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일 고 장자연씨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 수사외압, 술 접대, 부실 수사 등을 확인했지만 처벌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일 고 장자연씨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 수사외압, 술 접대, 부실 수사 등을 확인했지만 처벌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 20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 최종심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당시 경찰의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과 조선일보의 외압 의혹은 인정하나, 핵심 의혹에 대한 재수사 권고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고 장자연 씨가 자신의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성 접대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들의 명단, 즉 '장자연 리스트'는 존재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이하 진상조사단) 총괄팀장으로 사건을 직접 조사한 김영희 변호사는 이같은 과거사위의 발표에 "너무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면서 '조사팀의 소수 의견에 불과한 검사들의 의견을 과거사위가 결론으로 채택했다'고 자신의 SNS에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달 13일, 지난 13개월 동안의 결과를 최종 보고한 진상조사단은 장자연 리스트가 실존했을 가능성이 높고, 당시 조선일보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부실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써 올린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다시 진실이 묻히는 게 아닐까요? 올해는 고 장자연 씨의 10주기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그의 10주기가 있었던 3월부터, 진상조사단의 활동이 마무리된 지금까지 장자연 사건 관련 보도를 취합해 분석했습니다. 공소시효를 넘긴 의혹이 대부분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더 이상 강제수사가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밝혀진 진실과 밝혀야 할 의혹이 무엇이고 또 은폐하려 했던 이들은 누구인지 기억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실수사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어떻게 반성하고 변화하는지도 우리가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그동안 우리 언론은 어떤 진실을 국민들 머릿속에 남겼을까요.

진상규명에 힘쓴 방송사 vs. 윤지오 논란에 집중한 방송사

기준이 된 3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고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7개 방송사의 저녁종합뉴스 보도는 총 118.5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이 보도된 주제는 '진상규명'이었습니다. 총 47건이 보도돼 39.66%를 차지했습니다. 뒤를 이어 윤지오씨를 둘러싼 논란(34건), 진상조사단 관련 보도(17건), 정부의 입장(9건)이 많이 보도됐습니다.

'윤지오 논란'과 '윤지오 행보'를 따로 분리한 기준은 윤지오 씨의 행보에 주목했느냐, 아니면 윤지오 씨와 관련된 논란(경찰 비상호출 무응답 논란, 출국 논란 등)에 주목했느냐 입니다. 즉 윤지오 씨가 국회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거나(4월 8일), 자신이 출간한 북 콘서트를 여는(4월 14일) 등의 사실을 보도한 경우 '윤지오 행보'로 분류했습니다.
 
 △장자연 사건 관련 저녁종합뉴스 주제별 보도량(3/1~5/14) ⓒ민주언론시민연합
 △장자연 사건 관련 저녁종합뉴스 주제별 보도량(3/1~5/14)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관련사진보기

 
고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이 보도한 방송사는 JTBC로 총 30건을 보도했습니다. 그리곤 SBS가 24.5건, MBC가 15.5건, MBN이 15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가장 보도량이 적은 방송사는 TV조선이었습니다.

각 방송사가 어떤 주제에 집중했는지 살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납니다. 조사 기간 내 각 방송사가 자신들이 보도한 총량에서 어떤 주제를 많이 보도했는지 살펴보면, KBS‧MBC‧SBS‧JTBC는 진상규명과 관련된 기사를, TV조선‧채널A‧MBN은 윤지오 씨 논란을 보도한 기사를 가장 많이 보도했습니다. 
 
 △장자연 사건 관련 저녁종합뉴스 주제별 보도 비율(3/1~5/14) (단위:%. 해당 표에서는 단신도 1건으로 처리함.) ⓒ민주언론시민연합
 △장자연 사건 관련 저녁종합뉴스 주제별 보도 비율(3/1~5/14) (단위:%. 해당 표에서는 단신도 1건으로 처리함.)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관련사진보기

 
KBS는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자신들의 전체 보도 중 61.54%를 진상규명에 할애했습니다. JTBC가 전체에서 총 16건으로 진상규명을 다룬 보도를 가장 많이 했다면, KBS는 자신들이 보도한 전체 기사 중 진상규명을 제일 많이 다룬 방송사인 것입니다. 진상규명을 가장 많이 다뤘던 JTBC는 자사 보도 중에서도 53.33%가 진상규명 관련 기사였습니다.

