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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운동연합에서 주최를 하고, 통학실천시민행동에서 주관한 평화, 통일 아카데미에 참석한 70여 명의 수강자들
▲ 70여 명의 수강자들의 기념 촬영 인내천운동연합에서 주최를 하고, 통학실천시민행동에서 주관한 평화, 통일 아카데미에 참석한 70여 명의 수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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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저녁 서울시의회 대강당에서 문화관광부, 천도교 등이 후원하고 '동학실천시민행동'이 주관한 '평화, 통일 아카데미' 제2강이 열렸다.

남북한 주민들은 4.27 남북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통일에 대한 꿈이 어느 때보다 부풀어 있다. 물론 근래에 북한은, 미국이 종전선언 등 가시적인 노력은 보이지 않으면서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만 앞세우고 남한 정부도 그런 미국에 휘둘리고 있다면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동학실천시민행동의 안승문 공동대표는 다음과 같이 강좌를 여는 인사말을 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미중의 종전선언을 통한 상호 신뢰 구축과 협력을 통한 평화, 통일, 번영의 염원의 몰꼬가 트여 흐르기 시작하였는데, 이제 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그 물이 흐르다보면 거대한 바위도 만나고 소용돌이도 치고, 꺾여 굽이치기도 하겠지만 결국은 평화와 통일의 바다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

그 물길을 거꾸로 돌릴 수는 없다. 남북 겨레와, 재외 동포 등 8000만 민족의 염원을 물거품이 되게 할 수는 없다. 하늘이 우리 겨레에게 준 이 기회를 잘 살려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통일을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동안 남북 정부 차원의 몇 차례 정상화딤과 선언들이 있었지만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남북 시민들의 자율적안 노력은 부족하였다. 남과 북의 시민들이 다양한 교류와 연대를 통하여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남과 북 주민들의 삶과 사회, 문화의 자이를 설명하면서 남은 개인주의적이고, 북은 공동체주의가 강하여 서로의 간극을 좁히는데 어려움이 있어.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전영선 교수 남과 북 주민들의 삶과 사회, 문화의 자이를 설명하면서 남은 개인주의적이고, 북은 공동체주의가 강하여 서로의 간극을 좁히는데 어려움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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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에는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의 연구교수로 있는 전영선 교수가 나섰다. 전 교수는 '북한 바로 알기'라는 강연 주제로 북한 사람들의 삶과 사회, 문화를 중심에 둔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북한을 여러 차례 다녀오고, 민화협 정책위원,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위원회' 이사, 통일준비위원회 전문위원(사회 문화 분야) 등 통일 관련 여러 단체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 북한의 문화와 관련된 많은 연구와 저서를 냈다. 전 교수가의 강연 자료, 실제 강연을 통하여 밝힌 북한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대하여 몇 가지를 소개한다.

북한 문화엔 번역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남북이 분단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등 자본주의, 사회주의의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70여 년을 지내오다 보니 삶의 방식과 문화에서 괴리가 생겼다. 같은 발음과 표기를 하는 언어들 중에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인식되는 것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이야기하면서 번역을 하다보면 번역의 대상과 번역자 사이에 오는 커다란 간극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욕망'을 바라보는 남북 주민들의 커다란 인식 차이에서 기인한다.

남쪽에서는 '욕망'이 현대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고, 과잉소비와 부의 불균형을 초래했지만 북족에서는 개인의 욕망은 자제되고 사회를 위해서 써야 한다는 인식의 근본적인 차이들이 있다.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도 남한에서는 가치 판단의 기준이 '재미있냐?"이지만 북한에서는 '배울만 하냐?'다. 북한에서 유명했던 영화 '도라지꽃'이나 '수령 결사 옹위의 정신으로' 등의 작품을 봐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농촌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한 여성 이야기', '자신을 희생시켜 원산 시민들을 구한 조종사의 영웅담' 등 공익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 북한 영화와 트라마의 주제들 '농촌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한 여성 이야기', '자신을 희생시켜 원산 시민들을 구한 조종사의 영웅담' 등 공익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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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은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다른 여성을 찾아 도시로 떠나지만 혼자 농촌을 일구고 발전시킨다는 이야기이고, '수령결사옹위의 정신으로'는 비행기 조종사인 '길영조'가 비행기의 엔진고장으로 원산시내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는데, 비행기 기수를 바다로 돌려 원산시민들을 구하고, 자신은 비행기와 함께 산화해 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의 아들은 다시 아버지와 같이 비행기 조종사의 길을 가도록 국가와 당이 이끌어 준다는 영웅담이다. 북한 영화들은 대체로 이런 사회주의 체제를 선전하고 지키기 위한 계몽적인 영화들이 중심이다.

