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차리리 죽고 싶을 만큼 힘이 듭니다. 저희는 은행에 예금을 하러 갔다가 사기를 당한 겁니다."

21일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가 울먹이며 한 말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선 피해자는 의도치 않게 펀드에 투자한 경위 등을 설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전세대출을 갚으러 왔다 하니 (우리은행 쪽이) '안전한 상품이 있는데 왜 대출을 갚으려 하느냐'며 독일국채 (연계) DLF를 안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 직후) 통장을 보니 거의 100만원이 사라져 있었는데 저는 선취수수료가 뭔지 몰랐다, 한마디 설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펀드상품의 경우 수익률과 관계 없이 투자 직후 원금의 1% 가량을 수수료로 떼어가는데,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얘기다.

피해자는 "이는 분명히 사기다"라며 "은행은 '안전하다'고 해놓고 뒤로는 저를 (위험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공격형 투자자로 만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직원이 서류의) 윗부분을 보이지 않게 반으로 접은 뒤 서명만 하라고 했다, 원금 100% 손실이라든지 투자성향 (정보는) 하나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DLF를 판매했던 하나·우리은행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먼저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하나은행이 금융감독원 검사에 앞서 DLF 관련 자료를 삭제한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금감원 "하나은행, 사전 전수조사 자료 삭제"
    
질의하는 지상욱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종 한국GM 부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지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피해자들에게 100% 배상하라는 결론을 내리면 따르겠나"라고 물었다. 함 부회장은 "네, 분조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앞서 2015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지냈다. 

지 의원은 "하나은행이 (올해) 10월8일에 파일을 삭제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DLF 관련 파일이 맞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함 부회장은 "그 (자료의) 내용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답했지만, 이내 해당 파일에 대한 상세한 사항이 드러났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요청으로 설명에 나선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크게 2가지 파일이었는데, (하나은행 내부의) 1·2차 전수조사에 대한 파일"이라며 "(작성) 목적은 손해배상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DLF 피해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8월에는 금감원이 DLF 판매 현황을 공개하면서 검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은행이 자체 조사 자료를 삭제했다는 얘기다.

하나은행 소극 답변에 "도덕불감증 심각" 지적도

하나은행에 대한 질책은 계속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나은행의 금융투자자 보호 관련 감수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항상 우리은행에서 발표한 (대응 방안을) 하나은행이 며칠 뒤 발표했었다"고 지적했다.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오른쪽)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 관련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오른쪽)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 관련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함 부회장은 "저희가 일부러 늦게 발표한 것은 아니다,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조직 문화 등을 개선하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DLF 판매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을 지냈던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는 "하나의 사업부에 대해 자세하게는 몰랐는데, 소비자 보호에 세심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일반 창구 직원이 프라이빗뱅커(PB)의 전산코드를 이용해 판매했다는 내부 제보가 있다, 이 정도면 증거인멸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함 부회장은 "그 부분에 대해선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또 그는 "(당시) 부행장으로부터 개별상품에 대해 보고 받은 적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극적인 답변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세심하지 못했다, 직원 관리를 잘하겠다,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답변하는데, (하나은행의) 도덕 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뻔한 얘기는 하지 말라, 하나은행 소비자들도 참고인과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피해자들의 증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우리은행 계열사·실무자 경고 무시했나

우리은행도 비판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김종석 의원은 "다른 은행들과 증권사는 나름대로 (DLF에) 위험성이 있어 판매를 거부하거나 중단했는데, 우리은행은 유독 판매를 지속했다"고 했다.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은 "저금리 속에서 (수익이 나는) 상품을 찾는 과정이었다"며 "지난 3월 이후 금리가 크게 하락했지만, 골드만삭스 등의 자료를 보면 금리가 플러스(+)로..."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우리은행 계열사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미 3월에 독일·영국 등 주요국 금리 하락을 전망했는데, 어떻게 JP모건과 골드만삭스만 믿고 그렇게 했나"라고 질타했다. 골드만삭스 등은 이번에 문제가 된 DLF 상품을 기획한 회사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우리은행이 사기를 쳤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은행의 내부적인 자정기능이 상실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 의원도 "(우리은행) 실무선에서 원금 100% 손실을 (경영진에)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집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본사에서 대응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매 때 활용된) 그림 자체도 사기성이 짙다, 복잡하게 그려 실제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 부행장은 "뼈를 깎는 아픔을 느끼고 있다, 금융산업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우리은행이 좀 더 대책을 마련하고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