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헝가리 시각으로 10일 오후 형가리 경찰이 비셰그라드에 정박한 바이킹시긴호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헝가리 시각으로 10일 오후 형가리 경찰이 비셰그라드에 정박한 바이킹시긴호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 헝가리 경찰청

관련사진보기

헝가리 경찰이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를 낸 크루즈선 바이킹시긴호에 대한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바이킹시긴호가 충돌 흔적을 지우는 등 증거인멸에 나선 의혹을 보도했다.

헝가리 경찰청은 현지 시각으로 10일 오후 5시 16분에 낸 공지를 통해 바이킹시긴호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다페스트시 경찰본부는 추가 증거를 수색하고 사고 경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10일 오후 바이킹시긴호에 대한 새로운 범죄 현장조사에 나섰다"면서 "바이킹시긴호는 운항 일정에 따라 비셰그라드의 항구에 도착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바이킹시긴호에 대한 조사에는 한국 해양안전심판원과 헝가리 해양안전 조사기관 조사관들도 참여했다. 하지만 한국 측 조사관들의 활동은 사고원인 규명이나 이 사건 수사에 직접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해양안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수상안전 측면의 조사활동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바이킹시긴호가 정박한 비셰그라드는 부다페스트 사고지점으로부터 약 45km 상류에 있다. 승객 166명을 태우고 관광운항을 하던 이 배는 5월 29일 사고 직후 부다페스트에 머무르면서 경찰조사를 받고 5월 31일 목적지인 독일 파사우를 향해 운항을 다시 시작했다.

바이킹시긴호는 다시 독일을 출발해 슬로바키아를 거쳐 헝가리로 돌아왔는데, 이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없앤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헝가리 인터넷 신문 <444>가 10일 보도한 기사에 제시된 바이킹시긴호 선수 부분 사진. 윗 사진은 10일 비셰그라드에 정박한 상태에서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유람선 침몰 사고 직후에 찍은 것이다. 흘수선 아래 글자와 눈금 일부가 지워진 것과 긁힌 자국이 말끔히 수리된 것으로 보인다. 원 사진 저작권은 Cseke Csilla / MTI / MTVA
 헝가리 인터넷 신문 <444>가 10일 보도한 기사에 제시된 바이킹시긴호 선수 부분 사진. 윗 사진은 10일 비셰그라드에 정박한 상태에서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유람선 침몰 사고 직후에 찍은 것이다. 흘수선 아래 글자와 눈금 일부가 지워진 것과 긁힌 자국이 말끔히 수리된 것으로 보인다. 원 사진 저작권은 Cseke Csilla / MTI / MTVA
ⓒ 헝가리 444

관련사진보기

헝가리 인터넷신문 <444>는 10일 "MTI의 사진에 따르면 바이킹시긴호의 선수 부분의 사고 흔적이 이미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헝가리 통신사 MTI가 사고 직후에 찍은 바이킹시긴호의 선수 부분 사진을 보면, 흘수선 바로 밑부분의 검정 페인트가 긁혀나간 흔적이 역력하고 표시된 숫자와 눈금 일부도 지워졌다. 하지만 비셰그라드로 돌아온 이 배의 같은 부분의 사진을 보면, 흘수선 아래 부분이 말끔하고 숫자와 눈금도 다시 칠해진 모습이다.

촬영된 부분은 선수 우측으로,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의 선미 좌측과 부딪힌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사고 이후 가해 선박이 열흘 넘게 국경을 넘어 운항하면서 사고와 관련된 흔적을 고의로 지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헝가리 경찰이 지난 8일 발표에 따르면 바이킹시긴호의 선장 C. 유리씨는 사고 경위와 관련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4일 바이킹시긴호를 운용하는 바이킹리버크루즈사의 토르스테인 하겐 회장은 성명을 통해 사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면서 "전부터 그래왔듯이 우리는 헝가리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장이 진술을 거부하고 가해 선박의 충돌 흔적이 지워졌다는 것은 선사 측의 수사협조 의지를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부다페스트 머르기트다리 인근에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에 대한 인양작업은 현지시각으로 11일 새벽에 시작될 예정이다. 헝가리 당국은 10일 오후 허블레아니호와 크레인선 클라크아담호를 와이어로 연결하는 작업을 마쳤다.

11일 오전 6시 30분(한국시각 11일 오후 1시 30분)에 시작될 인양작업은 강바닥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허블레아니호를 똑바로 세운 뒤 강물 위로 끌어올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선체 인양과 함께 한국과 헝가리 구조대가 선체 내 실종자 수색을 병행할 예정이다.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운항 중 추돌사고로 침몰한 이 사고의 한국인 생존자는 7명,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7명이다. 실종됐던 헝가리인 2명 중 승무원 1명의 시신은 수습됐지만 선장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태그:#다뉴브, #유람선, #허블레아니, #바이킹시긴, #증거인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