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大林)을 영어로 옮기면 '빅 포레스트'다. 중국 동포가 많이 사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어느날 갑자기 '폭망'한 연예인 신동엽(신동엽 분)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정상훈 분), 그리고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최희서 분)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블랙코미디 드라마 <빅 포레스트>가 30일 오전 제작발표회를 열고 취재진 앞에 첫 선을 보였다.

<빅 포레스트>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에 시작되는 tvN의 새로운 드라마로 '불금 시리즈'라 이름 붙었다. SNL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쳐 만들어낸 작품이다. 신동엽과 정상훈이 함께 드라마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고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빅 포레스트>를 기획한 안상휘 국장은 "의사나 검사나 형사가 나오는 게 아닌 주1회짜리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장르물 드라마가 하나쯤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대림을 배경으로 한 이유?


'빅 포레스트' 신동엽-정상훈, 막상막하 배우 신동엽과 정상훈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서로의 연기에 대해 칭찬하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가운데는 배우 최희서.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톱스타 신동엽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가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대림 오프로드 생존기' 블랙코미디다. 9월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배우 신동엽과 정상훈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서로의 연기에 대해 칭찬하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가운데는 배우 최희서.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톱스타 신동엽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가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대림 오프로드 생존기' 블랙코미디다. 9월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 이정민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신동엽과 정상훈은 농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코미디 연기'의 일부를 보여주었다. 시청자들은 <빅 포레스트>를 통해 <남자 셋 여자 셋>(1996), <헤이헤이헤이>(2002), <뱀파이어 아이돌>(2011) 이후 오랜만에 신동엽의 드라마 연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신동엽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 SNL 코리아 >를 했던 제작진과 새로운 실험 정신을 가진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오래 전에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면서 드라마 연기에 다시 도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신동엽은 "연기는 굉장히 힘들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드라마를 찍는 게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경건한 마음으로 볼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빅 포레스트' 박수원 감독 박수원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톱스타 신동엽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가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대림 오프로드 생존기' 블랙코미디다. 9월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박수원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한편, 박수원 피디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차기작으로 <빅 포레스트>를 연출하게 됐다. 박 피디는 '대림'을 배경으로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대림은 한국에 있으면서도 중국 같은 느낌이 드는 동네더라. 이런 곳에 망한 연예인이 들어와서 산다면 남들 시선을 피해 편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네가 주는 특징 때문에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 주연배우 중 최희서만 이름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 "조선족 싱글맘으로서 특징 있는 이름이면 좋을 것 같아 임청아라는 동명 배우가 있는데 그 이름을 갖고 와서 캐릭터 이름으로 만들게 됐다"고 했다.

'빅 포레스트' 안상휘 책임프로듀서 안상휘 책임프로듀서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톱스타 신동엽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가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대림 오프로드 생존기' 블랙코미디다. 9월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안상휘 책임프로듀서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조선족 희화화를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서 박수원 피디는 "그런 반응과 우려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시트콤적인 드라마 특성상 재밌는 일도 있을 수 있고 안 좋은 일도 있을 수 있는데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갖고 제작하는 건 아니고, 비하하는 그림도 미화하는 그림도 없다"고 밝혔다. 또 안상휘 국장은 "요즘 논란이 많이 생기고 있는 건 삶이 팍팍해져서가 아닌가 싶다"면서 "웃음으로 그 삶을 보듬어드리고 싶다. 편견없이 봐달라"고 당부했다.