님한 영화나 드라마는 "재벌2세로 잘 사는 집 아들이 편이점에 근무하는 가난한 아가씨와 열애 끝에 결혼으로 골인하는 등과 같이 사회적 약자가 갖은 노력 끝에 사회적 성공을 이루어 내는 식의 스토리"가 많다. 북한의 모든 매체와 예술 장르의 중요한 평가 기준은 '사회적 기여도'이다. 북한의 예술 작품들의 경향성이다.

북한에서 평양 고층아파트는 권력의 상징

북한 과학일꾼들이나, 당 간부, 김일성 종합대학교원 등 북한 고위층들에게 입주권을 주고 내부시설도 훌륭하게 꾸려져 있다.
▲ 평양에 즐비한 고층 고급 아파트들 북한 과학일꾼들이나, 당 간부, 김일성 종합대학교원 등 북한 고위층들에게 입주권을 주고 내부시설도 훌륭하게 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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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교수의 강의자료에 따르면 계획경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먹을거리를 통한 지배력이 약해진 평양에서의 고급 아파트는 당의 은덕을 받은 성스러운 공간이다. 북한의 드라마에서 평양은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공간이자 권력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유토피아적 상상력의 공간이다. 200㎥ 정도에 방 5칸이 있는 고급 아파트인 것이다. 이런 아파트에는 당의 주요 간부나 과학일꾼들, 김일성종합대학 교원들, 김책공대 교원 등에게 배분된다. 과거에 좀 작고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고위직들이 이런 아파트에 입주를 하면서 자신들이 살던 아파트들을 그보다 서열이 낮은 사람들에게 재분배가 된다.

북한에서 1992년 방영된 드라마 중에 '건설현장의 처녀들'은 이런 아파트 공사에 동원된 남성과 여성의 차별성을 극복하고 여성들의 노력에 의하여 남성들만 할 수 있다던 일의 영역에 도전하여 성공하는 스토리를 통하여 여성들의 노력을 찬양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드라마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평등성을 강조하는 내용들도 있다.

북한의 드라마들 중에는 '남여 평등' '금연 열풍' 등을 내용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있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휴대폰 사용를 자제하는 내용도 있다. 2013년에 방영된 '우리 이웃들'이란 드마마에서는 부부 갈등, 이혼 등을 다루기도 했고, '휴대폰과 전화 예절' '생활 예절', 허례허식을 버리고 우리의 고유한 결혼 문화를 만들자는 내용, 이웃간 서로 돕는 이야기, 예절을 잘 키켜야 한다는 내용 등 '가정 생활' '사회주의 도억 기풍'을 강조하는 것 등 계몽적이고 교과서적인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체제 발전을 위하여 기여하는 북한 문학

문학의 진정성은 작가정신이고, 작가정신은 곧 창조성, 창의성, 작가의식을 의미한다. 문학의 본질은 인간의 창조적 행위의 산물이고, 인간의 각성을 촉구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북한문학의 진정성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규정할 수 있다. 문학이 둘러싼 환경 자체가 다르다. 우리가 바라보는 기준으로 북한문학을 규정할 수는 없다. 북한문학에서는 창의성은 찾을 수 없다. 북한 문학은 기본적으로 관제문학이다. 작가는 국가에 소속되어 있고, 작품은 철저한 검열을 통해 발표된다. 창작의 자유를 부르짖거나 애상적인 작품을 쓰는 것은 당의 영도를 거부하고 자유주의, 수정주의로 반당종파분자로 내몰리게 된다.

북한문학은 제제를 위하여 복무한다.  북한은 문학을 예술적인 관점에서 보기보다는 이념 전달의 수단으로 본다. 북한 체제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것으로 충실한 의미를 다 한다. 북한 체제가 문학을 주목하고 중요시하는 것은 문학의 서사 때문이다. 복수의 사건들이 인과 관계로 읽히면서 필연적인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드라마틱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문학의 존재 가치가 큰 것이다.

