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발표회에서 강봉규 프로듀서, 황성훈 PD, 방송인 김나영, 방송인 이영자, 배우 진세연, 배우 정일우, 방송인 이경규, 가수 이승철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공영방송 KBS가 CU와 손잡고 편의점 신메뉴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강봉규 프로듀서와 황성훈 PD, 방송인 이경규, 이영자와 배우 정일우, 진세연, 가수 이승철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관해 설명하고 촬영 중 에피소드 등을 전했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아래 <편스토랑>)은 6인의 스타들이 혼자 먹기 아까운 '필살' 레시피를 만들고, 메뉴 평가단의 평가를 거쳐 승리한 메뉴가 방송 다음 날 전국 편의점에서 출시되는 편의점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황성훈 PD는 "프로그램 준비기간이 길었던 것처럼 느껴지는데, 오늘(25일) 드디어 방송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요즘 다들 하루에 한 번쯤은 편의점에 가지 않나. 우리 방송이 많은 분들에게 힐링이 됐으면 한다. 저는 (편스토랑이) 국내 최초 '4D 미감 만족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맛집을 찾아가시지 않고도, 집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스타들이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많이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 강봉규 프로듀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성훈 PD. ⓒ 이정민
그러나 대기업 CU와 협업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되기에는 다소 상업적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황성훈 PD는 "편의점을 선택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저희가 편의점을 택한 이유는 딱 하나다. 누구나 요즘 집 앞에 편의점 하나는 있지 않나. 어디서나 찾아갈 수 있다. 스타들이 만든 음식을 시청자들이 쉽게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창구가 편의점이었을 뿐이다.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이런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CU가) 저희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해서, 단가를 낮추고 최대한 값싸게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도록 협업하기로 약속했다. 편의점 한 곳을 택한 이유도 우리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들어주기로 한 곳이라서다. 그렇기에 상업성 우려 부분은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황성훈 PD)
이어 이승철은 "편의점에 메뉴를 출시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많은 분들과 맛있는 음식을 공유하고 레시피도 오픈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맛있는 메뉴를 평가받으면 편의점에도 출시할 수 있는 것일 뿐, 프로그램의 목표가 편의점 출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강봉규 프로듀서 역시 "우리 프로그램에 기대와 우려 모두 있는 것 알고 있다.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기대가 현실이 되도록 조심해서 잘 만들어보겠다"고 답했다.
방송에는 편의점 업체 직원인 MD도 평가에 함께 참여해 메뉴로 출시할 수 있을지를 검토한다. 또 편의점에서 출시된 메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기부할 예정이다. 강봉규 프로듀서는 "수익금 기부처는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는 않았다. 저소득층 결손 아동의 도시락 지원 사업에 쓰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메뉴를 개발하는 6명의 스타에는 '꼬꼬면'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이경규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올리브TV <밥블레스유> 등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되찾은 이영자도 포함됐다. 이날 두 사람은 고정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경규는 "이영자와 방송활동을 한 지는 몇 십 년째지만 함께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 보니까 이영자가 진짜 잘하더라. 서로 음식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도 많이 쓰고 있다"고 치열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방송인 이영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을 칭찬하는 방송인 이경규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란 모습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이에 이영자는 "후배들이 아무리 '에이스'라도 이경규를 못 따라가더라. 우리는 순수한 마음으로 만드는데 이경규는 계산적으로 상업성, 가성비를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동안 여러 프로그램에서 최고의 '먹방'을 선보이며 여러 음식을 유행시켰던 이영자는 <편스토랑>을 통해 처음으로 요리에 도전한다. 그러나 그는 사실 프로그램의 취지와 자신의 음식 철학은 맞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내 음식에 대한 철학과 이 프로그램은 반대다. 나는 제일 맛집은 주방 앞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은 바로 나왔을 때가 가장 맛있다. 그런데 편의점은 일단 한번 식히지 않나. 전자렌지에 돌려야 하고. 이게 너무 힘들더라. 이런 요리를 만드는 것과 내 맛에 대한 철학과 부딪힌다. 그래서 나는 '식어도 맛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데워도 상관없는 것. 예를 들면 누룽지는 식어도 맛있지 않나. 바삭해도 뜨거워도 맛있다."(이영자)
또한 배우 정일우, 진세연, 정혜영과 방송인 김나영이 합류한다. '엄마 대표'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김나영 "큰 아이가 정말 잘 먹는다. 아이 덕분에 <편스토랑>에 출연하게 된 것 같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시중에) 많이 없다. 엄마 대표로 메뉴를 구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방송인 김나영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가수 이승철, 이연복 셰프, 이원일 셰프는 메뉴평가단 역할을 맡아 6인에게 날카로운 심사평을 쏟아내고 최고 메뉴를 선정한다. 올해 데뷔 34년 차를 맞은 이승철은 "전국 투어 2000번도 넘게 했다"며 "전국의 맛집 다 알고 있고 웬만한 레시피도 다 안다. 이 분들의 음식을 하나하나 전부 맛보고 싶어서 평가단을 자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가 기준에 대해 "음악과 음식의 공통점은 창의력이다. 레시피와 데코레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평가한다. 맛 평가는 이연복 셰프 등 대가들이 계시니까 그 분들이 충분히 설명해준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25일 오후 9시 45분 첫 방송된다. 1화에서는 최근 몇 년새 줄어드는 쌀 소비량에 한숨 짓는 농민들을 위해 쌀을 재료로 한 메뉴로 6인의 스타들이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