

시리아에서 한국을 드나들며 폐차장 관련 사업을 하던 무스타파씨는 2015년 고국이 밤낮을 가리지 않은 공습으로 내전 격전지가 되자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터키와 중국을 거쳐 홍성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다.

사업 차 거래하던 홍성에 있는 폐차장과의 인연으로 무스타파씨는 현재 폐차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정착해 살면서 지난 해에는 예쁜 딸도 얻게 되었다. 하지만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생활고로 무스타파씨 가족은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다.

폐차장에서 일하며 얻은 수입으로 4가족이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빠듯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국민으로 인정받아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난민으로 인정받기는 희박한 상황이다. 현재 무스타파씨 가족은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인도적 체류허가만 받은 상황으로 6개월에 한번 씩 체류연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들을 곁에서 보살펴 주고 있는 홍성이주민센터 유요열 대표는 "무스타파씨 가족이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확률은 4%도 안되기에 우리 사회에 시스템 안에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가족의 앞으로의 계획은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 이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기에 장기적인 체류를 준비해야 하는 막막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시리아에서 주식으로 먹던 빵을 구할 길이 없고 구하더라도 비싼 가격에 엄두를 내지 못해 한국 사람이 밥 대신 빵을 먹을 수 없듯이 항상 무언가 부족한 듯 허기를 느끼며 살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이주해 온 또 다른 외국인 가정은 10여 평의 좁은 오피스텔에서 7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막노동을 하며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는 가족은 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아 그동안 병원 치료비를 내기도 벅찬상황이었다. 이제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생활비를 벌 수 있게 됐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홍성, 내포신도시, 예산 주민들의 소통창구인 내포천사 카페 회원들은 두 가정을 돕기 위해 팔 걷고 나섰다.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후원품 접수를 받아 전달하기로 한 주민들은 후원품 접수 장소에 저마다 가족에게 필요한 쌀과 비누, 세재 등 생필품과 아이들을 위한 기저귀와 옷가지 등을 들고 나와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겠다는 발길이 이어졌다.

멀리 서울에서도 소식을 접하고 택배로 후원물품을 보내고 정기적으로 우유 등을 지원해주겠다는 등 그렇게 십시일반 모아진 정성 가득한 후원물품은 산더미처럼 쌓여 주민들과 가족 모두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했다.

무스타파씨는 "많은 분들의 정성으로 고국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여러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얻게 됐다.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살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내포천사 운영자 임기혁씨는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닌지 두 가정의 어려운 사연을 접하고도 많은 고민을 했다"며 "하지만 국적과 언어는 달라도 그들도 우리의 이웃이라는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두 가정에 희망을 전할 수 있게 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예맨 난민 관련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선행이 외국인 두 가정에 대해 인종차별적 시각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홍주포커스에 동시게재됩니다.



태그:#홍성, #내포신도시, #시리아 난민 가정 후원, #더불어사는 세상, #소중한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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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역의 새로운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홍주포커스 대표기자로 홍성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딛고 서서 홍성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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