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옷도 세상도 건물도 자동차도 이 세상 모든 것을 노동자가 만들었습니다.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하나가 안 되어서 천대받고 멸시받고 항상 뺏기고 살잖아요. 이제부터는 하나가 되어 싸우세요. 하나가 되세요. 하나가 되면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태일이 엄마의 간절한 부탁입니다. 여러분이 꼭 이루어주세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묘비에 새겨진 말이다. 고 신영복 교수의 글씨로 만들어졌다. 이 여사는 생전에 '노동자들의 하나 됨'을 누차 강조했다.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에 유가족뿐 아니라 양대 노총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이유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내년이면 '근로기준법 지켜라', '내 죽음 헛되이 말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 불살랐던 당신의 아들 전태일 열사가 돌아가신지 50년, 반세기가 된다"면서 "이소선 여사의 8주기 맞아 전체 노동자가 단결해 '주인 되는 나라 만들겠다'라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한다"라고 말했다.
 
조직일정으로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대신해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문현군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이소선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라고 한 번 외치지 못했다"면서 "(양대 노총) 모두가 어머니께 큰소리로 '사랑한다' 외쳐보자. 노동운동의 방식과 방법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지향점은 항상 같다. 노노(노동자와 노동자)가 싸워선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1929년생인 이소선 여사는 1970년 11월 13일 아들 전태일이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는 외침과 함께 분신 항거하자, 아들의 유지를 받들어 같은 해 11월 말 전태일의 친구들과 함께 '청계피복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이로 인해 이소선 여사는 군부독재 정권으로부터 모진 고초를 겪으며 세 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1981년 이소선 여사는 전태일재단의 모태가 되는 <전태일기념사업건립위원회>를 설립했다. 1986년부터 1993년까지 민주화운동유가족 협의회 회장직도 역임했다. 1988년 11월에는 135일 동안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농성 투쟁을 전개했다. 1998년 국회 앞에서 의문사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막 433일 농성 투쟁을 진행했다. 2011년 9월 3일, 그리운 아들 전태일 곁으로 떠났다.
 
톨게이트 비정규직 노동자의 다짐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이날 8주기 추도식 현장에는 지난 6월 말부터 거리농성을 이어가는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해고된 1500여 명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이민아 민주일반연맹 토평톨게이트 지회장은 "오늘 이소선 어머니를 처음 불러본다"면서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지만, 우리(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은 어머니를 잘 몰랐다. 이번 싸움을 하면서 알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회장은 "우리들이 싸울 수 있었던 건 어머니의 말씀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들은 두 달 넘게 싸우면서 보았다. 함께 연대하고 싸우는 동료들을. '노동자가 하나돼야 한다'라는 어머니 말씀이 우리들 모습 아닐까?"
 

이 지회장은 "자회사를 거부하고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아스팔트에서 싸우고 있다"면서 "해고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우리가 옳다'라는 믿음과 '단결해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라는 다짐 때문이었다. 이젠 더 이상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이소선 여사에게 묵념을 올리고 있다.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이소선 여사에게 묵념을 올리고 있다.
ⓒ 김종훈

관련사진보기

 
노동자의 단결을 호소하는 참석자들의 요구도 이어졌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오늘 아침 신문에도 지방에 있는 노동자들이 서울로 투쟁을 하러 올라온다는 내용이 있었다"면서 "어머니가 그토록 바라셨던 사회는 여전히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머님이 더 그리운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그럼에도 어머니는 항상 우리에게 당부했던 것이 '이 세상 주인은 노동자다. 우리 모두가 주인이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안 될 일이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다시 한 번 새겨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태일기념관은 이소선 여사를 기리기 위해 '어머니의 꿈-하나가 되세요'라는 주제로 '2019 소장품 기획전-이소선 8주기 추모전'을 마련했다. 오는 11월 17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기획전에는 이소선 여사가 청계피복노조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던 1972년부터 73년 당시의 친필 일기 5점이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태그:#이소선, #전태일, #민주노총, #한국노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