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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민단체가 우리 정부에 터키로 무기 수출중단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터키에 수출한 무기가 쿠르드족 주민을 사살하는 살상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시민단체가 우리 정부에 터키로 무기 수출중단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터키에 수출한 무기가 쿠르드족 주민을 사살하는 살상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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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구호를 외치던 사람들이 입을 닫고 10초간 묵념했다. 지난 9일, 터키 정부가 시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쿠르드 자치지역을 포격하면서 희생된 이들을 위한 애도였다.

21일, 시민단체가 우리 정부에 터키로 무기 수출중단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터키에 수출한 무기가 쿠르드족 주민을 사살하는 살상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참여연대 등 29개로 구성된 '터키의 쿠르드 침공을 규탄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지난 10년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터키에 무기를 많이 수출한 국가"라며 "한국 정부는 터키에 무기 수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터키 정부가 쿠르드 자치 지역을 포격할 때 사용한 무기가 한국이 터키에 기술과 부품을 수출해서 만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터키 국방부는 '평화의 샘' 작전 개시를 알리며, T-155 포격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누리집에 게재했다"라며 "T-155는 한국이 터키에 기술과 부품을 수출해 현지에서 생산한 K9 자주포의 자매품이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터키가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약 30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고, 민간인 120명을 포함해 592명이 사망했다"라며 "터키가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핀란드와 독일, 프랑스 등 국제 사회가 터키에 무기 수출 중단을 선언한 반면, 한국 정부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른바 '평화의 샘' 작전 개시 이후 시리아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으로 109명의 '테러리스트'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가 중동 지역에서 불고 있는 민주주의 움직임을 파괴하는 것을 돕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계를 넘어' 최재훈 활동가는 "쿠르드 자치지역은 공적 기구의 경우 쿠르드족과 아랍인 등 다양한 인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마을 의회의 대표도 여성 비율을 40% 넘게 규정하고, 군대에 입대하면, 군사훈련보다 앞서 비폭력과 페미니즘을 교육하는 등 나름 민주주의와 양성평등, 인종 간의 화합 등을 실천해왔다"라며 "터키군의 시리아 북동부 침공은 그 지역에 사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과 재산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중동에서 새로운 공조와 화합의 모델을 만드는 지역민의 노력을 깡그리 짓밟는 테러 행위다. 터키에 무기를 수출하는 한국 정부도 이런 야만 행위에 가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난민 문제도 거론됐다. 공익법센터 어필 정신영 "지난 6월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난민은 약 7000만 명으로, 이중 시리아 난민 아이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시리아 난민 아이들은 시급 4리라(약 1500원)가 채 되지 않은 돈을 받으며 하루 12시간 넘게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우리 정부는 전쟁 무기를 수출하면서 한국을 찾는 난민을 보호하지 않고 있다. 난민 신청은 급증하는데, 인정률은 3%에 불과하다. 전쟁과 불안정한 생활을 피해 한국을 찾는 난민들을 협약에 따라 보호하고 평화에 기여하라"라고 질타했다.

'전쟁없는 세상'에 쭈야 활동가는 한국의 방위산업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해 한국산 무기가 예멘 내전에서 사용된 게 확인됐다. 그때는 도시 밖에서 발견됐는데, 올해는 도시 안에서 발견돼 한국산 무기가 민간인을 사살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게 또다시 확인됐다"라며 "우리나라는 한국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갈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런데 국가 안보와 경제성장이란 이름으로 정당성을 외치는 방위산업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누군가를 죽이는 사업을 해선 안 된다"라고 쓴소리했다.
  
21일, 시민단체가 우리 정부에 터키로 무기 수출중단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터키에 수출한 무기가 쿠르드족 주민을 사살하는 살상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시민단체가 우리 정부에 터키로 무기 수출중단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터키에 수출한 무기가 쿠르드족 주민을 사살하는 살상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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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터키, #시리아, #쿠르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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