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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살아가는 남성이 아닌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말]
 
 유튜브 채널 ‘너나나나’ 크리에이터 은지(오른쪽)와 의선이 26일 전라북도 전주 완산구 코워킹플레이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여성, 페미니즘, 퀴어 등 민간한 주제를 발랄하게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튜브 채널 ‘너나나나’ 크리에이터 은지(오른쪽)와 의선이 지난 8월 26일 전라북도 전주 완산구 코워킹플레이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여성, 페미니즘, 퀴어 등 민간한 주제를 발랄하게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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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자위 시작해볼까?>, <낙태를 마주하는 의사 이야기>, <친구가 레즈비언이라면?>, <담배 피우는 여자들>... 언뜻 자극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 제목들은 유튜버 채널 '너나나나'의 인기 동영상 이름이다.

이 채널에서는 여성, 페미니즘, 퀴어 콘텐츠를 인터뷰와 게임을 활용한 예능 형식으로 재미있게 보여준다. 총 조회수 1500백만, 구독자 6만을 가진 인기 채널 '너나나나'를 만드는 건 전주의 두 크리에이터, 은지와 의선. 학교 영상동아리에서 만난 둘은 생리에 대해 알리는 <생리고사>를 시작으로 채널 '너나나나'를 오픈했다. '너나나나'는 나로 시작된 이야기가 너로 옮겨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의 영상콘텐츠에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 자칫 어려워 보일 수 있는 문제를 재미있게 풀어간다는 것. 낙태와 이혼, 성매매처럼 민감한 주제를 다루지만, 영상의 결은 어둡지 않다. <이혼했어요> 편의 썸네일에는 볼을 붉히며 밝게 웃는 인터뷰이의 사진이 둘로 동강난 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실려있다. 영상에는 응원과 지지의 댓글이 가득하다. 솔직하고 당당한 출연진들의 태도도 인상 깊다.

어려운 문제를 발랄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다루는 노하우는 뭘까? 전주의 코워킹플레이스에서 크리에이터 은지와 의선을 만나보았다. 
 
모자이크 없이도 섹스 얘기할 수 있어요
 
▲ 유튜브 채널 ‘너나나나’ “나로 시작된 이야기가 너로 전달되길” 유튜브 채널 ‘너나나나’ 크리에이터 은지와 의선이 26일 전라북도 전주 완산구 코워킹플레이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여성, 페미니즘, 퀴어 등 민간한 주제를 발랄하게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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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나나나' 영상에는 모자이크를 한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당신의 섹스가 노잼인 이유>, <보지의 모든 것>, <내 아들이 게이라니!>처럼 민감한 주제를 다뤄도 마찬가지다. 얼굴 공개도 꺼리지 않는다. 인터뷰이들도 편안해보인다. 어떻게 그런가?
은지: "우리는 사람 얼굴에 모자이크하지 않는다. 범죄자 이미지 만들고 싶지 않다. 뭘 잘못했다고 얼굴을 숨겨야 하는가. 사실 섭외자들이 다 주변 사람들이라 편하게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좋은 이유도 있다. 너무 예민한 주제는 당사자를 섭외하지 않는다. 그 당사자를 사랑하는 사람을 섭외한다. 그 사람이 사랑해서 하는 말이 힘이 있다. 게이 아버지도 당사자가 아니라 그 사람을 사랑하는 아버지를 섭외했다. 낙태 당사자도 본인이 아니라 의사가 나왔다." 
 

- 낙태 콘텐츠는 특히 더 예민했을 것 같다.
"그때 낙태죄 찬반 여론이 뜨거울 때라 더 그랬다. 친구 중에 산부인과 의사가 있었는데 낙태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했다. 그중에 뭘 말하고 싶냐고 하니 낙태를 하러 왔을 때 그 사람들의 분위기, 눈빛,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낙태를 허용해라 말라 분노하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왔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 고민을 한 사람이 영상을 보고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찍게 되었다."
 
<낙태를 마주하는 의사 이야기>, <피임해 제발 좀> 영상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는 전주에서 여성주의 단체 '언니들의 병원놀이'를 운영하는 산부인과 전문의 박슬기씨다. 너나나나와는 전주에서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친구 사이다. 전주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알음알음 서로 알고 지낸다. 대부분의 문화자본이 서울에 몰려있는 지금, 전주의 네트워크가 인상깊었다. 
 

- 전주에서 촬영을 하면 인터뷰이 섭외에 물리적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은지: "가까운 사람들에게 영감을 얻어 그들을 촬영하기 때문이다.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담배 피우는 여자> 영상을 찍을 때 촬영하러 서울까지 올라갔다. 심지어 어떤 분인지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었다.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 어떤 영상이 나올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에 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을 섭외할 수 있었을 것 같긴 하다." 
 
퀄리티가 좋은데 왜 전주에 있냐고?
 
 유튜브 채널 ‘너나나나’ 크리에이터 은지와 의선이 26일 전라북도 전주 완산구 코워킹플레이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여성, 페미니즘, 퀴어 등 민간한 주제를 발랄하게 제작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튜브 채널 ‘너나나나’ 크리에이터 은지와 의선이 지난 8월 26일 전라북도 전주 완산구 코워킹플레이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자신들이 만든 영상물을 보여주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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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에 있어도 한계를 느끼지 않는 걸까?
의선: "지역에 있어서 그런지 사업을 배울 기회가 적다. 사업 확장을 하려면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과 부딪치고, 사업도 따내야 하지 않나. 그럴 기회가 지역에 많이 없다. 사업을 대하는 태도를 체득하지 못한 것 같다. 기관에서 하는 지원 사업을 하는 건 기회가 좋은 편이다." 
 
- 서울로 활동 반경을 옮길 생각은 해본 적 없었나?
의선: "서울은 속도가 너무 빠르다. 고정비용도 많다. 전주는 천천히 간다. 직업 고민을 해볼 시간도 있다. 예전에 서울에 갔을 때 사람들이 가득 찬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완전히 작은 존재구나, 이 많은 사람 중에 하나구나, 그런 생각.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화려한 연예인 광고들이 붙어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전주에서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삶의 질도 달라진다. 이번에 2년 정도 청약 넣어 주거 독립에 성공했다. 서울에선 꿈도 못 꿀 일이다." 
 
- 지역에 있다고 해도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가 되는 데는 한계가 없나보다.
은지: "사람들은 너나나나가 전주에 있다고 하면 놀란다. 퀄리티가 좋은데 왜 전주에 있냐는 거다. 좋은 콘텐츠는 서울에 베이스를 두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가끔 고립되어 있다는 생각도 한다. 물리적으로 지역에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밀어주고 끌어주는 게 없달까. 최근에 슬럼프가 오면서 영상을 석 달 정도 안 만들었는데 그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여기서 그만둔다고 하면 너나나나는 그냥 없어지는 거구나." 
 
- 구독자가 많아서 고립된다는 느낌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은지: "유튜브를 하면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하지 않나. 실제로 유튜버만 하면 관계가 고립된다. 오프라인 관계가 많이 없어서 그런 건지 고립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유튜버들이 많다. 지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인터뷰 컨택은 많이 온다. 대부분 기관에 있는 막내 분이 관심을 가지셔서 연락을 하시거나, 여성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곳에서 온다. 다 여성분들이다. 그러니 여성이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 얼마나 여성이 성장하느냐에 관심이 가질 수밖에 없다. 끌어주고 밀어주는 게 필요하다. 같은 판에 있으면서 주고 받는 게 생기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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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밥 벌어 먹고 사는 프리랜서 작가 딴짓매거진 발행인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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