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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장정민 옹진군수 당선인(사진 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윤관석 인천시당위원장, 장정민, 조택상 민주당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지역위원장.
▲ 장정민 민주당 장정민 옹진군수 당선인(사진 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윤관석 인천시당위원장, 장정민, 조택상 민주당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지역위원장.
ⓒ 사진출처 장정민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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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장정민 옹진군수가 대청도(대청면) 마을 주민들이 뽑은 이장을 외면해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옹진군이 유독 대청 2리 이장 선출에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옹진군 이장 선출은 통상 주민들이 마을총회 또는 마을 개발위원회 회의를 거쳐 면장에게 추천하거나, 공모를 통해 면장이 임명하고 군수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일반적으로 마을 주민들이 추천한 사람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서해 5도 중 대청도에 속한 옹진군 대청면 대청 2리는 지난해 12월 마을총회를 열어 배복봉 대청도 선주협회장을 이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당시 조윤길(자유한국당) 군수가 거부해 임명이 지연됐다.

배복봉 선주협회장이 서해 5도 중국어선 불법조업대책위원회 공동대표와 서해 5도 평화와 생존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을 마련하고, 서해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게 한국당 조윤길 전 옹진군수 눈 밖에 난 것이다.

6.13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 군수로 바뀌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옹진군은 대청 2리가 7월에 실시한 주민총회 또한 절반을 넘지 못했다며 공모를 통해 한국당 군수 후보를 지지한 사람을 이장으로 임명했다. 그런데 옹진군이 유독 대청 2리 이장 선출에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관련기사 : 옹진군 이장 임명 논란 "민주당 군수가 왜 한국당 지지자를?" )

앞서 지난해 12월 대청 2리는 마을총회를 거쳐 배복봉 선주협회장은 이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마을 주민들이 이장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찬반투표를 하겠다고 하자, 옹진군은 동네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며 만류했다.

그래서 마을주민들은 당시 이장에 대한 불신임 찬반투표 대신, 새 이장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했다. 3명이 추천을 받았으나, 최종 2명이 등록했다. 마을주민들 투표결과 44대 22로 배 회장이 이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옹진군은 주민총회 성원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대청2리 세대수가 약 240세대이니, 121세대가 참여해야 하는데 66세대만 참여했으니 인정할 수 없다는 거였다.

그러나 지금껏 옹진군 7개면 어느 마을에서도 마을총회의 과반 참석 여부를 따져 총회의 유ㆍ무효를 가린 뒤 이장을 추천한 경우는 없다. 통상 마을 주민들이 모여 추천하면 면장이 따랐는데 대청 2리만 유독 집요하게 따지고 든다고 주민들은 지적한다.

게다가 대청 2리의 경우 120세대지만, 군인과 경찰, 해경, 해경특공대, 보건소 등 2년 정도만 섬에 머물다 가는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을 제외한 실제 대청 2리 주민은 약 120세대다. 그렇다면 66세대가 모였으면 사실상 과반이 모였다는 주장도 나온다.

배 회장이 12월 총회 결과를 토대로 강력하게 따지자 옹진군은 이번에 다른 논리를 들이댔다. 배 회장이 민주당 대청면협의회장이니 이장에 부적절하다는 거였다. 그러나 직전 이장은 한국당 대청면협의회장이었다. 옹진군 논리에 따르면, 한국당 이장은 되고 민주당 이장은 안 된다는 것이다.

배 회장을 배제하려는 옹진군의 노력은 집요했다. 옹진군 대청면은 4월에 이장 공모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공고를 하지 않았고, 공모 계획이 내부 결재를 받기도 전에 누군가가 공모에 대비해 주민을 포섭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또한 배 회장의 항의로 공모가 중단됐다.

주민들 "이장 뽑을 때 언제부터 법을 따졌다고" 혀만 찰뿐

선거가 끝나고 지난 7월 6일 대청 2리 주민들은 다시 모였다. 이날 대청면은 대청 2리 마을방송을 통해 이장 선출을 위한 주민회의를 할 테니 모이라고 했고, 마을주민 60~70여 명이 모였다. 이장 공석 상태에서 업무를 대행한 노인회장이 배복봉 선주협회장을 이장으로 추대할 것을 제안했고,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그러나 옹진군은 이 주민총회 또한 절반이 안 된다며 무효라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주민총회가 아니라 이장 선출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주민들을 모이라고 한 자리였다고 말을 바꿨다. 방송으로 모이라고 해서 모였고, 주민들의 뜻을 모았더니 성원이 안 돼 무효라고 했다가, 이제는 총회 자리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주민총회는 과반이어야 하고 세대당 19세 이상 1명에게 투표권이 있다. 대청 2리 240세대이니 121세대를 넘겨야 한다. 넘기지 못했으니 무효다. 무효가 됐으니 공모로 전환했고, 배 회장도 공모에 참여했다. 적법한 절차대로 새 이장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과반을 충족한 마을총회가 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못했다.

옹진군은 유독 대청 2리 이장 선출에만 집요할 정도로 과잉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옹진군의 적용 기준이 법적으로 어긋나는 것은 아니니, 주민들은 혀만 찰 뿐이다. 대청면 주민 A씨는 "이장 뽑을 때 언제부터 그렇게 법을 따졌다고 그러는지 주민들은 어이가 없다"며 뜬금없이 법을 강조하는 군에 혀를 내둘렀다.

대청도 주민들은 배복봉 회장과 장정민 옹진군수가 지방선거 국면에 '어선에 한반도기 게양'을 두고 다툰 일로 앙금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기 게양을 둘러싼 갈등은 지난 4월 어민들이 한반도기를 달고 조업하는 것을 두고 당시 장정민 후보가 반대 의견을 전달하며 배 회장을 힐난하자, 서해평화인천대책위가 '한국당에서 넘어온 사람이 색깔론 폄훼'한다고 갈등을 일으킨 사건이다.

선거가 끝나고 일단락된 줄 알았는데, 이장에 한국당 후보를 지지한 사람이 임명되면서 당시 갈등이 여전하다는 인식이 대청도 주민들사이에선 팽배하다.

한편 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건너온 장 군수는 인수위원회를 구성할 때 한국당 옹진군수 경선에 나갔던 인사와 한국당 재선 군의원 출신 인사를 전면배치했다. 이러한 인사도 장 군수가 개혁을 바라는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으로 연결됐다.

장정민 군수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장 임명은 면장이 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며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배 회장과 갈등도 없다고 했다. 인수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전문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옹진군, #옹진군수, #민주당, #민주당 인천시당, #서해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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