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장시환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 장시환 ⓒ 롯데 자이언츠


올해 9위, 10위로 나란히 체면을 구긴 한화와 롯데가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준척급 베테랑들의 이적이 발생한 2차 드래프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형 트레이드가 발발했다. 롯데의 토종 선발이었던 장시환과 한화의 백업포수인 지성준이 포함된 2대2 트레이드였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최대 화두 중 하나가 '과연 롯데가 어떻게 포수를 보강할 것인가'였기 때문에 관심은 지성준 쪽으로 집중됐다.

그러나 롯데의 포수 못지않게 한화의 토종 선발진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화 역시 검증된 토종 선발이 부족한 상황에서 장시환이라는 카드를 얻기 위해서 지성준을 보낸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지성준이 공격력을 갖춘 젊은 군필 포수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많이 받는 반면 장시환은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우선 장시환에게 쏟아지는 기대감은 강력한 구위를 가졌다는 것이다. KT의 1군 첫 시즌이었던 2015시즌 마무리를 맡았을 정도로 좋은 구위를 선보였고 선발로 전환한 올 시즌에서도 여전한 공의 위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145.9KM로 상당히 빠른 편에 속했고, 정규이닝을 채운 토종 투수 중 직구 평균 구속이 장시환보다 빠른 투수는 김광현 한 명이었다. 

또 다른 기대는 주전 포수의 변화다. 장시환의 결정구는 포크볼이었는데 올해 롯데 포수들은 유독 포크볼 블로킹에 고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블로킹 미스로 한 베이스를 쉽게 내주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고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최재훈과 배터리를 맞추게 됐다. 최재훈은 수비력만큼은 리그에서 중상위권으로 분류되는 포수다. 특히 그의 프레이밍(스트라이크를 만드는 능력)은 리그 포수들 중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최재훈과 호흡을 맞추면 좀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일단 87년생으로 내년이면 34살이 된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같이 트레이드 된 지성준이 94년생인걸 감안하면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빠른 구속에 비해서 볼 끝이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올 시즌 피안타율(0.293)과 이닝당 피홈런율(0.86) 모두 리그 평균(피안타율은 0.267, 이닝당 피홈런율은 0.71)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선발 전환이 올 시즌이 처음이라는 점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로 계투로 뛰었던 장시환이기 때문에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이 올해가 처음이다. 125.1이닝을 소화하면서 규정이닝을 채우진 못했는데 한화의 팀 사정상 내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이 선발 투수로서의 완전한 내구성을 제대로 증명할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07년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장시환은 어느덧 5번째 팀을 맞게 됐다. 또 한 번의 새로운 출발을 앞둔 그의 각오는 더욱 남다를 것이다. 팀의 미래라 여겼던 유망주 포수를 내주면서 데려왔기 때문에 한화에서도 장시환에게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과연 그는 이런 우려들을 딛고 한화에 해피엔딩을 선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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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이희재
장시환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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