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대장정'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좌파는 정상적으로 일해 정상적으로 돈 번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운동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 발언은 이날 오후 열린 부산 덕천 주공 2단지 임대아파트 부녀회 간담회에서 나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한국당은 우리나라를 세워 온 사람들이다, 임종석씨가 무슨 돈을 벌어온 사람이냐, 정상적으로 일해 정상적으로 돈 번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당이 일으켜 세운 자유시장경제를 좌파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망치고 있다는 뉘앙스입니다.

그러나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설득력의 '있고 없고'가 결정됩니다. 백 번 양보해 황 대표의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전관예우나 전화변론 등 고액·비공개 수임료 논란에 휩싸였던 사람의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17억 수임료 논란

익히 알려진대로 황 대표는 변호사 시절 17개월 동안 월 평균 약 1억 원씩 총 17억 원에 이르는 고액의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급여를 받아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습니다.

전화변론 의혹도 있습니다.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 횡령사건을 수임하면서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비롯해 법조윤리협의회 제출 자료 중 19건의 수임내역이 삭제된 것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와 관련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이었던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당시 청문회에서 전화변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현행 변호사법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사건 수임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전관예우, 전화변론 의혹, 증여세 탈루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국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에 임명됩니다. 탄핵 정국 당시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황 대표 관련 의혹은 아직까지 속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이 우세합니다. 특히 법조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손꼽히는 전관예우, 전화변론 의혹은 해명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좌파는 정상적으로 돈 번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비판할 처지가 아닌 것입니다.

황 대표는 이날 "온 나라가 경제 파탄의 길로 가고 있다", "민생과 상관없는 선거법, 공수처법을 불법 사보임과 무자비한 폭력을 동원해 악착같이 패스트트랙에 올렸다", "문재인 정권은 좌파독재를 완성하고 연장하기 위해서 브레이크 없는 무리한 질주를 하고 있는 것"이라 하는 등 작심한 듯 정부·여당을 맹폭했습니다.

그러나 황 대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해 무리한 정치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황 대표의 '경제 파탄' 주장은 흑색선전에 가깝습니다. 2018년 10월 'IMF'가 발행한 'World Economic Outlook'을 살펴보겠습니다.

보고서에서 IMF는 우리나라의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2019년 전망치는 2.9%에서 2.6%로 각각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당과 보수언론은 경제위기론을 확산시키며 소득주도성장 때리기에 앞장섰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말미암아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한국당과 보수언론의 주장은 과연 맞는 말일까요. 보고서는 최근 경제호황을 맞고 있는 미국의 2018년과 2019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9%와 2.5%로 예상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사상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해 있다던 우리나라와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큰 축인 독일의 경우는 2018년과 2019년 경제상장률을 각각 1.9%, 1.9%로 전망했습니다. 이밖에도 일본은 1.1%와 0.9%, 프랑스는 1.6%와 1.6%, 영국은 1.4%와 1.5%, 캐나다는 2.1%와 2.0%로 예상했습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대다수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우리나라보다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IMF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다수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전반적으로 하향조정했습니다. 이는 IMF가 2018~2019년도의 세계 경제 전망을 밝게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관련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저성장의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당과 보수언론은 이같은 내용은 함구한 채 IMF 등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종했다는 부분만 '콕' 찝어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을 뿐더러 지극히 악의적이고 편향적인 정치공세입니다. 한국당 등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보다 경제성장률이 나쁜 선진국들은 경제파탄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폭망'했어야 합니다. 

비판도 정확한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해야
 
장외집회 나선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패스스트랙 처리 등에 대해 항의하며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장외집회에서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 뒤로 대형 조선일보 간판이 걸린 코리아나 호텔 건물이 보인다.
▲ 장외집회 나선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월 2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패스스트랙 처리 등에 대해 항의하며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장외집회에서 규탄연설을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 뒤로 대형 조선일보 간판이 걸린 코리아나 호텔 건물이 보인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여야 4당이 의결한 패스트트랙도 마찬가지입니다. 패스트트랙은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지난 2012년 주도해 만든 국회선진화법의 내용 중 하나입니다. 작금의 한국당처럼, 특정 정당의 맹목적 반대로 쟁점 법안의 상정이 무기한 연기될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 놓은 지극히 정상적 입법과정인 것입니다.

패스트트랙을 의결한다 해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야는 심의과정을 통해 법안을 얼마든지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입법과정인 패스트트랙을 마치 불법인 양 왜곡·호도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패스트트랙 상정을 저지하며 갖가지 불법행위를 저지른 건 한국당입니다. 그들은 국회의원을 감금하고 법안을 탈취하는가 하면, 국회의 기물과 집기를 파손하고, 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국회의사일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습니다.

세간의 시선도 곱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의 참여자수는 무려 180만 명(5월 8일 오전 8시 기준)을 넘었습니다. '동물국회'의 책임이 한국당에 있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좌파독재", "독재타도" 등의 주장도 어불성설입니다. 지금이 "좌파독재" 시대라면 야당 정치인이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 폄훼하고, "문재인 XXX"를 외치는 장면을 감히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경찰의 보호 아래 매주 광화문 광장 등지에서 대정부 투쟁 집회가 개최되고, 유튜브 등 SNS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가짜뉴스가 대량 생산·유포되고, 보수언론이 편향적인 기사를 거리낌없이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이 어떻게 독재라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황 대표가 대여 강경투쟁에 매진하는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숨어있던 샤이 보수층이 집결하면서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하자 보다 자신있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름지기 비판은 정확한 근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황 대표의 주장은 비판이라기보다는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정치공세의 측면이 더 강합니다.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4월 임시국회는 또 다시 '빈손국회'로 끝이 났습니다. 1월과 2월을 통째로 날린 데 이어, 3월과 4월 역시 개점휴업 상태였습니다. 할 일은 태산인데 정작 '열일'을 해야 할 국회가 몇 개월째 손을 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 와중에 한국당은 또 다시 '장외투쟁'을 선언했습니다. 국회 공전은 그 피해가 시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처리가 시급한 민생·개혁 법안들은 켜켜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한국당의 장외투쟁으로 당장 강원 산불 피해 대책과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안 처리가 요원해졌습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도입 법안 심사를 비롯해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법 개정안, 택시·카풀 관련 법안 등도 언제 처리될지 난망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당은 국회 밖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입니다. '민생투쟁대장정'을 시작한 제 1야당 대표가 정작 민생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전관예우·전화변론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는 "좌파는 정상적으로 일해 정상적으로 돈 번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독재정당의 후예들이 속해있는 정당의 대표인 그가 "독재타도"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이 지독한 이율배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 '바람 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와 '국민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댓글2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1인 미디어입니다. 전업 블로거를 꿈꾸며 직장 생활 틈틈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