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국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아래 교총)가 최근 서울 인헌고의 '사회현안 정치교육 논란' 등에 대해 정치인들에게 '국정조사를 맡아 달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정치중립성 조사를 정치인에게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기'와 같은 황당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격앙된 하윤수 회장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믿을 수 없어서..." 
 
21일 오후 한국교총 등 보수단체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정치편향 교육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1일 오후 한국교총 등 보수단체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정치편향 교육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교총 등 10개 단체가 주최한 '정치편향 교육 국회 조사 및 만18세 선거연령 하향 신중 촉구 기자회견'에서 하윤수 교총 회장이 격앙된 목소리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이날 오전엔 서울시교육청이 "특정 사상 주입교육이 없었다"는 내용의 '인헌고 특별장학' 결과를 내놨다.(관련기사: 인헌고에서 '정치노리개교육'? 교육청 "그런 일 없었다" http://omn.kr/1loox)

"정치편향 교육 논란이 불거진 인헌고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조사발표는 정치편향 교육 면죄부 주기에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강력히 규탄한다. 국회는 헌법 수호와 교육법정주의 확립을 위해 정치편향 교육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교총과 한국국공립고교장회, 대한사립고교장회,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 학교바로세우기연합 소속 80여 명의 회원들이 일제히 손뼉을 쳤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도 외쳤다.

"국회는 정치편향 교육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편향된 정치이념교육은 학생인권침해이자 교육적폐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의 오늘 조사발표는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았다"면서 "오죽했으면 같은 선생님들이, 얼마나 (조사 결과가) 부끄러웠으면 선생님들이 이렇게 나왔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일반 교사를 찾을 수는 없었다. 참석자 대부분은 교총 임원 또는 교총 산하조직 대표를 맡은 교장들이거나 우익단체 대표였다.

더구나 타 시도 교총회장은 참석했지만 정작 인헌고가 속해 있는 서울교총의 전병식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전 회장은 지난달 31일 교총이 연 '인헌고 정치편향교육 규탄 기자회견'에도 나오지 않았다. 전 회장은 교총 본부의 '인헌고 공격'에 대해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 회장은 '더 정치편향일 수 있는 정치인들에게 정치편향 교육 조사를 맡기는 것은 학교를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조사는 더 이상 믿을 수 없고 또 하나는 검찰 쪽에서 철저히 조사하리라고 본다. 법적으로 조치를 해달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정치편향교과서 찬성한 교총, 이번엔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기'? 
 
한국교총 기관지인 <한국교육신문>이 올해 보도한 내용.
 한국교총 기관지인 <한국교육신문>이 올해 보도한 내용.
ⓒ 인터넷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교총의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당사자인 인헌고의 나승표 교장은 "누구보다도 더 교사와 학생들을 지켜줘야 할 교원단체 사람들이 정치인들에게 국정조사를 해달라고 부탁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라면서 "정말 교총이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40년간 교총회원으로 활동 중인 나 교장은 "정치권에 국정조사를 주장한 교총이 정작 회원이자 교장인 나에게 전화 한 통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인헌고 '저격'한 교총... 교장 분노 "나도 교총 회원, 뭔짓이냐" http://omn.kr/1lhne)

중도적 교원전문직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정성식 대표도 "내년 총선이 5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교육내용보다는 더더욱 당리당략과 표심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들을 학교로 끌어들이려는 교총의 모습은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기'이며 과거 정치편향 본색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박근혜 정부 시절 대표적인 정치편향 교과서였던 고교 <한국사> 국정교과서에 찬성한 바 있다(관련기사: 교총, 간부들만 설문한 결과로 '국정화 찬성' 발표 http://omn.kr/fenm).

태그:#혁신교육 공격, #한국교총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