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FC(이하 아스널) 외질의 센스 있는 플레이와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빛난 승부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지적되어온 수비 불안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18일 낮 12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디그니티헬스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아스널과 FC바이에른뮌헨(이하 뮌헨)의 맞대결에서는 후반 5분 뮌헨 포즈난스키의 자책골과 후반 43분 은케티아의 극장골에 힘입은 아스널이 후반 26분 득점을 올린 레반도프스키의 뮌헨을 따돌리고 2-1 승리를 거뒀다.

외질의 번뜩임과 어린 선수들의 활동량, 뮌헨 무너뜨린 아스널

아스널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 스쿼드에 힘을 크게 주고 나왔다. 새로운 선수들을 대거 실험하기보다는 주전 선수들을 투입해 시즌 전 실전 감각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며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 중심에는 외질이 있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 체제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외질은 지난 시즌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리그 24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우나이 에미리 감독과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터키 페네르바체 이적설까지 나도는 등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있는 외질이었기에 반전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아스널의 공격 패턴은 간단하지만 강력했다. 그 시작은 외질부터였다. 오바메양과 미키타리안이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측면 공간을 점유해가자, 외질이 중앙에서 그들에게 적절한 패스를 넣어주면서 뮌헨의 수비벽을 흔들었다. 물론 아직까지 활동량이나 보다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폼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전반 3분 오바메양이 치고 들어오는 경로로 정확하게 패스를 넣어주는 모습이나 넓은 시야로 동료 공격수들을 이용하는 상황에서는 분명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냈다.  
 
 11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30라운드 아스널과 맨유의 경기. 아스널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아스널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선수(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여기에 아스널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졌다. 아스널은 경기 내내 강력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젊은 선수들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수비수들을 압박해갔고, 패스 미스를 이끌어내며 공격권을 쉽게 탈취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온 나일스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외질의 공격을 돕는 동시에, 바로 수비로 전환해 뮌헨의 미드필더인 알칸타라와 톨리소를 막는 1차 저지선 역할을 잘 수행했다. 그리고 후반전 투입된 19세 넬슨과 은케티아 등도 어린 나이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승리에 일조했다.

불안한 수비 라인... 수비 보강 절감한 아스널

결국 아스널은 후반 5분 오바메양이 올린 크로스가 뮌헨 포즈난스키 다리를 맞고 들어가며 리드를 잡았고, 후반 종료 직전 은케티아의 극적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은 여전히 아스널의 과제로 남았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불안한 센터백 라인으로 고생했다. 무스타피와 코시엘니, 소크라티스 등 모든 센터백들이 잦은 실수를 노출하며 수비 붕괴의 주된 원인이 됐다. 지난 시즌 아스널의 총 실점은 51점으로 맨체스터 시티 FC(23실점), 리버풀 FC(22실점)에 두 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그들의 수비 불안은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스널은 전반 8분 만에 무스타피의 클리어링 미스에 이은 레노 골키퍼와 소크라티스의 소통 미스가 나오며 실점 위기를 초래했고, 전반 30분에는 무스타피와 소크라티스 사이를 침투해 들어가는 뮐러의 움직임을 아무도 제지하지 못했다. 여기에 수비에서 나오는 빌드업 과정도 좋지 못했다. 센터백들이 정확한 전진 패스를 넣지 못하자 뮌헨 공격수들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격권을 뺏었고, 그들은 높은 위치에서 다시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다.

아슬아슬하던 아스널의 수비는 후반 26분 무너졌다. 나브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가 정확히 머리에 가져다 대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도 레반도프스키를 마킹하는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다. 무스타피가 뒤늦게 부심을 보며 손을 들어봤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플레이었다.

이처럼 센터백이 후방에서 안정감을 주지 못하니 앞선의 공격수들이 계속해서 수비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 전방에서 패스를 뿌려줘야 하는 외질이 윌록과 번갈아 내려오며 후방에 신경을 썼고, 자카와 줄스 등도 계속해서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아스널도 수비수 보강이 절실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못하다. 아스널 구단 측이 이번 이적 시장에서 책정한 예산은 단 4500만 파운드(약 664억 원)에 불과하다. 그들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수비수 유망주 윌리엄 살리바 영입에 자금력을 등에 업은 구단들이 영입 전쟁에 끼어들며 제동이 걸렸고, 루벤 디아스도 높은 몸값에 당황한 모습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장 코시엘니는 프리 시즌 참가를 거부하면서 항명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아스널 수비에 숨통을 틔워줄 반전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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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컵 아스널FC FC바이에른뮌헨 경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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