TV조선‧채널A‧MBN은 윤지오 씨를 둘러싼 논란을 가장 많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MBN은 자사의 장자연 사건 관련 보도 15건 중 9건에서 윤지오 씨 논란을 다뤄 60%를 '논란'에만 할애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도 자사 보도에서 가장 많이 다룬 내용은 윤지오 씨 논란이었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본 방송사 별 보도 양상

① 10주기 지킨 KBS‧SBS‧JTBC
3월 7일, KBS <장자연 문건·성추행 목격자 윤지오의 증언>(3/7 인터뷰), SBS <동료 배우 윤지오 씨 인터뷰>(3/7 인터뷰), JTBC <10년 전 오늘…신인배우 장자연의 마지막 문건>(3/7 이호진 기자), <압수수색서 빠진 다이어리>(3/7 박병현 기자)는 고 장자연 씨 10주기를 맞아 그를 기억했습니다. 그의 10주기를 지킨 방송사는 이렇게 셋뿐이었습니다.

② "언론 관계자 3명과 국회의원 1인" 보도한 MBC‧SBS‧JTBC‧MBN‧채널A
3월 12일, 윤지오 씨가 진상조사단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날 윤지오 씨는 조사 과정에서 장자연 리스트에서 봤다는 언론사 관계자 3명과 국회의원 1인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일 MBC는 <'특이한 이름' 정치인 누군가…동료의 '리스트' 진술>(3/12 임명찬 기자)에서 이날 윤지오 씨가 검찰에 진술했다는 "같은 성씨의 언론사 관계자는 조선일보 사주일가를 지칭하는 것이 확실한 상황"이라며 "현재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과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는 이미 과거사진상조사단이 조사했기 때문에,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한 명의 사주 일가가 더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도 SBS‧JTBC‧MBN이 이 사실을 알렸고, 채널A는 하루 늦은 13일이 돼서야, 이를 보도했습니다.

③ MBC‧JTBC‧SBS "삼성 임우재, 최종 보고서에서 빼라 권유 있었다"
3월 15일, MBC와 JTBC에서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관련한 보도를 내놨습니다. 과거사위가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임우재 씨에 대한 언급을 배제하려고 했다는 의혹입니다. MBC <35번이나 통화했는데…왜 유독 '임우재' 빼려 했나>(3/15 임소정 기자)에 따르면 진상조사단이 3월 초, 장자연 사건의 최종 보고서를 과거사위에 제출했는데 과거사위가 이 보고서에서 임우재 씨 부분을 삭제하자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사위원회 한 위원이 조사팀 검사에게 연락해 '위원회 요청사항'이라며 '임우재 씨 부분을 빼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다음날 SBS에서도 이를 다뤘습니다. 하지만 이후 임우재 씨 관련 보도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습니다.

④ 정부가 '진상규명' 요구하자 처음으로 나타난 TV조선…자유한국당 입장 전해
3월 18일은 방송사 보도가 가장 많았던 날입니다. 진상조사단의 조사 시한이 5월 말까지로 연장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김학의‧장자연‧버닝썬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이날은 특이하게도 3월 간 한 번도 장자연 사건을 보도하지 않던 TV조선이 기사를 4건이나 냈습니다. TV조선은 톱보도로 <"김학의·장자연·버닝썬 검경 명운 걸어라">(3/18 최지원 기자)에서 정부 입장을 전한 뒤, 4번째 보도 <한국당 반발 "편파·왜곡 수사해선 안 돼">(3/18 김정우 기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진상규명 요청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반발을 전했습니다. 이날 나온 20건의 기사 중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전한 것은 TV조선이 유일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수사 지시를 했다며 '편파‧왜곡 수사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장자연 사건보다는 김학의 사건을 염두에 둔 반발으로 보입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임명됐을 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이었습니다.

⑤ 윤지오 논란에 뛰어든 MBN
3월 31일부터 4월 말까지는 윤지오 씨를 둘러싼 논란이 보도의 주를 이뤘습니다. 3월 31일, 윤지오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전날 올린 글이 논란이 됐습니다. 윤지오 씨는 경찰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는데, 일상 중 불안함을 느껴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를 눌렀으나 경찰이 9시간 넘게 응답이 없었다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이는 MBC‧SBS‧JTBC가 각각 1건씩, MBN이 2건 보도했습니다. 다음 날, 서울경찰청장이 직접 사과하고 윤지오 씨를 하루 24시간 경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MBC‧SBS‧JTBC‧채널A‧MBN이 1건씩 보도했습니다.
  
