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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를 규탄하며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청와대 앞 현장최고위원회의 연 자유한국당 "민생파탄 바로 잡겠습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광장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를 규탄하며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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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맞서 장외투쟁에 나섰다. 한국당의 장외투쟁 첫날,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한국당은 2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어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및 당원들과 함께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역사에서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준 이들은 낮 12시 KTX 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떠났다.

이날 황교안 당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대전‧대구‧부산 등을 돌며 지역 당원들과 함게 규탄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선거법은 민생이다? 아니다?... 상호모순 황교안-나경원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서울역 광장 집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전국순회 장외투쟁 돌입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서울역 광장 집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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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해체하라! 그래야 나라가 산다!"
"이 거짓말쟁이들아! 너희가 언제 1인 시위 목소리 들으러 와 봤어?"
"일단 사람이 돼라, 사람이!"


한국당 최고위원회의는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몇몇 시민들이 한국당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항의하는 바람에, 일부 최고위원의 발언이 묻히기도 했다. 당직자들이 나서서 만류하기도 하고, 현 정부를 비판하는 다른 1인 시위자와 언쟁이 붙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연동형비례대표제도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민생과 상관없는 정치적 사안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 요구가 뭔가? 마이너스 경제 살려내고 고통받는 민생 살려달라는 것"이라며 "지금 이 정권은 국정의 우선순위부터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최저임금 맞출 수 없어서 눈물로 직원을 내보내고, 그것도 안 돼서 가게 문 닫는 자영업자들에게 선거법 패스트트랙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청년들은 일자리 찾지 못해 거리를 헤매고, 일터에서 쫓겨난 가장들의 절망이 거리를 메우고 있는데, 공수처 설치가 뭐가 그리 급하나, 전통산업과 신산업 갈등 하나 해결 못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왜 이렇게 목을 매고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정의 우선순위는 경제‧민생‧안보"라며 "그런데 이 정권은 정치보복‧선거승리‧코드인사가 최우선"이라고 외쳤다. 이어 "우리 당은 오늘부터 국민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가열 찬 민생투쟁을 펼치겠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는 민생이다, 선거제가 바로 민생이다"라며 선거제 패스트트랙 반대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를 어디서 논의하나, 국회에서 논의한다"라며 "정부‧여당의 잘못된 정책, 국회에서 야당이 비판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강행은 여당과 그에 동조하는 여권 세력으로 국회를 채우겠다는 것"이라며 "경제폭망의 주범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내년 선거를 이번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제로 하면 가속화되고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각종 반기업 법안이 속속 통과되고 말 것이다. 경제는 좌파 사회주의 실험경제 그 이상이 되고 말 것이다"라는 요지였다.

나 원내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문재인 정권이 왜 좌파독재 정권인지 이야기를 이어갔으나, 주변 시민들의 항의와 욕설로 인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 독재 야욕을 꺾고, 자유와 법치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다"라며 "그것이 바로 민생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다른 최고위원들도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라며 현장 투쟁을 강조했다. 그러나 주변 시민들은 "제발 국민 속으로 들어가라" "밥그릇 지키려는 싸움 그만해라"라고 고성을 내질렀다.

엇갈린 시민 반응... 꽃다발 환영 vs. 쓰레기통에 버려진 홍보물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서울역 광장 집회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및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전국순회 장외투쟁 돌입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서울역 광장 집회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및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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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이은재 의원 등이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 자유한국당, 전국순회 장외투쟁 돌입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이은재 의원 등이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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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앞으로 옮긴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에서 나온 발언도 앞선 최고위원회의 발언들과 대동소이했다. 서울 지역 당원들이 대거 나서면서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나선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고, 일부 시민은 "박근혜를 석방하라!"라는 구호를 따로 외치기도 했다. 

규탄대회 발언을 마친 이들은 서울역 역사 안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나눠주며 선전전에 돌입했다. 홍보물에는 "문 정권, 경제파탄 독재연장 막아내자!" "경기의 규칙이 독재의 규칙으로 전락" "헌정사상 최초의 선거법 날치기 시도!" "부패척결이 공포정치로 둔갑"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역사 안에 있던 다수의 시민은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인사를 반갑게 맞았다. 먼저 다가서서 악수를 건네는 이도 있었고, "파이팅"을 외치거나 사진을 함께 찍자고 요청하는 이도 있었다. 한 백발의 남성은 철쭉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고, 다른 노인은 "한국당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안 돼!"라며 응원하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독재타도! 헌법수호!'가 적힌 유인물을 나눠주던 황교안 대표가 여행장병라운지(TMO)에 들어가 병사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 "독재타도! 헌법수호" 장외투쟁 나선 황교안 대표 패스트트랙 처리에 항의하는 자유한국당이 2일 오전 서울역앞에서 "문재인 STOP! 서울시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순회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독재타도! 헌법수호!"가 적힌 유인물을 나눠주던 황교안 대표가 여행장병라운지(TMO)에 들어가 병사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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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굳은 표정을 한 채 외면하거나, 홍보물을 받은 뒤 그대로 쓰레기통에 구겨서 버리러 가는 이도 있었다. 바닥에 떨어트리는 시민도 있었다. 반면, 떨어진 홍보물을 주워서 먼지를 턴 뒤 안주머니에 챙기는 지지자도 있었다.

황 대표 등이 역사 안 TMO(국군 철도수송 지원 사무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쉬고 있던 국군 장병들에게 다가가자 난감한 표정을 짓는 병사들이 있었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들며 촬영을 거부하는 병사도 있었고, 일부 병사는 황급히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조합원들은 KTX승무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었다. 황 대표 및 한국당 지도부는 이들을 무시한 채 그대로 뒤로 지나갔다.

태그:#자유한국당, #황교안, #나경원, #패스트트랙, #장외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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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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