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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카톡을 여니, '오늘 생일인 친구'에 노회찬 의원님이 뜨네요. 아~ 하는 탄성과 함께 급 우울해집니다. 어제 본회의장에서도 계시던 자리에 없으신 걸 보고, 가슴이 허했는데... ㅠㅠ 지금쯤은 편안한 곳에 가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비례대표)이 31일 오전 일찍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봤다. 그리고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1년 전 오늘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살펴봤다.

글 하나가 있었다. 오후 5시 20분, 그는 "만약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당을 해산하겠다고 답변했다"며 전날 자신이 출연했던 YTN <호준석의 뉴스인> 인터뷰 영상을 소개했다.

"책이 문제 제기를 한다면 바꾸는 건 정치"

2017년 8월 29일 열렸던 예스24 주최 '문화학교' 행사에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와 함께 참석했던 노회찬 의원. 당시 두 사람이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2017년 8월 29일 열렸던 예스24 주최 '문화학교' 행사에 <82년생 김지영>의 조남주 작가와 함께 참석했던 노회찬 의원. 당시 두 사람이 함께 촬영한 기념사진이다.
ⓒ 노회찬의 '공감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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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온 뉴스를 통해 '노회찬 타임라인'도 알아봤다.

오전 9시, 그는 당 상무위 모두 발언을 통해 교육부의 외고·자사고·영재고 우선 선발권 폐지 방침과 관련하여 "특혜를 폐지하는 조치로서 당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평준화 지역은 일반고처럼 선지원 후추첨 등 추첨 전형으로 바꾸는 등 교육의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적합도 설문조사 결과도 눈에 띄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 그는 5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앞에는 박원순, 이재명, 황교안, 안철수 등 이름이 있었고, 그의 뒤에는 정청래, 박영선, 나경원, 이혜훈, 김성태 등 이름이 있었다.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데 특히 노회찬 의원의 공이 컸다는 뉴스도 있었다. 생일 이틀 전 열렸던 예스24 주최 '문화학교'에 조 작가와 함께 참가하기도 했던 노 의원은 앞서 2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좋아질 거라 생각했어요. 제가 쓴 책도 아닌데 대통령께 책을 선물하며 '82년생 김지영을 안아 주세요'라고 썼던 것도 그래서죠. 책이 문제 제기를 한다면 바꾸는 건 정치입니다. 정치인들은 법이나 정치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뽑힌 사람들이니까요."

"'이게 나라냐'는 물음, 제대로 답이 안 나오고 있다"

2017년 9월 1일, 정의당 의원단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촛불민심이행 정기국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2017년 9월 1일, 정의당 의원단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촛불민심이행 정기국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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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전 10시에 했던 말 역시 정치인의 책임을 강조한 것이었다.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촛불시민혁명 이후 국회의 역할을 묻는 '2017년 적폐청산 개혁입법 과제 대토론회'에서 그는 축사를 통해 "박근혜는 이미 퇴진했으나 '이게 나라냐'는 그 물음 앞에 아직 제대로 된 답은 나오고 있지 않다"면서 "국회는 촛불혁명에서 나왔던 절절한 요구들을 관철시키는 데 앞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5당 후보들이 TV토론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한 약속은 낙선했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니냐"면서 "그 5당이 고통으로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우선적으로 실현하자고 얘기했고 합의했지만 아직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래도 생일은 생일, 환하게 웃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1년 전 오늘,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 의원에게 생일 케이크를 전달했다. 당 상무위 참석자들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이 대표 역시 활짝 웃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7월 27일, 이 대표는 그의 죽음에 대해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 명을 잃은 것이 아니다"면서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결식장에서 울먹이면서 그렇게 말했다.

"'이게 나라냐'는 말은 '이게 국회냐', '이게 사법부냐'와 같다" 

2017년 8월 31일, 그 날은 노회찬 의원의 생일이었다. 당 상무위 현장에서 이정미 대표는 그에게 생일 케이크를 전달하고 축하 노래도 불러줬다. 당시 현장은 <뉴시스>가 기록을 남겼다.
 2017년 8월 31일, 그 날은 노회찬 의원의 생일이었다. 당 상무위 현장에서 이정미 대표는 그에게 생일 케이크를 전달하고 축하 노래도 불러줬다. 당시 현장은 <뉴시스>가 기록을 남겼다.
ⓒ 네이버 뉴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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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년 전 오늘, 노 의원의 '2017년 적폐청산 개혁입법 과제 대토론회' 축사 전문.

"아주 중요한 토론회가 적시에 열린 듯합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내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는 촛불시민혁명이후 첫 정기국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뜻에서 정의당에서도 이번 정기국회가 촛불민심 촛불시민혁명과정에서 나온 우리 국민들의 요구를 앞서서 실현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규명을 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만 백만 명을 처음 돌파했던 11월 12일, 그 광장에 모인 수많은 참가자들이 들었던 손 팻말은 '박근혜 퇴진' 그리고 '이게 나라냐' 두 가지였습니다. 박근혜는 이미 퇴진했습니다. 그러나 '이게 나라냐'는 그 물음 앞에 아직 제대로 된 답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이게 나라냐'는 말은 '이게 대통령이냐', '이게 국회냐', '이게 사법부냐'라는 말과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회는 촛불혁명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촛불혁명에서 나왔던 절절한 요구들을 관철시키는 데에 국회가 앞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저는 지난 5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5당 원내대표를 초청해서 환담했던 그 자리에서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5월 9일 이루어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인은 한 명이지만 주요 5당 후보들이 TV 토론 등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한 약속들이 있고, 그 약속은 낙선했다 하더라도 지켜야 될 의무가 있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그 5당이 공통으로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우선적으로 실현하자고 얘기했고 합의했습니다. 합의문에 넣어서 발표까지 했습니다만 아직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국회가 국민들에게 한 그러한 약속을 우선 실현하는 국회, 그리고 촛불시민혁명에서 제기된 요구들을 우선 실현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정의당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이 토론회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경청해서 정기국회에 반영하는 데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그:#노회찬, #채이배, #이정미, #조남주,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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