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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밝힌 14일 오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만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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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 보도가 이어진 14일 오후 2시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후 2시께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찾아 사퇴 사실을 보고한 직후부터 당 대표실 앞은 출입 기자들로 가득 찼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이후 오후 4시께 "아무도 몰랐다"는 정론관 브리핑을 전달했고, 오후 5시께엔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일부 최고위원 및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전해철 의원, 최재성 의원 등이 참석한 고위전략회의를 열어 '조국 사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해찬도 오늘 알았다"... 사퇴 인지 시점 강조

"기자들이 (사퇴를) 인지한 시점과 큰 차이가 없다."
"부당한 정치 공세에 의해 중도 사퇴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

당 입장에서도 갑작스런 사퇴 결정이었다는 설명이었다. 홍 대변인은 고위전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사퇴를 인지한 것은 14일 오후 1시 15분께 강 수석이 와서 내용을 전달해 확인했다"면서 "당은 단 한 번도 사퇴 의견을 전달한 바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 청와대에 사퇴 의견을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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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최재성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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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 이유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 종용' 의혹 때문이었다. 당 게시판 등 일부 지지층 사이에선 지도부를 향한 '조국 사퇴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조국 장관 임명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당 내부에서도 위기론이 새어나온 만큼, 당 차원의 요구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 대변인은 이 같은 시각에 "오보이고,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초점은 사퇴 이후에 찍혀 있었다. 같은 날 조 장관이 마지막으로 발표한 검찰 개혁안을 이어받아 국회 차원의 제도화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였다. 홍 대변인은 "검찰 개혁을 이 정도까지 끌고온 조 장관의 노고를 많은 분들이 높이 평가했다"면서 "당은 향후 검찰 개혁을 확실하고 높은 수준으로 보다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찰 개혁 법안을 이달 말 '선(先) 처리' 하겠다는 당의 방향과도 닿아 있는 메시지다. 입법 추진을 위한 공을 한국당 등 야당에게 던졌다. "조국 장관을 낙마시킨 것이 일부 야당과 검찰 내 반 개혁세력의 연대가 아니라면 검찰 개혁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라"는 게 주요 요구다.

홍 대변인은 "한국당 등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검찰 개혁을 함께 하겠다고 했으니 제대로 된 개혁안을 가져 온다면 충분히 협의할 계획이다"라면서 "그러나 공수처 설치를 아예 인정 않겠다는 것은 유감스럽다, 공수처를 포함한 검찰 전반의 개혁안을 20대 국회에서 마무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등의 기회 맞을 수도"... "지지자들 허탈감 어떡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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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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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 사퇴를 바라보는 민주당 내부의 시선은 복잡하다. 사퇴를 기점으로 검찰 개혁 제도화를 위한 협상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중도 사퇴 시점에 대한 지지층들의 비판을 해소해야 한다는 우려가 동시에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전략통으로 통하는 한 중진 의원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냉정하게 정치적으로 보자면, 하락 국면이 (조국 사퇴로) 멈추고 반등의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조국 이슈에) 올인 했던 정당들은 공격 포인트를 다시 정해야 한다, 공이 야당으로 넘어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국 장관도) 당과 정부의 지지도 하향 추세에 대한 부담이 계속 있었을 것"이라면서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법개혁안 우선 처리에 (조 장관의 사퇴로) 힘이 붙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 관계자는 조 장관의 사퇴로 지지층이 겪게 될 심리적 혼란을 우려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지자들을 걱정해야 할 입장"이라며 "지난주까지 촛불집회에 많은 사람들이 나왔는데 굉장히 허탈하지 않을까 싶다, 지지층의 반응을 가늠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당 내부에서도 중도 사퇴에 대한 아쉬움이 제기됐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타까운 일이다"면서 "당에서 이런 모습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씁쓸해 했다. 최고위원인 박광온 의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나를 딛고 검찰 개혁을 완수해달라는 조 장관의 말에 고개가 숙여진다"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