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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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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가 모두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해 발표했던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에 이어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5개 신도시(330만㎡ 이상)에서 17만3000호를 공급하고 중소규모 택지지구까지 합쳐 총 3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급을 늘려 문재인 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강남이 좋으냐고? 알면서 물어보는 건가요
 
 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계획안.
 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계획안.
ⓒ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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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김현미 장관은 "강남이 좋습니까?"라는 '답정너' 발언을 했다. "국민이 원하는, 어느 지역에 살고 싶다고 했을 때 원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강남에 모든 인프라와 개발을 집중해 놓고, 심지어 막대한 집값 상승을 통해 수억 원의 불로소득을 안겨주고 이같은 현실부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내 집값이 1억 원 오를 때(심지어 전세 사는 사람은 재산이 오르지도 않는다) 강남은 5억 원이 쉽게 오르는데 누가 강남을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과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모든 사람이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일까. 문재인 정부의 인식이 심각히 우려된다.

모든 사람이 강남에 살 필요는 없지만 그간 강남발 집값 상승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의 집값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2017년 4월 6억 원이던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올해 4월 8억2500만 원으로 2억2500만 원, 37%가 상승했다(KB 기준).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집값 상승은 더욱 크다. 각 단지로 보았을 때, 50%가 상승한 곳도 적지 않다. 2018년은 가히 서울 집값이 폭등으로 불릴 정도의 상승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3기 신도시가 강남은 고사하고 서울의 수요를 뺐어올 수 있을까? 수요를 뺏어오기 위해서는 3기 신도시만의 특출난 장점이 있어야 한다. 신도시 특성상 쾌적성은 서울보다 나을 것이지만 각종 편의시설, 문화시설, 교육 등 이미 하나의 성처럼 굳어진 강남과 서울의 특성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그럼 가격적으로는 메리트가 있을까? 이미 지난 2년, 길게는 수십 년간 서울 집값 상승으로 막대한 재산 증식을 지켜본 사람들이 쉽게 이 유혹을 떨칠 수 있을 것인가. 3기 신도시에 그럴만한 이점이 있을까?

2기 신도시는 서울 집값 잡았나

2기 신도시는 수도권 10곳, 충청권 2곳 등 총 12곳이다. 결론적으로, 2기 신도시로 서울 집값은 전혀 잡히지 않았다. 강남을 대체하겠다며 만든, 판교와 위례는 30평 형대가 10억 원을 넘어 강남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뛰었고, 광교 역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 사이 서울 역시 올랐음은 말할 것도 없다. 신도시는 아니지만 대규모 보금자리 택지지구인 하남 미사, 다산신도시도 가격은 덜하지만 서민주거 안정과는 머나먼 이야기이다. 그럼 서울은 아니어도 수도권의 집값은 안정됐을까.
 
 2시 신도시 계획즈음부터의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매매가격 지수.
 2시 신도시 계획즈음부터의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매매가격 지수.
ⓒ KB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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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는 2시 신도시 계획즈음부터의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매매가격 지수다. 2005년 2기 신도시정책 발표와 2006년 판교분양으로 가격이 더욱 상승했다. 2010년 이후 잠시 하락했으나 박근혜 정부의 대폭적인 규제완화와 '빛내서 집 사라'는 정책으로 상승 전환했고, 이후 앞서 말했듯이 문재인 정부 들어 가히 폭등을 기록했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다면서... '바가지 분양가'

지난 십수 년간 막대한 공급을 했음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신도시 아파트가 결코 저렴하게 공급되지 않는다.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분양가를 통제한다고 해도 조성원가를 부풀리고, 민간매각을 통해 땅값이 상승한다. 이후 부풀려진 기본형건축비를 더해 고분양가가 탄생한다.

최근 북위례에서 공급한 아파트의 건축비는 3.3㎡당 900만 원을 넘는다. 35평 형, 7억 원짜리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외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주변시세보다 3억 원이나 싸니까 군말없이 분양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서울뿐만이 아니라 지방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들도 건축비 800만 원은 우습게 넘기는 현실이다.

평택 등 일부 2기 신도시를 보면 초기 분양가는 오히려 주변 지역보다 비싸기까지 하다. 신도시 개발로 집값이 상승하고, 막바지 분양 아파트들은 소위 '로또 아파트'로 불리지만 초기 분양 아파트는 오히려 주변시세보다 비싼 경우도 많다.

