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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윤지오씨의 증언 관련 기사를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윤지오씨의 증언 관련 기사를 한 차례도 내지 않았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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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사 관련 인물 3명에 대해서도 참석자 문건에서 확인한 인물에 대해 명확하게 진술했습니다."

지난 12일 고 故 장자연씨의 동료인 배우 윤지오씨와 함께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출석한 윤씨 측 차혜령 변호사의 말이다. 이런 윤씨의 기억과 진술은 일관성을 유지해왔다. 지난 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최초로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던 윤씨는 이렇게 말했다.

"(장자연 리스트를) 딱 한 차례 봤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는 이름도 물론 있고 아닌 이름도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언론사의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이 거론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조선일보> 측으로부터 무언의 '협박'에 해당하는 미행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윤씨는 방송에서 과거 경찰 조사 당시 위험하게 운전하며 끝까지 쫓아오며 미행한 언론이 있었다며 "언론사 차량이 아예 (로고가) 프린팅이 돼 있는 차를 가지고 쫓아왔었어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윤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 로고는 다름 아닌 <조선일보>였다.

이렇게 현재까지도 협박과 위협을 느낀다는 윤씨에게 국민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지난 8일 게시된 <고 장자연씨 관련 증언한 윤**씨 신변보호 청원>은 31만을 훌쩍 넘겼다. 그러자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청 피해자 보호과에 해당 변호사를 통해 피해자 윤씨가 신변 보호를 받도록 요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윤씨의 호소 덕분일까. '장자연 사건'과 재조사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날로 고조되는 형국이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지난 12일 게시된 <故장자연씨의 수사 기간 연장 및 재수사를 청원합니다>란 제목의 청원은 16일 오전 11시 기준 참여 인원 50만 명을 돌파했다. 가히 폭발적인 관심이다. 

어디 그 뿐인가. 고 장자연씨의 10주기 이튿날인 지난 8일 윤씨는 sns를 통해 "자연 언니의 10주기에 맞춰 '김현정의 뉴스쇼', '이이제이', 'SBS 8시 뉴스', 'KBS 9시 뉴스', '연예가 중계'에 생방송과 녹화촬영을 진행했다"며 "공중파와 종편을 포함하여 2곳의 언론사를 제외하곤 각종 매체에서 출연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윤씨는 다수의 방송과 팟캐스트 등에 출연해서 '장자연 사건'에 관해 증언했고, 이로 인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도 수차례 오르는 둥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국민적 관심과 쏟아지는 보도에도 일관되게 침묵을 유지하는 유일한 언론이 있다. 바로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윤씨가 증언에 나선 지난 5일 이후 단 한건도 윤씨 관련 기사를 보도하지 않고 철저하게 외면했다. 지면과 온라인은 물론 <TV조선>도 마찬가지였다. 이쯤 되면, '금기'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의도적으로 묵살한 목소리는 윤지오씨의 호소 뿐만은 아니었다.

윤지오의 호소, '장자연 사건' 재조사 목소리 묵살하는 '조선'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사람들 “장자연 성상납 사건 진상 규명하라" 언론시민사회단체와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선일보> 인근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우 고 장자연 씨 성상납 강요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장 씨의 죽음은 사회적 타살로 우리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상징한다”라며 “여성 연예인에 대한 인권 침해, 성상납을 매개로 이뤄지는 권력을 향한 추악한 로비,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불평등, 선출되지 않은 무소불위 언론권력의 횡포, 권력을 악용한 우리 사회의 온갖 추악한 형태이다”고 말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와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이 2018년 4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선일보> 인근 코리아나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우 고 장자연 씨 성상납 강요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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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2일 용산지역 철거 사건(2009년) 등 5건을 2차 사전조사 대상 사건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상 사건에는 경찰이 범인이 아닌 사람을 고문해 허위 자백을 받아낸 '춘천 강간 살해 사건'(1972년)을 비롯해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1990년), 'KBS 정연주 배임 사건'(2008년), '장자연 리스트 사건'(2009년) 등이 포함됐다. 위원회는 사전조사를 통해 본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 넘길 예정이다."

지난 2018년 4월 <검찰 과거사 위원회, 재조사 대상 5건 추가 선정>이란 지면 기사를 제외하고, '장자연'이란 세 글자는 <조선일보>의 금칙어, 금기어와 같았다. 청와대 국민 청원의 폭발적 관심과 다수 매체의 잇따른 보도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가 윤지오씨의 호소를 묵살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수억 원의 개런티를 받는 연예인, 수십억 원의 재력가 스타가 존재하는 우리 연예계 한쪽에서는 꿈을 담보로 잡힌 채 고통을 겪고 있는 무명 여배우라는 존재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그들을 유린하는 건 그들보다 힘이 센 사람들이다"(2009년 3월 10일 <조선일보> '전 힘없는 신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기사 중에서)

이와 관련, 지난 15일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가 16일 방송 예고를 통해 소개한 <조선일보>의 2009년 3월 기사다. <조선일보>는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문건 속 문구와 함께 장씨의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지장, 사인이 적힌 '장자연 문건' 내용 일부를 찍은 사진까지 공개한다.

