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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은 7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분양가상한제 핀셋 규정은 투기꾼들에게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하는 신호"라며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절대 잡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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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나 해머로 두드려도 잡힐까 말까인데 핀셋 규제? 강남 아줌마들에게 집값 안 잡을 거라고 선언한 겁니다."
 

돌고 돌아서 결국 그였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지역을 발표한 뒤, 소위 부동산 전문가란 사람들이 보수 언론과 경제지를 통해 "과도한 규제"라고 떠들고 있다. 이들은 철저히 재개발·재건축·개발업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집 없는 서민들의 입장에 선 사람들은 찾기 어려웠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순수하게 정책적 입장에서 비판하는 사람은 더 찾기 어려웠다. 결국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을 만났다.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 인터뷰였다. 정치색 없이 무주택 서민들의 입장을 이야기할 몇 안 되는 사람이다. 그는 화가 많이 쌓인 모습이었다. 대통령 면담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까지 못할 줄은 몰랐다"며 쌓인 격정을 토해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을 서울 극소수 지역으로만 한정하고, 그마저도 시행 시점을 6개월 유예해준 것을 두고 그는 "차라리 분양가상한제를 안하는 게 나았다, 김현미 장관이 관료들에게 우롱당했다"고 탄식했다.

김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은 앞으로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정부에선 희망이 없다,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고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아래는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구멍 뻥뻥 뚫린 투망으로 집값 잡겠다고?"

- 지난 6일,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을 지정했다. 서울 시내 467개 법정동 가운데 27개동에서 시행한다는 것. 서울 강북과 경기 과천 등은 한 곳도 지정하지 않았다. 발표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문재인 정부가 이 정도로 못할 줄은 몰랐다. 분양가상한제를 하면 집값이 잡힌다는 명확한 통계 수치가 있음에도,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이 제도 시행을 미뤄왔다. 미루고 미루다 집값 폭등하니까 이제 와서 한다는 게 '핀셋 지정'이다. 지금 국토부 요직에 있는 관료들은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한 사람들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런 관료들에게 철저히 우롱 당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 정부가 핀셋 규제로 효과가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정말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3주전 부동산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재건축 단지들은 피해나갈 수 있도록 해주지 않았나.(상한제 대상 지역이라도 내년 4월 이전 입주자모집공고를 한 정비사업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음) 빠져나갈 단지들 다 빠져나가면, 강남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받는 아파트는 아마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지정이 안된 경기 과천 등에서는 고분양가 아파트가 나오면서 오히려 강남 집값을 퍼올릴 것이다."
 
-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결국 집값 잡기에 효력이 없을 거라는 얘기인데, 차라리 분양가상한제를 안하는 게 나았나?

"그렇다. 이렇게 하는 거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부동산업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다 만들어줬다. 이건 하는 게 아니다. 집값이 올라 불안해하는 무주택 서민들에게 '분양가상한제 시행해서 집값 잡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거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서울 아파트값이 평균 3억 올랐다. 망치나 해머로 두드려 잡아도 문재인 정부 집권 이전으로 되돌릴까말까다. 이런 발상 자체가 투기꾼들한테 집값 안잡겠다고 신호 준 거나 마찬가지다. 물고기 잡겠다고 투망을 던지는데 구멍이 뻥뻥 뚫린 투망인 거다."

- 내년 4월까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유예한 것은 총선용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분양가상한제시행을 미뤄준 것이 총선에 어떻게 작용할 것으로 보나?
"민주당 사람들은 강남 재건축 단지들 다 빼줬으니까 총선에서 불리할 게 없다고 생각할 거다. 결과는 반대일 거다. 집값 상승에 따른 무주택 서민들의 피로감이 상당하다. 분양가상한제 관련 댓글만 찾아봐라. 제도가 복잡해서 사람들이 모른다고 하지만, 어떤 전문가들보다 더 잘 안다. 이번 대책이 얼마나 땜질 정책이었는지도 안다. 연말쯤 되면 민심이 폭발할 거다. 이런 상황을 대통령하고 장관만 모른다."

"문재인 정부에 더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두고, 보수 언론과 경제지들의 반발이 거셌다.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한 뒤로 집값이 폭등한 전례가 단 한 번도 없었음에도, 얼치기 부동산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상한제 하면 집값 뛴다"고 아우성쳤다. 정말 그런가?
 
"걔들(보수 언론)은 원래 왜곡하는 거 잘하지 않나. 걔들은 집값이 뛰어야 투기세력에게 자문도 하고, 재벌한테 광고도 받지 않나. 부동산투기세력과 재벌, 보수언론(경제지)들은 한 몸이다. 어떻게든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간섭 안하게 하고, 자기네들끼리 담합해서 아파트 값 올려 받을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게 그들의 일이다. 그러니 부동산학과 교수니 뭐니 만날 틀린 예측하는 사람들 말 그대로 받아 쓰지 않나.

지난 10년간 500만 채 아파트가 공급됐다. 그런데 투기꾼들이 260만채를 샀다. 투기꾼들이 집 사재기를 하면서 집값이 더 뛴 거다. 올해도 6~7월부터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기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이다. 당시 정부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계획 내놓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영동대로 지하 개발 계획 내놓으면서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 분양가상한제 반대 논리의 핵심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거다. 사실 이 논리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관료들이 동의하는 부분이 있는 거 같다. 어떻게 생각하나?

"아파트 짓지도 않은 걸 파는 게 친시장인가? 짓지도 않은 아파트 가격을 미리 당겨 받으면서 분양받는 사람한테 '너는 아무것도 알 필요 없어, 돈이나 내'라고 하는 게 자유 시장인가? 진정한 자유 시장이란 이런 거다. 소비자는 땅만 사는 거다. 그 땅을 산 소비자들이 가장 적정한 건축비를 제시하는 건설사를 선택해 공사를 맡기는 것이다."
 
- 집값이 제대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앞으로 무주택 서민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보나?

"집값은 문재인 정부에선 절대 안 잡힌다.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 선포하고 나서도 안 잡힐 마당에, 대통령은 집값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 제대로 비판할 사람도 없다. 집값 거품 이야기하던 사람들은 다 정부 관료나 정치 쪽으로 가 있다. 자기 진영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감싼다. 서민과 청년을 위한 정책이 작동될 가능성이 없다.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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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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