신도시 공급으로 저렴한 주택이 쏟아져야 집값이 하락하겠지만, 과거 신도시들은 결코 그러한 주택을 공급하지 않아 왔기 때문에 주변 시세까지 덩달아 뛰었다.
 
 2기 신도시가 위치한 지역의 매매가격지수 변화.
 2기 신도시가 위치한 지역의 매매가격지수 변화.
ⓒ KB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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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래프들은 2기 신도시가 있는 지역의 매매가격지수 변화인데 모두 상승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이후 전국적인 집값 하락으로 잠시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행 신도시는 토지를 강제로 수용한 공기업과 건설사들의 잔치

문재인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신도시 역시 이와 같은 방식이다. 현행 신도시 정책은 택지의 50%를 민간 주택업자에게 팔수 있게끔 돼 있어, 공기업은 저렴하게 확보한 택지를 비싸게 파는 땅장사를, 토지를 추첨으로 확보한 주택업자는 '몽땅하청'과 '분양가 부풀리기'로 집장사를 일삼고 있다.

최근 북위례의 경우 3개 블록에서만 주택업자가 가구당 2억 원, 4100억 원의 건축비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신도시 개발로 가장 큰 이득은 이들 공기업과 주택업자가 가져간다. 이 때문에 택지 추첨에 수십 개 계열사를 동원하고, 수백 대 1의 경쟁률이 나오고 있다. 공기업이 분양하는 아파트까지 포함할 경우 공공택지의 80%를 민간에게 팔아넘기는 셈이다. 물론 청약에 성공한 극소수의 분양자 역시 막대한 시세차익을 가져간다. 

그러나 나머지 다수의 무주택 서민들은 박탈감과 집값 상승의 현실을 마주한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다는 '7억 원 신도시 아파트'를 보면 당신은 무슨 생각이 드는가.

공급 확대해도 결국은 다주택자에게
 
 10년간 상위 1%의 1인당 주택 보유량 변화.
 10년간 상위 1%의 1인당 주택 보유량 변화.
ⓒ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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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문제는 신도시 공급이 결국 다주택자들의 투기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주택수는 2007년 1750만 호에서 2017년 2320만 호로, 570만 호 증가했다. 멸실 주택수를 감안할 경우 연간 평균 70만 호 정도가 공급된 것으로, 판교신도시(3만 가구)의 23개 공급량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급량 확대로 증가한 대다수 주택은 부동산 투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다주택보유자들이 추가로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주택보유자 중 상위 1%(14만 명)인 다주택자의 1인당 보유주택수가 2007년 3.2채에서 2017년 6.7채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상위 10%의 다주택보유자는 평균 3.3채의 주택을 보유해, 2007년 2.3채에 비해 1채가 늘어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택은 10년간 208만 호가 증가, 개인이 보유한 주택 증가량 521만 호의 40%를 차지했다.

결국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상위 1%에서 10% 이내의 상위 다주택보유자들이 대부분의 주택을 독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약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할지 몰라도, 결국에 그 주택을 소유하는 사람은 다주택자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없는 주택공급 확대는 또다시 다주택자, 그중에서도 상위 극소수의 주택보유수만 늘려줄 수밖에 없다.

이미 과거와 같은 택지 매각방식, 몽땅 분양방식의 신도시 개발은 성공할 수 없음이 2기 신도시로 여실히 드러났다. 공급이 전혀 필요없다는 말이 아니라, 과거와 같은 방식의 공급은 결코 주거안정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기 신도시의 지금 결과를 보면 3기 신도시의 미래가 보인다. 2기 신도시 역시 강남 집값,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작됐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잘못된 신도시 개발시스템, 주택공급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한 역사는 결국 반복된다. 공기업과 건설사, 극소수의 수분양자에게 막대한 개발이득을 사유화 시키는 지금의 개발방식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3기 신도시 입지로 새로 선정된 경기도 고양 창릉동과 부천 대장동 인근의 일정 규모 이상의 땅은 앞으로 2년 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거래할 수 있다.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3기 신도시 입지로 새로 선정된 경기도 고양 창릉동과 부천 대장동 인근의 일정 규모 이상의 땅은 앞으로 2년 동안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거래할 수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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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 최승섭씨는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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