하지만 문건 속 '조선일보 방 사장'이란 이름이 등장했다는 보도와 비난 여론이 쏟아지면서, <조선일보>의 태도는 돌변했다. 같은 해 4월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한 49일간의 비방 공격>, <조선일보의 명예와 도덕성 문제>라는 사설과 '김대중 칼럼' 등을 통해 해당 내용을 반박하면서 "조선일보는 이 악의적 세력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엄격히 물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결국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윤지오씨의 호소는 물론 빗발치는 재조사 요구와 거세지는 여론도 묵살하고 있다. 이러한 <조선일보>의 묵살은 '장자연 사건'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14일 민갑룡 경찰청창이 출석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 역시 <조선일보>가 등장했다. 하지만 '조선'은 역시 이 장면을 교묘히 '점프'해 버렸다. 

<조선일보>에 'PD수첩', '방용훈', '고 이미란'은 없다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하는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 등을 다룬 MBC < PD수첩>의 한 장면.
 고 이미란씨 사망 사건을 다룬 MBC < PD수첩>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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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 경찰청장에게 <조선일보> 사주 일가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를 촉구했다. 15일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홍 의원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친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부인의 자살과 관련해 경찰이 부실 수사했는지 다시 검토하라고 지적했다.

고 이미란씨 사망 사건은 지난 5일 MBC < PD 수첩 > '호텔 사모님의 마지막 메시지' 편 방송 이후 부실수사와 방 사장 일가와 경찰 유착 관계가 의혹으로 떠오른 바 있다. 방송 직후 며칠 간 '실검'을 장식하고 관련 보도와 후속 보도가 잇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조선'은 이 이슈를 외변해 버렸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고 이미란씨 자살 사건 당시 경찰은 가족들에게 공동존속상해죄 기소를 요청했는데, 검찰은 강요죄만 적용했다. 검찰이 저지른 '봐주기'는 검찰과 이야기해야 할 사안이지만 경찰 역시 부실수사한 점이 있다"며 "이미란씨 사망 이후 방용훈 사장과 그 아들이 도끼랑 돌을 들고 이씨 친정 현관을 두드린 건 주거침입죄인데 용산경찰서가 무혐의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홍익표 의원의 <조선일보>에 대한 언급과 더불어 '정준영 사건'에 대한 질타로 민 청장이 곤욕을 치렀던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조선일보>는 어떻게 다뤘을까. 15일자 <與, '김학의 성접대 의혹' 꺼내 황교안·곽상도 겨눈다> 기사가 '조선'의 논조를 잘 드러낸다. 이 기사는 이날 행안위 회의에서 불거진 '김학의 성접대' 의혹과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민주당 의원들의 '황교안․곽상도 흠집내기'라 규정했다.

또 <미디어오늘>은 홍 의원이 <뉴스타파> 보도로 드러난 이른바 '박수환 게이트', 즉 조선일보, 한국경제신문 간부 등이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홍보대행사 뉴스컴) 대표를 통해 대기업 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물론, 홍익표 의원의 <조선일보> 관련 의혹이나 '박수환 게이트'에 대한 언급은 단 한줄도 없었다. 마치 '장자연'이나 '윤지오'란 이름을 '삭제'시킨 것처럼. 

반면 <조선일보>와 <TV조선>은 '정준영 사건' 보도는 쏟아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발 더 나갔다. 제작 중단을 선언한 KBS <1박 2일>을 예로 들어, 공영방송 KBS는 물론 지상파의 편향성 문제를 재차 거론하는데까지 나아갔다. 16일자 김윤덕 문화부장의 <정준영과 현실 권력에 면죄부 준 지상파>이란 칼럼을 통해서다.

"예능은 性 범죄자 봐주고 시사는 정부失策(실책) 눈감고", "철학도 원칙도 염치도 없이 날로 추락해가는 공영방송"이란 논조를 통해 정준영 사건을 통한 KBS의 편향성을 공격하는 식이다. 그러한 예리한 '칼날'로 부디 '장자연 사건'을 좀 다뤄주시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다.

<조선일보>의 높은 윤리의식? '장자연 사건' 보도가 먼저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지난 2016년 5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지난 2016년 5월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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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비판을 불편해하는 세력이 조선일보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공격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조선일보 창간 99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방상훈 사장이 기념사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방 사장은 "조선일보의 위상이 커지면 커질수록 조선일보 기사와 임직원 개개인을 바라보는 독자와 국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 스스로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윤리 의식을 갖춰야 하는 이유"고 말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방 사장은 "결코 기자 정신이 위축돼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기자정신'에 충실해야 한다.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을 보도한다는 기자정신을 되새기면서 더 정확하고 품격 높은 기사로 한국 미디어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아마도 방 사장은 '50만 청원'을 돌파한 가까운 '장자연 사건 재조사' 목소리도 '<조선일보>의 비판을 불편해하는 세력'이라 치부할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좋다. 그 '높은 윤리의식'과 '기자 정신'을 가지고, '장자연 사건'을, 고 이미란씨의 죽음에 대해 철저히 파헤쳐 주시라. 아울러 장자연 문건 속 '조선일보 방 사장'의 진실이 규명됐을 때, 그 높은 윤리의식과 기자 정신 역시 국민들의, 독자들의 진정한 우러름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또 하나. <조선일보>의 보도로 피해를 본 홍가혜씨의 법정투쟁, 디지틀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승소(6000만 원 손해배상) 그리고 디지틀 조선일보의 항소 소식 역시 꼭 보도해 주길 바란다.

태그:#장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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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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