 △장자연 사건 저녁종합뉴스 보도량(4/23~26) ⓒ민주언론시민연합
 △장자연 사건 저녁종합뉴스 보도량(4/23~26)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관련사진보기

   
 △장자연 사건 주제별 저녁종합뉴스 보도량(4/23~26) ⓒ민주언론시민연합
 △장자연 사건 주제별 저녁종합뉴스 보도량(4/23~26)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관련사진보기

 
4월 23일, 윤지오 씨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 즉 윤지오 씨의 책 출간을 도운 작가 김수민 씨가 윤지오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김수민 씨는 '윤지오 씨가 장자연 리스트를 보지 않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 장자연 씨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를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어 다음날인 24일, 윤지오 씨는 캐나다로 출국했습니다. 이틀 뒤인 26일엔 김수민 씨의 법률 대리인이었던 박훈 변호사가 본인이 직접 윤지오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또한 이 기간 중인 23일, 경찰이 윤지오 씨의 스마트워치 호출이 오작동했던 데 대해 내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윤지오 씨의 스마트워치 조작이 미숙했다고 설명하면서 숙소 내부로 누군가 침입하려던 흔적 또한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실은 TV조선과 MBN이 1건 씩 보도했습니다. TV조선의 경우 3월 31일 윤지오 씨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고 경찰 측이 사과를 했을 땐 관련 기사를 내지 않았습니다.

⑥ 성폭행 피해 내용 진술 보도한 KBS‧JTBC
이후 30일, JTBC가 '장자연 씨가 처음 작성한 문건에는 그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파악해 보도했습니다. JTBC는 <"장자연 최초 문건엔 성폭행 피해 내용 있었다">(4/30 박병현 기자)에서 고 장자연 씨의 매니저였던 유모 씨가 "지난달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과의 면담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는 내용을 증언"했다며 그가 "'장자연 씨가 처음 작성한 문건에는 심하게 성폭행을 당한 내용도 썼는데 그 부분은 내가 지우라고 했다'"고 밝힌 것을 알린 것입니다. 이어진 기사, <'공소시효' 늘어날 가능성 있나>(4/30 이호진 기자)에서는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소시효가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는 KBS도 다음 날인 5월 1일 보도했습니다.

물론 이후 매니저 유모 씨가 진술을 번복하면서 진상조사단은 '근거 부족'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고 장자연 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에 대한 판단으로 진상조사단 내부가 갈등을 빚고 있음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관련 기사로는 SBS <조사단 관계자 "약물 성폭행 진술 막연한 추정">(5/5 박원경 기자), MBC <'장자연 사건' 최종보고 연기…조사단 내부 갈등>(5/8 임명찬 기자), MBN <'수사권고' 결정 미룬 과거사위 왜?>(5/13 손기준 기자)가 있었습니다.

⑦ 조선일보 "방상훈 조사 말라" 경찰 압박
고 장자연 씨 수사를 총 지휘했던 인물은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있던 조현오 전 경찰청장입니다. 그는 지난해 MBC 'PD수첩'에 출연해 수사하던 당시 조선일보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에 조선일보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달 8일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는 당일 MBC와 SBS, JTBC에서 보도했습니다. MBC는 <조현오 "조선일보에 수사 상황 자세히 알려줘">(5/8 양소연 기자)에서 조 전 청장이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조 전 청장은 "수사 초기부터 조선일보 측에 수사 상황을 자세히 알려줬다고 증언"하면서 "당시 수사 실무진이 방상훈 사장에게 출석요구를 하자, 조선일보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이 찾아와 '우리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조선일보와 한 판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물론 협박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동한 당시 사회부장은 법정에 나와 장자연 씨 수사와 관련해 조 전 청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⑧ 진상조사단 조사가 끝나도 보도하지 않은 언론사는?
지난 13일, 13개월의 수사가 마무리 됐습니다. 진상조사단은 과거사위에 최종 보고를 올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지상파 3사와 JTBC가 보도했습니다. 특히 JTBC는 다음 날인 14일, 최종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조목조목 짚기도 했습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진상조사단은 △장자연 리스트의 높은 존재 가능성 △해당 리스트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 13인의 이름 △조선일보 관계자에 대한 부실 수사 등의 내용을 최종 보고서에 담았습니다.

