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자> 관련 사진.

영화 <사자> 관련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읜 후 신을 원망하며 살던 자가 악마를 쫓는 자가 된다. 영화 <사자>를 좀 진지하게 요약한 한 문장이다. 설정을 놓고 보면 오컬트 마니아들이 열광할 법한 요소가 있다. 게다가 젊은 층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박서준과 우도환이 전면에 나섰다. 

이런 점으로 보면 <사자>는 철저히 상업성을 노린 대중 영화다. 이 영화에 다른 기대를 품고 있는 관객이라면 일단 기억해야 할 사실이다. 일찍 아버지를 잃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다 격투기 선수로 이름을 날린 용후(박서준), 악마에 영혼을 팔고 거대 악이 된 지신(우도환), 그리고 자신의 삶을 바쳐 악마를 퇴치해 온 안 신부(안성기)는 대중 영화 틀 안에서 짜인 가공의 캐릭터들이다. 
 
 영화 <사자> 관련 사진.

영화 <사자> 관련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사자> 관련 사진.

영화 <사자> 관련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청년경찰> 이후 두 번째 장편 상업 영화를 내놓은 김주환 감독이 여러 번 언급했던 <콘스탄틴>을 떠올리면, <사자>는 단점이 분명하다. 영화 자체가 전하는 메시지의 깊이는 없지만 오컬트와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징을 풍부하게 깔아놓은 덕에 <콘스탄틴>은 눈과 귀를 사로 잡았다.

<사자>는 그보단 이야기에 집중한 모양새다. 아버지를 사랑했던 용후는 사고 당한 아버지를 살려달라는 자신의 소원을 신이 들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신을 거부하며 살지만, 동시에 신의 선택을 받은 자다. 어떤 사연인진 모르겠지만 악마를 받아들인 지신은 자신의 욕망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피의 파티를 벌인다. 

분명한 선과 악의 구분, 여기에 안 신부라는 스승을 배치해 영화는 용후라는 인물이 서서히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어릴 적 기억을 극복하며 진정한 승부를 벌이기 직전까지 이 인물은 믿음과 자신의 소명 사이에서 갈등한다. <사자>는 이런 이야기 틀을 토대로 여러 오컬트적 특징을 입힌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장르적 변주나 눈길을 확 끄는 이미지가 없다. <청년경찰>에서 보인 감독 특유의 유머가 종종 <사자>에도 등장하지만 설정 자체의 무게 탓에 크게 그 가치를 발휘할 틈이 적어 보인다. 동시에 이런 미덕과 달리 적당한 수준의 긴장감과 이야기적 재미를 기대한다면 꽤 만족할 영화가 될 것이다.

앞서 말한 여러 단점을 차치해보자. 검은주교에 이어 피의 수녀단, 귀신을 부리는 승려들 등 이후 시리즈의 빌런까지 구상해 놓은 감독의 패기는 응원받아 마땅하다. 안전하고 안이한 선택보단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독창성 내지는 장르적 확장성이 필요한 시기니 말이다. <사자>는 곧 한국형 오컬트 히어로물로써 의미 있는 족적이라 할 수 있겠다.

한 줄 평: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장르의 이종결합
평점 : ★★★(3/5)

 
영화 <사자> 관련 정보

연출 및 각본: 김주환
출연: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이승준, 최우식
제작: 키이스트
제공 및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크랭크인: 2018년 8월 14일
크랭크업: 2018년 12월 31일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개봉: 2019년 7월 31일
 
사자 박서준 우도환 안성기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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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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