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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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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평화경제' 발언을 비난하며,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본 경제가 우리 경제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시장이다"라면서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 경제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한 한일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돌파구의 일환으로 남북 경협 카드를 꺼낸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해당 발언을 두고 일제히 공격했다. 한국당은 7일 오전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문 대통령의 발언을 꼬집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황교안 "대통령, 한심하기 짝이 없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경제가 극일의 길이라고 했다"라면서 "남북경협만 되면 일본을 이길 수 있다는 허황된 주장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고 미사일을 쏘는 북한과 무슨 경협이 가능하다는 말인가"라며 "북한과 무슨 시너지를 내서 일본을 이기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라고 혹평했다.

황 대표는 "대통령이 계속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비위 맞추기로 일관한다면, 결국 이러한(한일 갈등을 총선에 이용한다는) 음모론을 스스로 입증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경제대전환만이 답"이라고 제시했다.

황 대표는 이어 "지금 글로벌 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해서 줄지어 사형선고를 내리고 있는 꼴"이라며 "이 정권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 미국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서 래퍼 교수는 '처음 들어보는 멍청한 이론'이라고 하는 혹독한 비판까지 내놓았다"라고 언급했다.

황교안 대표가 인용한 아서 래퍼 전 시카고 대학 교수의 발언은 지난 1월 2일 <한국경제>의 인터뷰 기사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아서 래퍼 전 교수는 한국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울고 싶을 정도이다"라며 "그렇게 멍청한 이론은 처음 들어봤을 정도"라고 힐난했다.

아서 래퍼 전 교수는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케인즈주의에 반대하는 시카고 학파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레이건 행정부에도 조력한 바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메달도 받았다. 세율과 조세수입의 상관관계를 곡선으로 그린 '래퍼 곡선'의 주인공으로 정부의 감세 정책을 지지해왔으나, 일각에서는 그의 곡선이 경제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부자 증세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최근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차기 대선의 화두로까지 떠오를 전망이다.

나경원 "대한민국, 주변 열강이 짓누르는 주먹밥 신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8월 백보드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백보드에는 '안보에는 너 나 없다! 뭉치자 대한민국'이 적혀 있다.
▲ 자유한국당 8월 백보드 문구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8월 백보드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백보드에는 "안보에는 너 나 없다! 뭉치자 대한민국"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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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내대표 또한 현재 한국이 처한 안보 현실을 지적하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이대로 되면 샌드위치 신세를 지나서, 주변 열강들이 정말 짓누르고 뭉개는 주먹밥 신세가 되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니 경제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라는 문제제기였다.

그는 이어 "이 심각한 경제위기가 결국은 문재인 정권의 리스크"라며 "경제파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정책 실패로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 안보실패로는 우리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버린다"라는 주장이었다.

중진의원과 최고위원들도 한마디씩 보탰다.

정갑윤 의원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먹구름이 몰려오는 대한민국 경제 비상상태를 선언하고, 경제정책 대전환할 것을 분명히 요구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심재철 의원은 "탄광 속 카나리아가 보내는 위험신호를 문재인 정권만 외면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유기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처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능하다"라며 '평화경제' 구상에 대해 "기상천외한 주장"이라고 맞섰다. 그는 "골든타임을 다 놓치고 반일감정만 고조시킨 채 기껏 내놓은 대책이 세계최하위권 경제와 손잡아 세계경제 3위 이기겠다는 것"이라며 "아주 먼 달나라 살고 있는 듯한 생각과 발언에 우리 국민이 더 큰 충격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북한은 2019년 현재에도 인민에게 흰쌀밥과 고깃국을 먹이는 게 소원"이라며 "여기서 얘기하는 고깃국은 소고깃국 아니라 돼지고깃국"이라고 주장했다. "아직 굶주림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는 나라인 북과 경협하겠다는 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조롱했다.

김순례 의원은 "최근 경제상황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라며 "이 위기를 해쳐나갈 수 있을지 불안감마저 든다"라고 꼬집었다.
 

태그:#자유한국당, #황교안, #나경원, #아서 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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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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