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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지역은 따로 있다. 송파갑 vs 송파을의 정치사)에서는 본 논고가 답하고자 하는 3가지 질문을 소개하였다. 구체적으로 그 내용은 강남 3구는 모두 보수정당의 아성인지, 그렇다면 언제부터 강남 3구는 보수정당의 아성이 된 것인지. 그리고 왜 강남 3구는 보수정당의 아성이 되었는지가 그것이다. 

또한 지난 편에서는 위의 3가지 질문에 답을 제시하기 위해 강남 3구의 정치사(史)를 살펴보아야 함을 주장했으며, 그 시작으로 1988년 13대 총선부터의 송파구의 정치사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당시 송파갑, 송파을 모두 민주당 계 정당의 후보가 당선되었다. 그러나 현재에도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송파갑 지역은 통일민주당 후보를,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송파을 지역(현재는 송파을, 송파병으로 분구)은 평화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였다.

위 선거결과를 자세히 분석해보았을 때, 1988년 당시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은 미국을 바라보는 관점과 정당 구성원 출신 성분을 보았을 때 통일민주당은 보수정당, 평화민주당은 진보적인 정당으로 볼 수 있었다. 결국 현재도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송파갑 지역은 1988년 당시에도 현재에도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송파을(현 송파을, 송파병) 보다 보수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분석한 내용이 전 편이었다.

본 편의 내용은 송파갑과 송파을이 여전히 다른 정치적 선택을 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14대 총선을 통해서 분석하며, 송파구 소속의 동(洞)들 중 보수적 경향을 보이는 동들과 진보적 경향을 보이는 동들을 본격적으로 분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14대 대선 정주영 후보 선거벽보
 14대 대선 정주영 후보 선거벽보
ⓒ 선거정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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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보수정당으로서의 통일국민당

1992년 14대 총선에서의 송파구 지역을 분석하기에 앞서, 당시에 의미있는 득표를 기록했고, 송파구 지역에서 당선자를 냈던 통일국민당의 성격을 먼저 분석해보아야 한다.

고 정주영 당시 현대회장은 1992년, 같은 해 치러지는 대선을 위해 통일국민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1992년 14대 총선에서 31명을 당선시키는 데 성공한다. 지역주의를 전면에 내걸지 않고 제3지대 돌풍을 일으킨 원조격 정당이 정주영의 통일국민당이었다. 통일국민당은 1990년 3당합당을 통해 거대정당이 되었던 YS와 JP의 민주자유당에서 내부 갈등을 일으키던 박철언과 유수호 의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14대 총선에서 통일국민당이 의석을 얻은 31곳 중 한 곳이 송파갑 지역구였다. 통일국민당은 13대 총선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며, <한국일보> 출신의 언론인인 조순환 후보를 공천했다. 조순환 후보는 정치풍토를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걸고 선거에 임했다. 

현직 지역구 의원이었던 김우석 의원은 3당합당에 합류하여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출마를 했으며, 민주당은 언론인 출신이었던 김희완 부대변인을 내세웠다. 김우석 의원의 경우 경륜을 핵심 전략으로 상정했고, 김희완 후보는 젊은 정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그렇다면 통일국민당의 성격은 보수정당, 진보정당, 포퓰리즘 정당 중 어디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까. 정당 정책을 보았을 때 통일국민당은 포퓰리즘 정당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본 논고는 통일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추후 정치행보를 보았을 때, 통일민주당을 보수정당으로 규정하는 주장을 수용한다. 

구체적으로 위의 규정은 통일국민당 소속 의원들의 향후 행보를 기반으로 내린 결론이다. 1992년 14대 대선 이후 정주영은 정계를 은퇴하게 된다. 이후 통일국민당 소속 의원들은 대거 보수정당인 민주자유당에 입당하게 된다. 통일국민당에 잔류한 의원들 역시 보수 인사로 볼 수 있는 박찬종 의원과 신민당을 창당한 뒤 역시 보수정당인 JP의 자유민주연합에 흡수된다. 송파갑 당선자였던 조순환 의원 역시 자유민주연합에 입당하게 된다. 이는 통일국민당의 성격을 보수정당으로 볼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며, 본 논고는 이를 수용한다. 