외형적으로 많이 변하고 있는 북한의 문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복장에 남한의 걸그릅 공연을 연상하게 하는 공연을 통하여 북한 대중 예술의 변화를 볼 수 있어.
▲ 북한 공연단의 파격적인 복장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복장에 남한의 걸그릅 공연을 연상하게 하는 공연을 통하여 북한 대중 예술의 변화를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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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북한의 문화, 에술에서 '19금'은 여전하다. 그러나 김정일 국상 중에도 만화영화가 상영된다든지, 근래에는 영화에서 스킨십 장명이 등장하는 등의 변화들이 있다. 북한 텔레비젼 여성 어나운서의 머리 모양과 한복은 민족 옷이라고 하여 문화, 예술인들이 대부분 이런 복장을 하였지만 요즘은 많이 바뀌었다. 공연의 내용이나 주제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의상이나 외형은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모란봉악단원들이 입고 있는 몸에 딱 붙는 바지 차림이라든가 헤어스타일, 화장은 물론이고 남성 출연자들도 화장을 하거나 머리 모양이 다양화하는 경향이다. 

요즘은 상품 광고도 하고 있다. '대동강 맥주'를 선전하기도 하고, 평양 '옥류관' 냉면집을 선전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밥에 기와집에서 사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지만 요즘 북한 사람들은 놀이공원에 놀러도 가고 스키,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어서 많은 변화의 물결을 읽을 수 있다.

동서독이 통일을 하고 나서 서독 사람들은 자신들은 '유럽인'이라는 인식을 가졌고, 동독 사람들은 '독일인'이라는 인식을 가졌다. 이런 인식의 차이 때문에 문화적 통합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그런 차이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우리도 남과 북이 만나면 이런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그런 차이를 좁히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남북을 셋으로 나눈 연방제 통일도 한 번 생각해볼만 하다"

젊은 사람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증에서 수강하여 통일에 대한 열기가 시민들 사이에서 높음을 실감할 수 있다.
▲ 평화, 통일 아카데미 수강자들 젊은 사람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증에서 수강하여 통일에 대한 열기가 시민들 사이에서 높음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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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선 교수 : "통일에 대하여 남과 북의 주민들은 인식의 차이가 많이 있다. 북한 주민들이 바라보는 통일은 '통일 조선'이다. 수많은 남한 사람들이 바라보는 통일은 흡수 통일 쪽인 것 같다."

- 김광철(글쓴이) : "헌재 남과 북이 분단이 된 지 70년이 되고, 이미 남과 북이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나뉘어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도 엄청나게 다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역사를 갖고 있고, 같은 조상들을 두었다는 것 외에는 굉장한 이질적인 요소들이 많다.

이런 여건 속에서 단일 국가로 통일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느슨한 연방제'와 같은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어떻게 일어날지 미래는 굉장히 역동적일 수 밖에 없다. 그에 대비하여 서로를 적대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교류를 해 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리하여 물리적 통일을 이뤄내려는 것은 잘못된 통일 정책이 아닌가?"

- 전영선 교수 : "그 지적에 대하어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통일 방안에 대하여 연방제 통일론도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 중간 단계로서 남북을 셋으로 나누어서 '강원도부터 통일하고 연방으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과 북의 통일에 대하여 남과 북의 주민들은 인식의 차이가 많이 있다. 북한 주민들이 바라보는 통일은 '통일 조선'이다. 우리 남한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흡수 통일 쪽을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 한준구 : "과거 오래 전부터 머지 않아 북한 체제는 붕괴한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지금도 멀쩡하지 않은가? 북한이 과연 붕괴할 것이라고 보는가?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가?"

- 전영선 교수 : "1990년 대에 북한 붕괴론이 대두되었다. 그렇지만 붕괴하지 않았다. 북한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지탱력과 이완력이 있어 북한 자체의 역량으로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북한 자체 붕괴'를 거론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북한의 사회 시스템은 세계 어떤 나라들과도 달리 특특한 모텔로서 그렇게 쉽게 붕괴되지 않는다. 앞으로 남북이 평화도시를 건설하여 자연스럽게 왕래하고 교류의 폭을 넓히면서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한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가 명시되어 있다. 북한에서도 종교시설 내에서의 종교활동은 가능하다. 밖에 나와서 포교활동 등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


태그:#남북문화의 차이, #서서히 변화하는 북한문화, #평화도시, #통일읭 새로운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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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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