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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해군 최정예 구축함 '덩컨'이 28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 도착하고 있다. 덩컨함은 기존에 이 해역에서 상선과 유조선 보호 임무를 수행해온 몬트로즈함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의 안전 운항을 도울 계획이다.
 영국 해군 최정예 구축함 "덩컨"이 28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 도착하고 있다. 덩컨함은 기존에 이 해역에서 상선과 유조선 보호 임무를 수행해온 몬트로즈함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의 안전 운항을 도울 계획이다. 2019.7.28
ⓒ 런던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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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연이은 유조선 피격과 억류, 무인 정찰기 격추 등으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은 자국 선박 보호를 명분으로 군함을 파견하고, 이란은 러시아와의 해군 합동 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기정사실화 했다. 

지난 8월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의 구두 요청이 있었"으며 "우리의 필요에 따라 주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해부대 파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은 작년 9월 국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파견지역은 유사시 우리 국민의 보호 활동을 위해 (정부가) 지시하는 해역도 포함된다고 국회 동의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기어이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역내 군사적 긴장만 격화할 군사행동에 동참하겠다면서 국회 동의 절차는 회피하겠다는 것이다. 

애당초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과의 핵협정을 무효화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면서 시작되었다. 문제의 발단은 그대로 둔 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천만한 일로 정부는 파병 추진을 철회해야 한다. 국회 동의 절차 없는 파병 강행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말리아 인근 해적으로부터 선박 보호를 명분으로 파견된 청해부대의 임무와 호르무즈 해협 '군사 호위 연합체'의 임무는 엄연히 다르다. 청해부대 파병 당시 국회에서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까지 작전 지역으로 동의받았다 할지라도 이는 '유사시'를 전제로 한 것이다. 도리어 미국 주도 연합군의 군사행동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자극하여 선박의 안전을 더욱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타당성, 위험성, 헌법적·국제법적 근거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야 마땅하다. 이미 국회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프간에 파견한 한국군 부대를 이라크로 보내면서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에 대한 국회 동의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우리 헌법 제5조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유지에 기여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며 "국군은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수행한다"에 반할 수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결코 국제평화유지에 기여하는 일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미국과 이란의 즉각적인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 역시 미국의 일방적인 행보와는 달리 이 지역 내 긴장 완화와 이란 핵협정 유지를 위한 외교적 중재에 집중하고 있다.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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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군의 이라크와 아프간 파병과 같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국제법적 근거가 없는 점령행위에 우리 군대를 파견한 것은 국내외에서 큰 논란거리였다. 그런데도 정부는 또다시 미국의 패권적이고 일방적인 무력시위에 한국군을 참여시키려 하고 있다.

정부는 위헌적이고 명분 없는 파병을 '국익'으로 포장하는 일을 또 반복할 것인가. 다시 강조하지만,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조성되는 군사적 긴장을 높일 파병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 원칙과 외교적 해결을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영아 기자는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활동가입니다. 이 글은 참여연대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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