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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을 격려하는 친구듦 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을 격려하는 친구듦
▲ 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을 격려하는 친구듦 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을 격려하는 친구듦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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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여름방학식날, 40여 명의 서울 송파구 B중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밥버거로 점심을 때웠다. 그리곤 PC방, 노래방, 수영장이 아닌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정문 앞에 섰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은 피켓을 들고 외쳤다.

"이란에서 온 제 친구를 도와주세요."
"저희반 회장을 살려주세요."
"친구와 함께 공부하고 싶어요."


난민 신청이 거부돼 추방당할 위기에 놓인 이란 국적 A군(중학교 3학년)의 학교 친구·후배들과 교사, 학부모 등 50여 명이 19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A군은 7살이던 지난 2010년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왔다. 이들은 8년간 한국에 살며 기독교로 개종했다. 그런데 이란은 이슬람에서 다른 종교로 개종하면, 배교죄로 처벌한다. 심한 경우 사형에도 처하기 때문에 이란에 돌아가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A군은 지난 2016년 난민 신청을 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2심에선 결과가 뒤집혔고, 지난 5월 30일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A군은 이제 강제 출국당할 처지다.

난민 신청한 A군을 격려하는 친구듦 난민 신청한 A군을 격려하는 친구듦
 난민 신청한 A군을 격려하는 친구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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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은 A군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그를 난민으로 인정해달라는 국민청원을 냈다. 19일에는 30도가 넘는 가마솥더위에도 A군을 응원하고 도와주기 위해 피켓 시위에 나섰다.

여름방학이 되면 더위를 피하고자 친구들과 수영장을 간다는 B중학교 2학년 이아무개 학생은 친한 선배인 A군을 돕기 위해 왔다. 그는 "우리가 같이 노력하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버텼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3학년 송아무개 학생은 이날 영화관 대신 A군 옆에 오는 것을 택했다. 그는 "친구를 돕기 위해 왔다"라며 "(좋은 결과가 나와) 그 친구와 같이 놀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B중학교 학생회장인 김아무개 학생은 "A군은 1학기 학급회장을 할 정도로 평소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던 친구였다"라며 "그래서 3학년들이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나왔고 사연을 알게 된 1·2학년들도 도와주겠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A군이) 만날 우리한테 '고맙다'고 한다"라며 "한국에서 계속 살 수 있게 되면 성공해서 꼭 은혜 갚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또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냈으면 좋겠다"라며 "악플 같은 건 무시하고 긍정적으로 해보자"라고 A군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난민이 무조건 다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는 정말 친한 친구일 수 있어요. '난민'이란 단어 하나만 보고 편견에,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저희는 오직 친구를 돕기 위해 나왔습니다."

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 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
▲ 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 난민 신청한 이란 국적 A군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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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학교 밴드동아리 학생들은 기타 연주를 하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노래를 틀며 A군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피켓시위에는 학부모 5명도 동참했다. 최아무개(45)씨는 "아이가 'A군이 이란으로 돌아가게 되면 힘든 일을 겪을 것 같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도와주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아이들이 친구를 위하는 마음에서 (피켓시위) 한다고 해서 동참하게 됐다"라고 했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안타까웠다"는 말도 덧붙였다.

A군은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서울출입국외국인청 별관으로 가, 난민인정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친구들과 교사, 학부모들은 A군이 신청서를 제출한 뒤 본관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같이 동네로 돌아갔다.

한편 이날 오전 A군은 학교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만났다. 조 교육감은 그가 이미 언론에 노출됐다며 추방 시 안전을 우려했다. 또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A군의 난민 인정 방안 검토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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