그러나 TV조선과 채널A, MBN의 저녁뉴스를 보는 시청자라면 고 장자연 씨 관련 조사가 끝난지 몰랐을 것입니다. 이들은 진상조사단이 최종 보고서를 올렸단 내용 자체를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TV조선과 채널A는 윤지오 씨가 캐나다로 출국하던 당시 논란이 되는 부분을 집중 보도한 이후, 단 한 건도 기사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성폭행 의혹에 관련된 진술, 조현오 전 청장 등의 조선일보 외압과 관련된 증언이 나왔고 최종 보고서까지 제출됐는데 말입니다. MBN은 윤지오 씨 논란 이후 처음으로 <'수사권고' 결정 미룬 과거사위 왜?>(5/13 손기준 기자)란 기사를 내고 진상조사단의 최종 보고 이야기를 꺼내긴 했으나, 이 기사의 초점은 진상조사단 내부의 갈등이나 공소시효가 지난 문제, 가해자 특정에 대한 어려움 등에 가 있었습니다. 

고소·출국 논란 당시 기사들 보니

김수민 씨 측의 고소와 윤지오 씨 출국에 방송사들의 관심이 쏠렸으나 이를 제대로 보도한 언론사는 드물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대로 된 보도'란, 김수민 씨의 의혹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주장임과 윤지오 씨의 진술에 대해선 검찰 판단할 점임을 알려주고, 동시에 이런 논란 때문에 고 장자연 사건의 논점이 흐려지는 게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입니다. 일례로 JTBC는 <'윤지오 증언' 겨냥한 미검증 의혹…내용 짚어보니>(4/23 이호진 기자)에서 '김수민 씨는 윤지오 씨가 장자연 리스트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는 사실을 알리면서도 장자연 리스트를 둘러싼 여러 측의 재판 당시 증언을 소개하며 사실을 바로 잡았습니다.

MBN은 윤지오 씨가 출국한 24일, 이와 관련해 3건의 기사를 냈는데 그중 하나가 김수민 씨의 법률 대리인인 박훈 변호사의 이력을 살펴보는 보도였습니다. <변호인 박훈 유명 사건 단골 변호사>(4/24 전남주 기자)에서 김주하 앵커는 "윤지오 씨를 고소한 김수민 작가 측 대리인인 박훈 변호사의 특이한 이력에도 관심이 쏠립니다"라며 "판사 석궁테러를 다룬 영화 '부러진 화살'에 나온 변호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거든요"라고 전했습니다. 윤지오 씨가 고소당한 것과도, 장자연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도리어 그를 고소한 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보도였습니다.

이외에 채널A가 <"윤지오, 장자연 사건 기억 못해">(4/25 정다은 기자)에서 김수민 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했습니다. 채널A는 리포트 초반, 윤지오 씨가 '투병 중인 어머니를 간호하려고 캐나다로 간다'고 했으나 어머니가 한국에 있었다고 전하더니 마지막엔 "김 작가는 윤 씨가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관계자에게 장자연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윤지오 씨의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수민 씨의 주장을 함께 전한 것입니다. SBS는 <장자연 육성 파일 입수…윤지오 '신빙성 논란' 자초>(4/26 이현영 기자)에서 같은 소식을 전하며 "윤지오 씨의 어머니가 줄곧 한국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윤 씨를 둘러싼 신빙성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물론 윤지오 씨가 주장한 장자연 리스트 내용이나 약물 성폭행 등은 진상조사단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의 진술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정사실화 되는 상황을 언론사들은 막고 싶었던 걸까요. 그러나 논란이랍시고 이를 다루면서 사건의 본질과는 멀어지게 만든 건 아닐까요. 언론은 본질을 끊임없이 가리키며 '멀어지지 말자'고 말했어야 합니다. 권력에의 성 접대(또는 성폭력), 권력의 수사 은폐·축소 시도, 성 상품화와 폭행 등 장자연 사건의 진실이 다시 어둠에 묻힐 위기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3월 1일~5월 14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