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중원의 핵', 엘비스 사리치의 이적이 임박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사리치의 이적설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여름 사리치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알 아흘리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현지 보도를 통해 9일 국내에 전해진 상태다.

예고된 이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국가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 중인 사리치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플레이로 K리그를 정복하고 있었다. 워낙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탓에 사리치의 이적은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사리치의 이적설이 완전히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수원으로서는 비상등이 켜졌다. 사리치는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도움 선두를 질주하고 있던 선수다. 똑같이 6도움을 기록한 대구 FC의 세징야와 포항 스틸러스의 김승대가 각각 17경기·19경기를 소화한 점을 생각하면 압도적인 활약상이다.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의 모습

2019년 6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수원 사리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의 최대 고민, '최성근 파트너 찾기'

이번 시즌 수원은 뛰어난 기술과 공격성의 사리치와 활동량과 단단한 수비력을 갖춘 최성근을 중원에 동시에 기용해 효과를 봤다. 문제는 두 선수 중 한 선수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중원에서 밀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점이다.

결국 수원의 남은 시즌 최대 고민거리는 '최성근 파트너' 찾기가 될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수원 허리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수인 최성근이 이변이 없는 한 주전으로 활용된다는 가정 아래, 최성근의 '짝꿍 찾기'가 급선무다.
 
 2019년 3월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콩푸엉과 수원 최성근이 볼을 경합하고 있다.

2019년 3월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인천 콩푸엉과 수원 최성근이 볼을 경합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일단 지난 주말인 7일에 있었던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는 박형진이 나서 나름의 모습을 보였다. 수원에서 주로 측면 수비수로 경기를 소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활약이었다. 다만 상대가 이번 시즌 최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제주였다는 사실은 옥의 티다.

신세계도 가능성을 점검받았다. 제주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한 신세계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중원에 힘을 불어넣었다. 상주 상무 시절 미드필더로 기용되며 보여줬던 에너지를 재현하고자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형진과 신세계 모두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선수기에 최성근의 파트너로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본래 측면 수비수이고, 무엇보다 중원에서 역할이 최성근과 겹친다는 점은 큰 마이너스 요소다.

플레이 성향이 사리치와 비슷한 구석이 많은 김종우도 하나의 카드다. 문제는 이번 시즌 김종우의 컨디션이다. 패스를 주무기로 하는 김종우지만, 올 시즌 잦은 패스 미스를 범하며 신뢰를 많이 잃은 상태다.

주장 염기훈도 고려대상이다. 실제로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시즌 초반 염기훈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한 적이 있다. 최근에도 상황에 따라 염기훈은 후방 지역까지 내려와 볼 배급을 담당했다. 기술이 좋은 염기훈의 중원 배치로 수원은 공을 전방까지 수월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동력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염기훈은 수비 상황에서는 영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올 시즌 수비에 고민이 있는 수원이기에 염기훈의 허리 배치는 위험부담이 큰 선택이다.

쉽게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제주와 경기에서 만 22세의 송진규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준 게 위안일 정도다.  

올 시즌 중하위권에서 헤매고 있는 수원이 거대한 난관에 봉착했다. 남은 시즌 수원이 어떤 방식으로 이 위기를 타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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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치 최성근 수원삼성 미드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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