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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구의원 선거를 하루 앞 둔 23일 최루탄 사용 반대에 나선 학부모들과 자녀들이 함께 구룡통 역에서 출발해  행진을 하고 있다.
 홍콩 구의원 선거를 하루 앞 둔 지난 23일 최루탄 사용 반대에 나선 학부모들과 자녀들이 함께 구룡통 역에서 출발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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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째 이어진 홍콩 시위를 대하는 홍콩경찰의 모습은 심각함을 넘어서 공포스럽다. 시위 참여자인 학생에게 지근거리에서 실탄을 발사하거나, 대학교에 고립된 시위대의 출구를 봉쇄하고 최루탄과 실탄을 발포하며 강제진압작전을 펼친 홍콩경찰의 모습은 우리의 역사에서도 그랬듯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독재국가의 폭력 그 자체다. 최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압승을 거두면서 시위진압의 폭력성이 누그러지길 바라지만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홍콩시위를 지켜보면서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데자뷰처럼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현재의 홍콩사태와 맞물려 사람들의 기본적 권리와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것이 더 이상 국가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8년 3월 티베트에서는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이에 대한 중국정부의 탄압이 극심해졌다. 이에 당시 내가 활동했던 단체와 국내시민단체들은 베이징올림픽 성화 국내 봉송시기에 맞춰 중국의 무력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준비했다. 

그런데 막상 시위를 시작하려 하자 인근에 모인 수백 명의 국내거주 중국인들과 유학생들의 분노섞인 항의와 공격을 받았고 수 명의 활동가와 이를 취재하는 기자 여럿이 부상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사전에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또한 10여 년 전 미얀마 군부독재 시기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아웅산 수치의 가택연금 해제를 위한 시위를 국내에 체류 중인 미얀마 활동가와 주한미얀마대사관 앞에서 몇 개월 동안 지속했다. 시간이 흘러 미얀마는 군부독재체제에서 민간정부체제로 변하였다. 그리고 그 기쁨을 미얀마활동가들과 함께 나눴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 미얀마 정부에 의한 로힝야 학살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항의하는 행동을 하기 위해 국내 미얀마 활동가들과 미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하지만 미팅에 참석한 국내의 미얀마 활동가와 주민은 "로힝야 사람들은 미얀마사람이 아니고 그들의 테러가 문제다"라고 강변하며 한국의 활동가가 로힝야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유사한 사례는 팔레스타인 평화활동시에도 반복됐다. 2008년 가자지구 폭격이 한창일 때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던 한국 활동가에게 이스라엘 관광객은 '하마스의 테러가 문제'라며 '이스라엘의 공격은 정당하다'고 한국 활동가들을 쏘아붙였다.
 
 지난 14일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벽에 붙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 현재 한국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는 강제 철거당한 상태다. 위 사진에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관련 대자보 위에 비방 문구를 적은 것이 나와있다.
 지난 14일 전남대학교 인문대 쪽문 벽에 붙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 현재 한국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는 강제 철거당한 상태다. 위 사진에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관련 대자보 위에 비방 문구를 적은 것이 나와있다.
ⓒ 벽보를 지키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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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홍콩사태에서 국내외 소수의 셀럽들이 홍콩경찰의 폭력에 항의하고 시위대의 주장에 동조하는 발연을 하자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격한 항의와 비판을 가했다. 국내 대학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일부 중국 유학생이 훼손하고 홍콩지지 시위를 폄하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국가의 폭력을 옹호하고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를 폭력시위로 간주하는 모양새다. 물론 그들이 중국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순 없지만 그들의 영향력은 크고 연대의 움직임을 위축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여전히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보다는 소수의 권력과 독재를 지키기 위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폭력에 항의하기 위해 다수의 민중은 저항하고 해외의 지지세력은 연대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은 여러 현장에서 어긋나고 있다. 국가 폭력은 그대로이지만 어떤 종교를 믿고, 어느 민족이며, 어떤 출신 성분이냐는 사람들이 연대함에 있어 제약조건이 되고, 심지어 차별의 이유가 된다. 우리사회 안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난민 등과 같이, 주제는 다르지만 비슷한 모습으로 벌어지고 있다.

권력에 맞서는 약자와 소수자의 가장 큰 무기는 연대다. 그리고 그 연대를 구성하기 위해 고려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은 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대에 참여하는 것이다. 홍콩의 사태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고 홍콩에서도 한국의 연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글은 인권연대 웹진 <목에가시>에도 게재되었습니다. 글을 쓴 이동화씨는 사단법인 아디에서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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