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가 넘는 어르신을 다수 포함한 평균 연령 83세의 강원 동해 묵호 등대경로당 '어르신 합창단'이 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합창단은 '논골담길 원더할매 합창단'이란 이름으로, 동해문화원에서 초고령화에 접어든 강원도지역 어르신들의 사회참여 확대와 황혼기를 맞은 어르신들의 신나는 인생 2막을 위해 도입한 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의 하나다.
이 합창단은 그간 소문을 통해 각종 크고 작은 무대 출연 섭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6월 마지막 주말인 29일 동해청년작가회가 주관한 강원 동해지역의 6월 '문화가 있는 날' 공연에 초청돼 '멋진 인생'과 '한 백 년'을 불러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합창단에 참가한 이 마을 이춘아 어르신(여·82)은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해 왔는데 이제는 출연료를 받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논골담길을 찾아오는 관광객을 맞이하는 우리가 됐다며 오늘은 특별한 날로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를 지켜본 윤기범(남·48) 지역 작가는 "마을의 주민들과 시민들의 생활문화활동 현황을 조사하고 그들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동해청년작가회 회원들의 기획력과 열린 생각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마을의 문화가 있는 날은 오는 11월까지 이어지며 7월 27일에는 토요일 묵호등대마을 공원 일원에서 지역의 작가들이 총출동하는 '아트페어'와 특집 '싱어롱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프로그램을 지켜본 음향감독 김종래(남·48)씨는 "6월 29일 묵호등대광장에서 개최된 이 날 프로그램은 일반 공연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원더할매 합창단과 시민 아저씨 합창단 아재스 등 출연진을 비롯해 무대는 소박했으나 관광객과 마을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참 인상적인 무대 구성이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논골담길 원더할매 합창단'과 시민 아저씨합창단 '아재스'는 올가을 개최될 보역새 놀이 노동요축제, 동해무릉제, 송정막걸리 축제 등 다양한 무대의 출연 섭외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동해청년작가회 정명교(남·49) 대표 작가는 "늘 '문화가 있는 날'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 문화를 잇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라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