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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7.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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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 간의 '판문점 번개 미팅'에서 나온 가장 실질적인 합의는 실무회담의 재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주 내에" 실무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고, <조선중앙통신>도 "생산적인 대화들을 재개하고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7월 내에 북미 실무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무회담의 미국 측 대표는 기존처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지휘 아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계속 맡게 된다. 반면 폼페이오의 북한 측 파트너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바뀌었고 비건의 상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존재한다. 최선희는 북미 협상에 가장 정통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어 실무회담 대표로 적임자일 수는 있다. 동시에 최선희가 직책상으로는 비건보다 높은 국무부의 부장관급에 해당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트럼프는 비건이 자신을 대표해서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건이 형식상의 직책은 낮지만 자신의 지침을 가장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해 달라는 뜻이다. 아마도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회동에서 이 점을 강조했을 것이다.

트럼프가 재선 욕심으로 북핵 동결에 만족한다?

그렇다면 북미 간의 실무협상에서 핵심 쟁점은 무엇이 될까? 논란은 장외에서 먼저 지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6월 30일과 7월 1일(현지시각)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폐기'에서 '동결'로 목표를 이동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내놨다.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내부에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NYT 보도의 신빙성과 의도를 차치하더라도 북미 협상에서 상호조율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난제 중의 난제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트럼프는 대선에서의 유불리를 따질 것이고, 반(反) 트럼프 진영에선 북미협상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이다.

향후 북미 협상 결과의 경우의 수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북핵 동결과 상응조치의 교환이다. 여기서 동결이란 북한이 핵물질을 생산하는 시설을 폐기함으로써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뜻한다. 이는 북한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의 골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11개의 제재 가운데 민생과 관련된 5개의 해제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하나는 영변 이외의 핵시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북한이 미국이 제시한 비핵화의 정의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NYT 등 일각에선 향후 북미협상에서 이러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핵 폐기가 아니라 동결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를 엄청난 업적으로 포장하면서 재선에서 활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동결 수준에서 만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핵물질 생산 시설의 폐기는 분명 과거 전임 정부보다 우수한 것이지만 60개 안팎의 핵무기는 그대로 남는다는 점에서 냉혹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트럼프는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하고는 북한을 상대로 더 강력한 합의를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해 왔다. 북핵 동결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은 이러한 공언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에서 트럼프로서는 결코 고려 사항이 될 수 없다. 재선에도 이렇다 할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점도 자명하다.
 
남북 첫 비핵화 방안합의,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하고 북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합의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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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경우의 수는 이른바 '빅딜'이다. 이건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한 것이었다. 주요 골자는 북한이 핵뿐만 아니라 모든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 그리고 이중 용도 프로그램도 폐기하고, 핵무기와 핵물질은 미국으로 넘겨야 하며, 이들 사업 종사자들의 직업 전환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북한 경제의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사실상의 무장해제 요구이자 항복문서로 간주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빅딜' 제안은 '노딜'로 끝났고 이는 미국도 충분히 예견한 터였다. 미국이 향후 협상에서도 이 입장을 고수하면 또다시 노딜로 끝나고 말 것이다.

마지막 경우의 수는 북미 양측이 유연성을 발휘해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의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최종 상태(end state)에 먼저 합의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이행하자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도 이 방안을 선호하고 있을 뿐더러, 상기한 북미 양측의 간극을 좁혀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선 당사자들이 합의한 비핵화의 정의 자체가 부재한 상황이다. 1년 넘게 합의하지 못했다는 것은 앞으로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북한이 "첫 공정"으로 핵물질 생산 중단을 위한 시설 폐기에 동의하더라도 그 시설의 범주를 어디까지 잡느냐도 관건이다.

미국은 영변 이외에도 강선에 제2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고, 이것말고도 또 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아울러 북한의 핵동결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 특히 대북 제재 완화 수준에 합의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더구나 비핵화의 정의와 목표에 접근할수록 지금까지 거의 표출되지 않은 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대북 안전보장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의 핵폐기는 돌이키기 힘든 물리적인 조치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인 조치를 한국과 미국에 요구할 것이다.

군축과 비핵지대 창설 공론화가 필요하다

하나하나 쉽지 않은 문제들이지만,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비핵화에 이것저것 섞지 말고 북핵 폐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북한은 비핵화의 핵심인 핵물질과 핵무기 폐기 방안을 밝혀야 한다.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약속 불이행 시 제재를 다시 부과한다는 '스냅백(snap back)'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라늄 농축 의심 시설에 대해서는 과거 금창리처럼 현장 방문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가장 까다로운, 그러나 거의 공론화되지 않은 대북 안전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부터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법적·제도적 장치 및 북미관계 정상화와 같은 외교적 조치와 더불어 군축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의 최종 상태로 한반도 비핵지대 창설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와 달리 비핵지대에는 이미 국제법적으로 통용돼온 정의가 존재하고,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을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산책 나선 북-미 정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회담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 산책 나선 북-미 정상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회담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 케빈 림/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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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는 정욱식입니다. 저의 관심 분야는 북한, 평화, 통일, 군축, 북한인권, 비핵화와 평화체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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