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금요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 포스터.

tvN 새 금요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 포스터. ⓒ tvN


흔히 긴장이나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맞이했을 때, 우리는 드라마틱(dramatic)하다는 말을 사용한다. 실제로 영어사전을 펼쳐보면 'dramatic'은 '극적인, 감격적인, 인상적인'이라는 뜻으로 정의돼 있다. 그것이 드라마(drama)에서 비롯됐다는 건 굳이 부연하지 않아도 될 터. 그만큼 드라마라는 단어 혹은 장르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응급실의 숨가쁜 순간들을 담아낸 의학 드라마나 치밀한 두뇌 게임을 그려낸 수사물,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정치물, 시종일관 뒷목을 잡게 만드는 막장 드라마 등 말 그대로 극적인 드라마가 먼저 눈길을 끄는 게 사실이지만, 때론 아무런 시름 없이 마음 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드라마가 그리운 순간이 있다. tvN <톱스타 유백이>가 바로 그런 드라마다. 

톱스타 유백(김지석)은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다. 음주 측정 불응죄로 현행범 체포를 고지 받은 상황에서 시상식에 가야 하니 5분만 기다려달라며 경찰을 황당하게 만들고, 정작 시상식에서는 트로피를 택배로 보내달라며 망언을 내뱉는다. 또 촬영장까지 찾아온 기자들에게 "나는 팬들의 애정을 구걸하는 거지가 아니"라는 막말로 여론의 맹비난을 받기에 이른다. 
 
 <톱스타 유백이>의 한 장면

<톱스타 유백이>의 한 장면 ⓒ tvN

 
발등에 불이 떨어진 소속사 대표 서일(조희봉)은 유백을 '여즉도'라는 섬으로 보낸다. 경치 좋은 곳에 있는 리조트에서 조용히 휴가를 보내라는 이유였다. 유백은 서일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배를 타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유백이 가게 된 여즉도는 서일의 설명과는 달리 외딴 섬이었다. TV, 휴대폰, 인터넷 등 문명과 완전히 단절된 천혜(天惠)의 섬에서 강제 유배 생활이 시작된 셈이다. 유백이의 유배기다!

여즉도에 도착한 유백을 맞이한 건 바로 '깡순'이 오강순(전소민)이었다. 여즉도에서 자라 할머니(예수정)와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던 강순은 유백의 무례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백은 강순의 할머니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두고 "나트륨이 잔뜩 들어간 짠 음식"이라며 거절하고, 서핑보드에 말려 놓은 물고리를 땅에 버리는 등 강순의 심기를 건드리고 만다. 

잔뜩 화가 난 강순은 결국 황소만 한 멧돼지도 단숨에 쓰러뜨렸던 공포의 박치기로 유백을 응징하기에 이른다. 다시 배가 뜨기까지 남은 시간은 2주, 과연 유백과 강순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까. 이른바 '문명충돌 로맨스'라 명명된 그들의 러브 스토리가 기대된다. 또, 미스터리한 능력을 지닌 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도 궁금증을 더한다. 
 
 <톱스타 유백이>의 한 장면

<톱스타 유백이>의 한 장면 ⓒ tvN

 
<톱스타 유백이>는 tvN의 두 번째 '불금 시리즈'다. 첫 주자였던 <빅 포레스트>는 0.97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의 초라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비하와 미화 없이 사람 냄새 나는 중국 동포를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지만, 낮은 시청률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한편, <톱스타 유백이>는 2.8%로 스타트를 끊었다. <빅 포레스트>가 첫회에 2.16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조금 높은 수치다.

<톱스타 유백이>가 <빅 포레스트>와 같은 흐름을 타지 않기 위해서는 2회 시청률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일주일에 한 회밖에 방송되지 않는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아직까지 낯선데, 이 약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MBC <나 혼자 산다>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심야 시간(23시)대에 방송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거기에 유재석(SBS <미추리 8-1000>)까지 뛰어들었으니..

그럼에도 <톱스타 유백이>가 지닌 장점은 확실히 도드라진다. 조금 뻔하고 유치하지만, 아무런 근심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웃으며 볼 수 있다. 자극적이지도 않고, 악역도 없다. 드라마판 <삼시세끼>라 할 만큼 포근하고 푸근하다. tvN <응답하라 1988>를 연출한 유학찬 PD와 MBC <지붕뚫고 하이킥>을 집필한 이소정·이시은 작가 등 제작진에 대한 신뢰도 <톱스타 유백이>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톱스타 유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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