 
1992년 14대 총선 송파갑 선거결과
 1992년 14대 총선 송파갑 선거결과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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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보수정당 통일국민당과 1992년 14대 총선 

1. 송파갑. 보수정당으로서의 통일국민당 후보 당선

선거결과는 통일국민당 조순환 후보의 승리였다. 조순환 후보는 풍납 2, 오륜, 오금, 잠실4~7동의 승리를 바탕으로 송파갑에서 당선되었다. 전체 득표율 2%p 차이의 신승이었다. 다른 동들의 경우 민주자유당 김우석 후보와 민주당 김희완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으나 오륜동과 잠실4~7동에서의 큰 격차 승리로 통일국민당 조순환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1992년 14대 총선 송파갑 당선자 조순환(통일국민당) 후보 선거공보물
 1992년 14대 총선 송파갑 당선자 조순환(통일국민당) 후보 선거공보물
ⓒ 선거정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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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2등을 한 후보가 현역 지역구 의원인 민주자유당 김우석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의 김희완 후보였다는 점이다. 민주당 김희완 후보는 풍납 1동, 잠실본동에서 크게 승리하면서 2등을 차지할 수 있었다.

14대 총선과 지난 13대 총선까지 놓고 보았을 때 송파갑 지역구에서 특별히 보수정당 후보를 지지한 동을 찾아볼 수 있다. 오륜, 오금, 잠실 4~7동은 보수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1992년 14대 총선 송파을 선거결과
 1992년 14대 총선 송파을 선거결과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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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송파을. 분리된 동들의 정치적 성향은?

송파을 지역은 현역 지역구 의원인 김종완 의원이 1%p의 차이로 신승을 거두게 되었다. 석촌동과 송파1동에서 다른 후보들과 큰 격차를 둔 승리가 주효한 결과였다. 송파을 지역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보수정당으로서의 통일국민당이 1위를 기록한 동들이다. 송파 2, 가락2, 문정2동에서는 통일국민당 김중태 후보가 승리를 거두었다.

현역 지역구 의원이었던 민주당의 김종완 의원은 경륜과 토박이론을 내세워 재선에 도전했다. 13대 총선에서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김병태 후보는 부지런함을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선거에 임했다. 통일국민당은 송파을 지역위원장이었던 김중태 후보를 공천했다.
 
1992년 14대 총선 송파을 당선자 김희완(평화민주당) 후보 선거공보물
 1992년 14대 총선 송파을 당선자 김희완(평화민주당) 후보 선거공보물
ⓒ 선거정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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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총선 당시에도 김종완 후보는 오금, 송파, 문정, 가락동에서 패배했다. 오금동은 14대 총선에서 송파갑으로 구성되었으며 앞에서 밝혔듯이 통일국민당 조순환 후보 당선에 주효했던 지점 중 하나가 오금동에서의 큰 격차 승리였다. 각기 1, 2동으로 분리된 송파, 문정, 가락동 역시 13대 총선에서 통일민주당이 승리한 동들이었다. 분리가 된 3개 동에서 송파2, 문정2, 가락2동은 여전히 보수정당을 지지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위의 동(洞)들은 추후 선거에서도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며, 그 원인 분석에 있어서도 특유의 특징이 나타나게 된다.
   
송파구 전도
 송파구 전도
ⓒ 네이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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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결론. 드러나는 보수정당 지지 동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은 1988년 13대 총선과 마찬가지고 보수 vs. 진보라는 명확한 구도가 나타나지 않았던 선거였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톺아보면 13대 총선에서의 통일민주당과 14대 총선에서의 통일국민당은 보수정당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리고 13대 총선에 이어 14대 총선에서도 통일민주당과 통일국민당을 지지한 동들이 나타났다. 오륜, 오금, 잠실 4~7, 가락(14대총선 가락2), 송파(14대총선 송파2), 문정(14대 총선 문정2)동들이 이에 해당하는 동들이다. 이들은 추후 선거에서도 유사한 정치적 경향을 보이게 된다.

다음 편에서는 보수 vs. 진보 구도가 명확해지는 15~16대 총선을 다룰 것이다. 해당 선거에서도 위의 보수정당 지지 동들이 같은 정치적 결정을 보여주는지의 여부를 다룰 것이다. 그 다음 편들에서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후의 송파구 선거결과를 분석할 것이며, 송파구 최종편에서는 송파구에서 왜 동별로 다른 정치지향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원인을 다룰 예정이다.

태그:#송파구, #14대총선, #통일국민당, #보수정당, #계급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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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수료. 현직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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