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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 파업찬반투표 결과발표 및 총파업선포 기자회견에서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 파업찬반투표 결과발표 및 총파업선포 기자회견에서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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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름이 없다. 25년 전에는 '일용 잡급'으로 불렸고, 지금은 이모님, 여사님, 아줌마... 이런 호칭으로 불린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하다. 아직도 우리에겐 이름이 없다."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은 25년차 '급식실 이모'다. 그를 비롯한 전국 1만 1천개의 초중고 비정규직자들이 오는 3일 파업을 선언한다.

약 5만 명. 이날 총파업에 참가하게 될 예상 인원이다. 이들은 3일부터 최소 3일간 학교를 비운다. 학교 비정규직이 벌이는 사상 최대·최장 규모의 파업이다. 동참하게 될 5만 명가량의 비정규직들은 그 기간 동안 어떤 임금도 받지 못한다.

전국의 노동자들은 왜 생계를 대가로 거리에 나와야만 했을까? 드러나지 않았던 이 노동자들은 왜 자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야 했을까. 2일 오전, 총파업을 하루 앞둔 박금자 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로 물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에 있을 교육당국과의 실무협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학교는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자, 차별이 일상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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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6.26 / mbc 뉴스데스크 보도 캡쳐 사진 [단독] "아줌마 선생님들 안주 좀"…학교 비정규직 '눈물' (2019.06.26/뉴스데스크/MBC)
 [단독] "아줌마 선생님들 안주 좀"…학교 비정규직 "눈물" (2019.06.26/뉴스데스크/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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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대규모 총파업이 시작된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전체 조합원이 모여 비정규직 완전 철폐를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는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을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대책이 없었다. 총파업을 앞둔 지금까지도 뚜렷한 대안 하나 내놓지 않았다. 지난 4월 초부터 임금교섭이 진행됐지만, 예산 문제로 '수용 불가'라는 답변만 줬다."  

이들이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17일, 학교 비정규직 100여명은 집단 삭발식을 감행하며 학교 비정규직의 기본급 6% 인상과 정규직과의 수당 차별 철폐를 요구했다. 하지만 진척은 없었다. 교육청은 1.8% 인상 외의 요구는 모두 거부했다. 당시 이들은 개선된 바가 없을 경우 전국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 총파업을 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은 차별이다. 임금도, 처우도, 모든 게 차별에 맞물려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임금을 걸고,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거리로 나왔다. 파업 기간의 임금은 비정규직들에게 있어선 큰 금액이다. 심지어 7월 20일이면 대부분의 학교가 방학을 한다. 우리는 방학에 어떤 임금도 받지 못한다. 방학에, 파업까지 더하면 생활고 또한 심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정말,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보는 곳에서 우리들을 향한 차별이 만연하다. 처우, 안전, 임금, 모든 곳에서 그렇다. 학교는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계약직들이 많다. 이곳에만 약 100가지 직종의 비정규직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다. 학교란 소수의 정규직이 만들어가는 공간이 아니다. 학교 관계자 모두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곳이다. 이번 파업을 통해, 우리 노동자들의 절실함을 알리고 싶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차별이 있나.
"나는 급식실에서 25년을 일했다. 95년도에 입사했는데, 그때 나를 '일용 잡급'이라고 불렸다. 시간이 흘러도 호칭은 여전하다. 아직도 우리에겐 이름이 없다. 이모님, 여사님, 아줌마... 음식 맛이 없다고 우리에게 큰 소리 내는 분들도 계시다. 우리는 이런 차별을 경험하는 게 일상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차등 대우를 받는 우리들을 본다. 평등 사회에 대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학교 안에서 차별받는 모습을 보는 거다.

그래서 이번에 '교육 공무직 법제화'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의 직업에 이름을 붙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완전한 정규직을 해달라는 게 아니다. 공무원과 학교 비정규직의 중간 단계로, '공무직' 이름을 법제화해 달라는 거다. 최소한의 처우 개선이자, 시작점인 셈이다."

