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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불때마다 나옹선사 발원문을 외우던 터에 실제 나옹선사 진영(眞影)을 보고 감개무량했다는 청안스님
▲ 나옹선사 진영(眞影) 앞에선 청안스님 예불때마다 나옹선사 발원문을 외우던 터에 실제 나옹선사 진영(眞影)을 보고 감개무량했다는 청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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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분이 나옹선사이십니까? 날마다 예불 드릴 때 나옹선사 발원문을 외우는데 오늘 여기서 나옹선사 진영(眞影)을 보니 감개무량합니다."

헝가리 출신 푸른 눈의 청안스님은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 조사당에 모셔진 나옹선사 진영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일, 잠시 한국에 들른 청안스님을 만났다. 청안스님은 한국불교에 심취해 헝가리에 한국절 '원광사'를 짓고 유럽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알리고 있다. 
 
남방불교의 행사에 헝가리 출신의 청안스님과 청진스님이 참석하고 있다.
▲ 청안스님과 청진스님 남방불교의 행사에 헝가리 출신의 청안스님과 청진스님이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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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한국의 큰스님이신 숭산스님(1927~2004)께서 헝가리에 오셨습니다. 그때 제 나이 26살이었지요. 삶에 대한 의문이 가득했던 그 무렵, 요가나 티벳불교 등에 관심을 가졌으나 성에 차지 않던 참에 숭산스님을 만나고부터 '아! 이것이다'라는 믿음이 생겨 1993년 미국 프로비던스 선원의 겨울 결제에 참가했습니다. 

거기서 숭산스님으로부터 큰 가르침을 얻어 이듬해 비구계를 받고 한국으로 건너가 화계사, 해인사 등에서 수행정진했습니다. 한국에서 숭산스님 밑에서 6년 동안 수행정진했으며 이후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수덕사 등 여러 절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카톨릭 국가인 헝가리에서 한국 불교를 심고 있는 청안스님은 바쁜 일정 가운데 지난 20일 양주시에 있는 스리랑카절(주지 와치싸라)에서 거행된 카티나법회에 참석 한 뒤 가까이에 있는 회암사에 들렸다. 카디나법회란 남방불교의 대표적인 행사로 90일간 우기 안거에 수행정진을 마친 수행자에게 거룩한 가사공양을 올리는 의식이다. 
 
스리랑카 와치싸라 스님과 헝가리 청안스님이 양주시 마하보디사 카티나 법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 와치싸라 스님과 헝가리 청안스님 스리랑카 와치싸라 스님과 헝가리 청안스님이 양주시 마하보디사 카티나 법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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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불교의 대표 행사인 카티나법회(가사공양)를 주관하는 양주 마하보디사
▲ 카티나법회 남방불교의 대표 행사인 카티나법회(가사공양)를 주관하는 양주 마하보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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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주시 마하보디사와 회암사를 안내를 해준 이는 헝가리에 한국절을 설계한 최우성(한겨레건축연구소 대표)씨였다. 회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奉先寺)의 말사이며 이 절에서 500미터 아래쪽에는 1328년(충숙왕 15년) 인도 출신 지공(指空)스님이 인도의 나란타사(羅爛陀寺)를 본떠서 266칸의 대규모 사찰을 지었던 회암사터가 있다.

회암사터로만 남아있는 이곳은 1378년(우왕 4년) 나옹(懶翁)선사가 중건한 절로 고려말 전국 절의 총본산이었으며 한때 승려 수가 3000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컸다. 조선왕조에 들어와서도 250명의 승려가 있었고, 경내가 1만여 평에 이르렀다고 <조선왕조실록> 세종 6년(1424) 기록에 나와 있지만 이후 절은 쇠락해 지금은 절터만 황량한 상태로 남아있다. 이곳에서 나온 유물들은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이날 청안스님과 함께한 헝가리 출신 청진스님은 비구니 스님으로 현재 한국에서 수행 중이며 앞으로 헝가리 한국절 '원광사'에서 정진 예정이다. 회암사에는 나옹선사 진영(眞影) 말고도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50호인 나옹선사 부도 및 석등 등도 있는데 청안스님과 청진스님은 부도탑 앞에서 오래도록 합장했다.
 
양주시 회암사 나옹선사 부도탑에서 청안스님, 청진스님이 합장하고 있다.
▲ 부도탑에선 청안스님 양주시 회암사 나옹선사 부도탑에서 청안스님, 청진스님이 합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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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세세생생처(願我世世生生處) 상어반야불퇴전(常於般若不退轉)
여피본사용맹지(如彼本師勇猛智) 여피사나대각과(如彼舍那大覺果

원컨대 저희로 하여금 세세생생 나는 곳마다
언제나 반야의 큰 지혜로부터 물러나지 않게 하시와
본사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용맹한 지혜를 얻게 하오며
노사나 부처님처럼 큰 깨달음을 얻게 하여 지이다 - 나옹선사 발원문 일부 -


어제 헝가리 원광사로 돌아간 청안스님은 오늘 아침 예불에서 나옹선사의 발원문을 외우며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에서 만난 나옹선사 진영(眞影)을 떠올릴 것이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이 끝없이 펼쳐진 양주시 회암사터와 새로 지은 회암사 그리고 나옹선사 부도탑 등에서 함께한 푸른눈의 청안스님, 청진스님과의 망중한은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참고로 청안스님은 한국어가 능통하다.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서 을 보고 있다.나옹선사, 지공선사 등의 전시물
▲ 나옹선사, 지공선사 등의 전시물 관람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서 을 보고 있다.나옹선사, 지공선사 등의 전시물
ⓒ 이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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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는 고려시대 가장 큰 절이었던 회암사 터에서 나온 유물들이 가득하다.
▲ 회암사터 유물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에는 고려시대 가장 큰 절이었던 회암사 터에서 나온 유물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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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는 곳마다 푸른눈의 청안스님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양주시 회암사 경내에서
▲ 청안스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이르는 곳마다 푸른눈의 청안스님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양주시 회암사 경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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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우리문화신문에도 보냈습니다.

- 헝가리 원광사 주소: Won Kwang Sa, P.O.Box 138 2501 Esztergom, Hungary
- 전화 : +36 20 235 2459 , +36 20 550 1769
- 누리편지 : wonkwangsa@gmail.com, www.wonkwangsa.net
- 누리집 담당 : 강인식(hokooc@naver.com)


태그:#청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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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시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한국외대 외국어연수평가원 교수, 일본 와세다대학 객원연구원, 국립국어원 국어순화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냄 저서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국어사전》,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 10권, 《인물로 보는 여성독립운동사》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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