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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원정길 오르는 한국 축구대표팀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이 13일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 평양 원정길 오르는 한국 축구대표팀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카타르월드컵 예선을 위해 평양 원정길에 오르는 한국축구 대표팀이 13일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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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Again) 2018'은 과한 기대였을까?

남한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며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이 풀렸던 모습이 2019년에 재현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이라는 남북 경기(오후 5시 30분)가 열린다. 경기는 경기일 뿐, 이를 계기로 '남북 체육회담' 등이 열리거나 다른 교류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남한은 스포츠 교류를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가 트이기를 바랐지만, 북한은 국제경기대회 일정만 소화하며 선을 그은 셈이다.

북한이 이날 열리는 남북 경기에 생중계도 취재진도 응원단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북한은 경기 영상을 DVD 형태로 경기 후에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를 마친 한국 대표팀이 16일 오후 평양에서 출발 (오후 5시 20분) 중국을 거친 뒤 17일 새벽(0시 4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며 영상을 가져와야 뒤늦게경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교류는 정치·군사 영향 받아"

"스포츠 위에 정치 있다."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은 남북관계와 스포츠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2017년 장웅 IOC 위원장이 태권도시범단과 남한을 방문했을 때(6월 23일) 남한에서는 그에게 남북 체육 회담 등 다양한 남북 교류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정치적인 환경이 마련되기 전에 스포츠 교류로 화해와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착각은 하지 말라는 식의 말을 남기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의 말처럼 남북 간의 스포츠 교류는 늘 남북의 정치·군사 관계의 영향을 받았다. 북한은 예정된 국제경기 대회의 일정은 소화했지만, 한국이 주도하는 행사는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했다.

2017년 9월이 대표적이다. 당시 평양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의 시범단을 평양으로 초청했지만, 이후 없었던 일이 됐다. 이 시기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하며(2017년 9월 3일), 남북관계가 경색됐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북한은 국제대회의 일정만 소화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가 2013년 7월에 남한에서 열렸다. 평소 여자축구에 자신감을 보였던 북한은 이 경기를 취소하지 않고, 예정대로 7월 18일 남한을 방문했다.

같은 해 아시아역도연맹이 9월 12~17일에 평양에서 개최한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도 남한 선수단이 참가했다. 2013년은 북한이 두 번째 핵실험(2월 12일)을 해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이때 남북은 각자가 경기를 치르는 데만 충실했을 뿐, 남북 당사자 간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이 직접적인 교류의 출발점이 되려면 결국, 정치적 환경이 무르익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핑퐁외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핑퐁외교 때문에 미·중이 관계개선을 한 것이 아니라 먼저 미·중의 화해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핑퐁외교가 가능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핑퐁외교'는 적대국이었던 미·중이 세계탁구선수권대회(1971년)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대회가 끝난 후 중국이 미국선수단 15명을 베이징으로 공식초청하며 관계개선에 나선 것을 말한다.

냉전의 상징이었던 두 나라가 우호적인 접근을 시작한 것. 스포츠 교류를 통해 국가 간의 관계개선을 이어간 예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미·중 사이 핑퐁외교가 가능했던 건 앞서 미·중의 최고지도자가 관계개선을 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대화 채널을 만들려 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경기에서 북한이 남한의 응원단, 취재진 등을 허용하지 않는 건 그만큼 북한이 남한에 뿔이 났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스포츠 교류는 수단이자 통로다. 이를 통해 정치적 국면을 타개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취재진, 응원단, 생중계 등) 남한의 요구를 북한이 들어주기를 바랐다면, 정치적 협상을 했어야 한다. 축구협회 등 스포츠 분야의 협상으로 풀 문제는 아니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며, "남북 간 축구경기라 통일부차원에서 다른 고려나 결정을 하지 않았다. 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해 협의를 진행했다"라고 밝힌바 있다.

한편,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15일 열리는 경기에 북한은 경기장 내 기자센터를 만들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경기장 현지에서 남측으로 연락할 수단은 생겼지만, 메신저 등이 잘 작동되지 않아 주로 이메일을 통해 서울과 평양이 연락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에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참관하기도 한다. 그는 전세기로 평양을 방문해 남북 대표팀의 이번 경기를 볼 예정이다. FIFA는 오는 2023년 여자 월드컵의 남북한 공동 유치를 제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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