월급 받아 병원에 갖다 바쳐... '아파서 휴가 쓸 때도 죄인 같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한 연대회의는 지난달 조합원 투표에서 3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결의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교급식 조리원과 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한 연대회의는 지난달 조합원 투표에서 3일부터 5일까지 총파업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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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재 문제도 있을 텐데.
"급식실 노동자들이 (다치는 정도가) 심하다. 노동강도가 세기 때문이다. 학교 급식은 한 사람당 약 140명을 감당해야 한다. 심지어 시간마저 제한돼 있는 상태에서 음식을 준비해야 해 일하는 동안에는 본인들의 몸을 돌보는 게 불가능하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 속에 뜨거운 물이 들어가 화상을 입은 적도 있고, 팔 한쪽에 기름이 튀어 크게 화상을 입은 사례도 있다. 쌀 20kg, 대형 솥 30kg, 혹은 무거운 스테인리스 식판을 수십 개... 이런 걸 개인이 몇 번이고 들다 보니 허리나 어깨도 성치 않다. 이런 상황에 산재처리마저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받은 월급의 상당수를 병원에 갖다 바쳐야 했다.

다른 비정규직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특수아동 교사들. 아이들로 인해 선생님들도 상처 입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 또한 산재 인정이 안 된다. 또 아파도 이를 대체할 전문 인력을 구할 수가 없어 계속 나와야만 했다."

- 휴가가 있어도 쓸 수 없었던 건가.
"그렇다. 무엇보다, 각자를 대체할 인력을 구할 수가 없어서 그렇다. 숙련된 노동자들에 대한 적정인원이 없기 때문이다. 급식실 근로자도, 특수아동 교사도, 혹은 방과 후 돌봄 교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급식실의 경우 장기 근로자들이 많다. 대다수가 숙련 돼 있거나, 동료들과 손발이 맞아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경우, 만일 내가 아파서 빠지게 되면 내 빈자리가 고스란히 동료들에게 부담으로 간다. 대체인력이 들어와도 보조 업무에 그치기 때문이다. 적정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직원들은 병가 쓸 때마다 학교 눈치를 보거나, 동료들한테서 죄인처럼 미안해 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병가 하나 제대로 못 쓰고, 참고 출근하는 거다.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려면, 좋은 근로 환경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 아파서 몸을 질질 끌고 나오게 되면,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 해도 몸이 받쳐주질 못한다. 노동자가 건강해야 이런 악순환을 멈출 수 있다. 이는 노동자, 학생, 교육부,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도 손실이다."

누구도 비정규직을 희망하지 않았다   

- 이번에도 빠지지 않는 '임금' 문제.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동일한 수준의 노동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이라는 이름 때문에 9급 공무원의 70%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다. 연차가 높아질수록 격차도 커진다. 내 경우 10년 넘게 근무했을 때, 동일한 연차의 9급 공무원에 비해 약 60% 수준의 월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3년째 집단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개선된 건 없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공무원 가운데 제일 낮은 급인 9급 공무원 월급의 80%만이라도 달라는 거다. 10%만 올려달라는 거다. 심지어 3년의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올려달라고 덧붙였다.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인 현 임금 수준을 80%로 올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인 '공정임금제'에 해당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약속했던 공약이다.

하지만 교육 당국의 입장은 '수용 불가'였다. 예산상의 문제가 있다는 거다. 5년 후에는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인데, 말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벌써 3년 차 아닌가. 그의 임기 중에 하지 않겠다는 말은 결국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 현재 학교의 반응은 어떤가.
"비정규직이 없으면 학교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내고 급식을 빵과 우유로 대체한 곳도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 중에는 단축 수업 한다는 곳도 있다. 고등학교는 기말고사 일정과 겹쳐서 불편함이 더 크다는 얘기도 있다.

한편, 일부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은 많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꼭 승리하고 돌아오라'는 벽보를 붙여줬다. 우리도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미안한 마음이 상당하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의 아이들이 차별을 배우지 않게끔, 학교 내에 만연한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부모님들도 번거롭고 불편하시겠지만, 서로가 아이들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조금이라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아이들이 차별을 배우지 않도록 앞장서는 일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많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밀양 영화고등학교 박경석 총학생회장이 급식소 입구에 붙어 있는 대자보다.
 밀양 영화고등학교 박경석 총학생회장이 급식소 입구에 붙인 "총파업 격려" 대자보.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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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파업을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누구도 비정규직이 되고 싶어서 비정규직이 된 게 아니다. 하지만 한 번 비정규직은 계속 비정규직이다. 처우개선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주어진 임금체계로는 현재의 경제적 형편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보다 나은 교육 환경과, 평등한 세상을 위해선 학교 내의 차별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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