신동엽, "실제로 사채 쓴 적 있다" 고백하기도

방송인 신동엽은 <빅 포레스트>에서 몰락한 연예인 신동엽 역할로 나온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신동엽은 "실제로 사채를 쓴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신동엽은 "은행에 가서 대출받는 것조차 아무도 몰랐으면 싶어서 3개월 정도 사채를 쓴 적이 있다. 사채업자에게 쫓기고 힘들어하는 장면의 대본을 보면서 실제로 사채를 써본 적이 있어 연기하면서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빅 포레스트' 신동엽, 정극 도전! 배우 신동엽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어려웠던 시절 이야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톱스타 신동엽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가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대림 오프로드 생존기' 블랙코미디다. 9월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배우 신동엽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어려웠던 시절 이야기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몇 번 이야기를 했듯 사업 등을 새롭게 시작할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그랬는데 그게 내 마음처럼 잘 안 돼서 상처받은 적도 있고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적도 있다. 보증을 잘못 서거나 그랬을 때 굉장히 힘든 적도 있었다. 촬영이 끝나고 휴대폰을 확인하면 문자나 전화가 300개 정도 와있을 때도 있었다. 일일이 다시 전화하고 문자하고 다시 촬영에 들어가야 하고 온전한 정신으로 촬영하지 못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 창피해 다른 사람들이 물어볼 땐 '그 정도로 힘들진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사채를 한 세 달 정도 쓴 적도 있다.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는 것도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그렇게 했다. 그런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있고 또 캐릭터가 상당히 재밌고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그나마 나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극 중 캐릭터와 실제 내 모습은 다르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웃음을 보여드리려 애를 쓰고 있다. 실험정신을 가진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그동안 해왔던 시트콤과는 달리 정극 형태의 작품이기 때문에 나로서는 굉장한 도전이다.

<인생술집>에서 이순재 선생님이랑 손숙 선생님이랑 촬영할 때 배우가 시간 날 때 연극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시더라. 드라마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장르고 영화는 감독의 예술일 수도 있는데 연극은 온전히 배우가 무대에 서서 자신을 진짜 관객 앞에서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지만 시간 날 때 연극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신다는 것이다.


나 역시 대학교 때 연극을 전공했고 처음에는 연기하는 걸 좋아했지만 개그맨으로 데뷔하면서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 다른 개그맨들 보다는 그래서 콩트 연기나 드라마, 시트콤을 해오기도 했다.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갈증은 평생 기회가 닿는다면 조금씩 채워나가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빅 포레스트>를 하면서 다른 프로그램에서 느끼지 못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최희서의 코미디 연기 도전, 과연 어떨까

배우 최희서는 영화 <박열>로 신인상을 휩쓸고 난 뒤 여성 네 명 주연의 드라마 <미스트리스>를 거쳐 코미디 드라마 <빅 포레스트>로 차기작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최희서는 "늘 새로운 도전을 염두에 두고 차기작을 선택한다"면서 "<미스트리스>도 스릴러이면서 여성 4명이 이끌어나가는 드라마였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밝혔다.

최희서는 "연극이 아닌 매체에서 코미디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 겁이 났지만 신동엽과 정상훈 선배님의 코미디 연기를 좋아해 베테랑 선배님들의 코미디 연기를 옆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빅 포레스트>를 차기작으로 선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답했다.

역시 중국인 사투리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정상훈은 '조선족 싱글맘' 역할을 맡은 최희서에 대해 "(중국 사투리 연기를) 잘 하시더라. 촬영 때도 중국 동포 분들이 쓰시는 사투리를 계속 연구하고 따라하시고 녹음기로도 비교해가면서 연기를 준비하신다"면서 최희서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빅 포레스트' 최희서-정상훈, 알고보니 러브라인 배우 최희서와 정상훈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웃고 있다.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톱스타 신동엽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가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대림 오프로드 생존기' 블랙코미디다. 9월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배우 최희서와 정상훈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웃고 있다. ⓒ 이정민


두 사람은 <빅 포레스트>에서 각각 싱글맘과 싱글대디 역할을 맡아 색다른 러브라인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한다. 정상훈은 최희서와의 로맨스 연기를 언급하면서 "감사하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신동엽은 질문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시청률 공약을 언급하면서 "이런 자리에서 주로 시청률 공약을 물어보시는데, 정상훈씨가 우스갯소리로 시청률 3%가 넘으면 티팬티를 입고 대림동 거리를 다니겠다고 말했다"면서 "내가 공약이라는 게 누군가는 기분 좋고 그래야 하는데 이건 다들 손해인 것 같아 하지 말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정상훈은 바로 "신동엽씨도 대기실에서 시청률 10%가 넘으면 자기 재산을 모두 내놓겠다고 말했다"고 응수했다.


'빅 포레스트' 정상훈, 대림동으로 가요! 배우 정상훈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빅 포레스트>는 서울 대림동을 배경으로 폭망한 톱스타 신동엽과 초보 사채업자 정상훈, 조선족 싱글맘 임청아가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린 '대림 오프로드 생존기' 블랙코미디다. 9월 7일 금요일 오후 11시 첫 방송.

▲ '빅 포레스트' 정상훈, 대림동으로 가요! 배우 정상훈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불금시리즈 <빅 포레스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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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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