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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9일 오전 8시 42분]
 
18일 밤 교육부가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올린 사과문.
 18일 밤 교육부가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올린 사과문.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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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동물 등을 닮은 교사'를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도록 한 교육부가 결국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문제 제기 교사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반쪽 사과에 교사들이 더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교육부는 18일 밤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올린 사과문에서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SNS 콘텐츠를 고민하던 중 유명인, 캐릭터 등과 닮은 선생님을 학생이 자랑하는 형식의 이벤트를 진행했다"면서 "하지만 이벤트 게재 후 불쾌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인지하였고, 즉시 이벤트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이벤트로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 사과문에서 '동물과 식물 등'을 닮은 교사들을 사진으로 올리라는 원래 이벤트 내용을 숨겼다. 또한 이벤트를 종료한 까닭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불쾌감을 느끼는 교사들 탓에 이벤트가 중단됐다'는 변명으로도 읽힌다.

기자가 이벤트 실무책임을 맡은 교육부 관계자와 통화한 때는 이날 오후 8시 15분이었다. 이 관계자는 당초엔 "동물이란 글귀만 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 가수 '사이' 등을 빗댄 교사 실명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기자의 말을 듣고는 "한 시간 안에 이벤트 전체 내용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 통화가 끝난 뒤 교육부는 15분이 지난 이날 8시 30분쯤 해당 이벤트 게시 글을 삭제했다.

배아무개 교사는 교육부 사과문에 단 댓글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어 이벤트를 종료하였다? 누가 보면 '정상적인' 이벤트에 예민하게 반응한 줄 알겠다"면서 "이번 이벤트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종료했다고 하는 게 사과문에 적절하지 않았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배씨는 "이렇게 비상식적인 행사를 담당한 교육부 담당자들의 징계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아무개 교사도 댓글에서 "이 문제의 원인이 본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남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아무개씨도 댓글에서 "세상 어느 정권에서도 교사를 상대로 이렇게 막돼먹은 행동을 하진 않았다"고 꼬집었다.

[1신 : 18일 오후 10시 29분]
'동물 닮은 교사' 사진 찍어 올려라? 황당한 교육부

 
교육부가 자신의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올려놓은 이벤트 게시 글.
 교육부가 자신의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올려놓은 이벤트 게시 글.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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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전국 학생들을 상대로 식물, 동물, 연예인 등을 닮은 '도플갱어(복제인) 선생님 찾기' 이벤트에 나섰다. 치킨을 줄 테니 동물 등을 닮은 교사 얼굴을 찍어 페이스북에 댓글로 올리라는 것이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기관은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울쌤 ○○○랑 닮았다!' 행사를 벌인다는 게시 글을 지난 15일 오전에 올렸다. 교육부 게시 글은 다음과 같았다.

"전국 방방곡곡 ○○○랑 닮은 도플갱어 선생님을 찾습니다! 예) 스포츠선수, 캐릭터, 동물, 연예인 등등. ○○○과 닮은 울 쌤 사진을 성함, 학교명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려주세요. 치킨이 갑니닭~"

응모 마감일은 오는 24일, 수상자 발표일은 오는 26일이었다.

교육부는 이 게시글에서 "이벤트에 나가도 되는지 선생님께 사전 동의를 반드시 받아 달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게시 글의 댓글에는 교사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교사 이름이 "ㅋㅋㅋ"란 글귀와 함께 적혀 있기도 했다.

해당 이벤트를 뒤늦게 발견한 교사들은 18일 오후부터 게시글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강하게 항의했다.

배아무개 교사는 "교육부가 제정신인가? 선생님 동의 받고 (사진) 올리는지 어떻게 확인할 것이냐"면서 "교육부가 앞장서서 교사들 얼굴 팔아서 웃음거리 만드는 행사를 하다니 기가 차다"고 비판했다. 김아무개 교사도 "연예인까지는 사람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동물과 식물? 이건 희화화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동엽 교사(경기 정왕고)는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동물 닮은 교사 사진을 올리라는 건 충분히 조롱할 의도로 활용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내 사진이 이런 곳에 올라와서 외모 희화화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교사는 "교육부가 동물을 닮은 교육부장관이나 간부들 외모 사진을 올리는 이벤트를 열 수 있겠느냐. 이것은 교사 무시이고 교사 한 명에게라도 제대로 물어봤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황당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교사들 항의 전해들은 교육부, 15분 만에 문제 게시 글 삭제 
 
교육부가 자신의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올려놓은 문제의 행사 포스터.
 교육부가 자신의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올려놓은 문제의 행사 포스터.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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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처음엔 급식자랑 이벤트로 시작한 시리즈이벤트였는데 이번엔 유명인 닮은 선생님을 친밀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좋은 의도로 진행한 것"이라면서도 "동물 닮은 선생님까지 언급한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해당 이벤트 게시 글을 내리겠다"고 해명했다.

기자가 이 관계자와 전화를 통화한 뒤 15분 만에 교육부는 해당 게시 글을 페이스북에서 내렸다.

태그:#동물 닮은 교사,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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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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