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KOVO컵 스타'... 최은지(KGC인삼공사)-김미연(흥국생명·오른쪽)

여자배구 'KOVO컵 스타'... 최은지(KGC인삼공사)-김미연(흥국생명·오른쪽) ⓒ KOVO


[기사 수정 : 7일 오후 3시 19분]

벤치만 지키던 비주전 선수와 새롭게 팀을 옮긴 이적생들이 펄펄 날고 있다. V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여자부 단독으로 열린 2018 여자배구 KOVO컵 대회가 연일 배구팬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에서 개막한 '2018 보령·한국도로공사컵 여자프로배구 대회'가 8개 출전 팀이 한 번씩 경기를 치렀다.

초반 흐름은 단연 이적생과 비주전 선수의 화려한 무대였다. 대회 전부터 예상됐던 현상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여자배구 KOVO컵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와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으면서 과거 어느 대회보다 국내 선수의 역할이 큰 변수였다.

특히 부상 선수의 복귀와 경기력, 새로 팀에 들어온 이적생의 적응도, 비주전 선수의 활약 등이 우승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만년 비주전' 최은지·하효림... 화려한 '제2 배구 인생' 열리나

개막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 새롭게 이적해 온 최은지(182cm·레프트)와 하효림(172cm·세터)이 눈부신 활약을 하며 웃음꽃이 만발했다.

최은지는 주 공격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23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특히 4세트 막판과 5세트에서 결정적인 공격 득점으로 역전승을 주도했다. 하효림은 주전 세터 이재은이 부진하자, 4~5세트 주전 세터로 나서 역전승에 큰 기여를 했다.

최은지의 활약은 KGC인삼공사의 취약점인 레프트 한 자리를 든든하게 메워줄 것으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는 V리그에서 KGC인삼공사의 순위 상승과 직결될 수 있는 변수다. 하효림도 이재은의 백업 세터로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은지와 하효림은 지난 시즌까지 한국도로공사 소속이었다. 최은지는 올해 FA 자격을 얻어 KGC인삼공사에 영입됐다. 하효림은 지난 7월 24일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팀을 옮긴 지 불과 10여일밖에 되지 않았다. 두 선수는 이적생인 동시에 지난 시즌까지 벤치를 주로 지켜 온 비주전 선수였다. 새로운 팀에서 제2의 배구 인생을 화려하게 꽃피울 기회를 얻은 셈이다.

​돌아온 백목화·이나연 '강력한 데뷔전'... 무명 박민지 '깜짝 활약'

 돌아온 백목화(IBK기업은행·왼쪽)... 수련선수 출신 박민지(GS칼텍스·오른쪽)

돌아온 백목화(IBK기업은행·왼쪽)... 수련선수 출신 박민지(GS칼텍스·오른쪽) ⓒ KOVO


​GS칼텍스는 부상에서 복귀한 이소영(176cm·레프트)이 30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정상적인 몸 상태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수련 선수로 뽑힌 박민지(176cm·레프트)가 무려 15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가대표 강소휘의 공백에도 우승 후보 KGC인삼공사와 풀세트 접전을 펼친 것은 박민지의 '깜짝 활약' 덕분이다.

트레이드로 이적해 온 이고은(170cm·세터)도 주전 세터로 나서 좋은 활약을 했다.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은 지난 6월 국가대표급 세터인 이고은과 이나연을 맞교환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바 있다.

개막전에 이어 열린 IBK기업은행-태국EST 경기는 예상을 깨고 IBK기업은행이 국내 선수의 고른 활약으로 3-0 완승을 거두었다. IBK기업은행은 고예림이 22득점, 백목화가 11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했다.

백목화(176cm·레프트)는 2년여의 공백 끝에 올 시즌 KGC인삼공사에서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또한 GS칼텍스에서 이적해 온 이나연(173cm·세터)도 빠르고 다양한 토스워크를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비주전인 박세윤(177cm·레프트), 변지수(181cm·센터)도 이날 선발 주전으로 나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김미연, FA 가치 입증... 정시영, 쏠쏠한 FA 보상 선수

6일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인 한국도로공사에 3-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도 비주전이었던 김주향(180cm·레프트)이 선발 주전으로 나서 팀 내 2번째로 많은 15득점을 올렸다.

흥국생명에서 FA 보상선수로 이적해 온 정시영(180cm·센터)도 위력적인 속공을 선보이며 팀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정시영은 10득점을 기록했다. V리그에서 거의 출전하지 못했던 신인 김다인(171cm·세터)도 인상 깊은 토스워크로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 팀인 베틴뱅크에 압승을 거둔 흥국생명도 이적생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올 시즌 FA로 합류한 김미연(177cm·레프트)은 21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서브 득점만 9득점을 기록했다.

김미연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의 약점이었던 레프트 한 자리를 메워줄 구세주로 떠올랐다. FA로 이적해 온 김세영(190cm·센터)도 흥국생명의 높이를 한층 강화시켰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최하위로 주저앉았던 흥국생명은 김미연·김세영 영입으로 올 시즌 다시 정상을 노리고 있다.

한편, 비주전 선수였던 이한비(177cm·레프트)도 13득점을 올리며 김미연과 함께 팀 승리를 주도했다. 국가대표 주전 리베로였던 김해란(168cm·리베로)도 부상에서 복귀해 견고한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배구 불모지 보령시, V리그급 '관중 열기'

 여자배구 KOVO컵 열기...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 (2018.8.5)

여자배구 KOVO컵 열기... 충남 보령시 보령종합체육관 (2018.8.5) ⓒ KOVO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많은 선수가 차출된 한국도로공사는 선수 구성의 열세를 절감하며 현대건설에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해 온 우수민(177cm·레프트)은 도로공사 레프트진을 두텁게 할 기대감을 갖게 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우수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V리그 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비주전 선수와 이적생의 맹활약이 배구팬들에게 신선한 관심을 불러모으면서 보령종합체육관은 많은 관중이 찾고 있다. 대회 첫날인 5일 184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6일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1657명이 배구장을 찾았다.

보령종합체육관의 좌석수는 2742석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배구 정규리그 평균관중은 1971명이었다. 배구 불모지나 다름없는 지방 도시에서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V리그 못지않은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갈수록 치솟는 여자배구의 인기를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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